쌍용차 노동자의 피와 땀 눈물이 묻히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잇달아 자살을 하고 있다. 14명이나 되는 이들의 죽음이 무엇을 이 땅에 알리고자 하는지 아직 명백하지는 않지만 쌍용자동차의 구조조정이 노동자들의 삶을 외면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요인 이라는 사실은 변할 수가 없다.

쌍용자동차의 파업은 지난 2009년 4월에 시작됐다. 2004년 중국의 상하이차가 쌍용차 지분을 인수하며 쌍용자동차의 주인이 됐다. 당시 한국은 연일 상한가를 경신하는 고유가 압력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쌍용차의 경영진은 기름이 적게 들어가는 작은차 대신 비싼 대형승형차와 SUV 자동차에만 집중, 회사는 단기 채무 상환조차 어렵게 됐다. 결국 2008년 쌍용차의 대지주인 상하이차가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어떤 회사가 파산보호신청을 하게 되면 법원은 평가단을 구성해 신청을 한 회사를 파산하게 할 것이냐 아니면 공적자금을 투입해 보존하게 할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쌍용차는 2009년 평가단으로부터 약 6,000억원 상당의 존속가치를 인정받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구조조정에 들어간 쌍용자동차는 2,600여명의 노동자들을 해고 하며 자구책을 마련하는 듯 했으나 결국 상하이차는 일방적으로 철수를 하며 앞서 해고된 500여명의 노동자들의 복지 문제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노동자들은 2009년 5월13일 새벽 쌍용차 생산라인을 중단시키고 공장 내에 있는 굴뚝을 기점으로 하는 72일간의 고공농성 즉 옥쇄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이 파업은 함께 살자는 뜻에서 원청직원과 하청직원이 함께한 파업으로도 유명하다.

77일간 파업은 계속됐다. 공권력의 살인적인 진압작전 속에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함게 살자, 경영진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마라”며 극한투쟁을 벌여 왔다. 이 사이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가족들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면담을 요구하며 “제발 우리 남편, 아버지 를 살려달라”고 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면담거부와 함께 “쌍용차노조를 향해 자살특오대를 만들어 회사를 침몰시키고 있다,(2009년 8월3일)”비난 뿐 이었다. 먹튀였던 상하이 자동차를 단속해야할 도지사가 끝까지 상하이 자동차 편을 들어 그들이 철수하기 쉽게 해준 것도 모자라 노동자들을 몰아붙였으며, 진압 경찰들에게 표창을 지시해 노동자들과 등을 지게 됐다.

경기도 평택에서 발생한 죽음을 담보로 한 77일간의 파업 기간 중 경기도는 외면 그 자체 였다. 누구하나 도지사를 볼 수 없었고, 노동자의 절규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이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찾은 것은 파업이 끝난 후였다. 77일간 경기도민 이었던 쌍용자동차 노동자 누구하나 도지사를 볼 수 없었지만 강제진압이 끝나고 대탑협 이후 8월 17일 쌍용자동차를 방문해 쌍용자동차의 희생을 위해 신차 C200이 나오면 관용차로 사는 고려해 보겠다며 자신의 할 일을 마무리 했다.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해고된 노동자가 2천 646명이다. 77일간의 옥쇄투쟁은 헬기와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해가면서 파업시위중인 노동자들을 강제 진압 했으나 실패했다. 노동자들은 1년 후에 다시 복직시켜준다는 시민단체, 정부의 중재로 스스로 파업의 고리를 풀고 나왔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그 해고 노동자들이 1년이 지난 지금도 복직이 되지 않고 생활고 시달리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천금 같은 목숨이 사라진 것이 지난 2월로 벌써 14명째 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자살특공대라며 비난에 앞장섰던 김문수 경기도지사

쌍용자동차의 경영 관련 일지

1. 2004년 상하이차, 쌍용차 인수
- 노조의 기술유출 우려 무시하고 정부 승인는 상하이기차에 쌍용자동차 인수 승인

2. 상하이차 3천억 연구자금 투자 약속 위반
- 약 4년간 신차를 선보이지 못함. 오히려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서 신주시, 신주W란 이름으로 체어맨 생산.

3. 회사 유보금 1조 4천억 증발사건 발생(노측 주장)
- 상하이차가 쌍용차 유보금으로 쌍용차 인수대금을 지불했다는 의혹제기, 수사하지 않음.

4. 쌍용차(상하이차) 한국 정부에 공적자금 투입요청
- 염치도 없게..한국 정부, 우여곡절 끝에 공적자금이 투자되지 못함

5. 상하이차 철수
- 이미 500여 명 해고하여 노조 자극

6.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 쌍용차 전직회계 담당자를 법정관리인 선임

7. 쌍용차 법정관리인, 노동부에 2,600명 해고계획 신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자살은 복직실패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다른 것에도 있다. 지난 4월7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피해증언대회’에 참석한 황인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은 “(정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에게 235억이란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DNA조사 출석요구 불응하면 영장청구 한다고 말했다”며 “쌍용자동차 사태이후,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누가 피해자고 가해자인지 모르겠다.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경영진에게 대화하자고 요구했으며, 이달 15일까지 기다릴 예정이나, 아직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중 한명인 김득중씨는 “14명의 죽음이 모든 걸 말해준다. 노동자들이 이혼을 이야기하고, 죽음을 이야기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똑같이 걱정하는 건 경제적 문제와 가정적 문제다. 이걸 이겨내지 못한 분들이 자살하고 이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내 주위 또 누군가 죽지 않을까 불안하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또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은 “2월 26일 쌍용자동차 무급휴직 조합원이 평택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2월 28일 쌍용자동차 창원공장에서 희망퇴직한 한 노동자가 자신의 차량에 연탄불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9년 4월 구조조정으로 파업이 시작된 이후 이어지는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의 죽음이 이번으로 13번째”라며 “파업 때는 요란하던 ‘고통분담’이, 파업이후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통전담’으로 바뀌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이 조사한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건강실태 조사보고’에 따르면 “응답자 중 무급휴직자가 42.5%로 가장 많았으며, 정리해고 34.2%, 강제해고12.4%였다. 현재 노동자들의 43.7%가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34.8%는 직업이 없었고, 17.7%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3.9%만이 타 직장에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대상자의 86.2%가 현재 빚을 가지고 있었으며, 83.96%는 구조조정 이후 빚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현재 가구당 빚은 평균 4,919만원이었으며, 구조조정 이후 3,060만원의 빚이 증가하였다. (노동자의) 회사의 신뢰도 설문 조사시 99.5%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했고, 국가에 대한 신뢰도는 98.4%가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임 소장은 “CAPS(Clinician - Admsitneired PTSD Scale)조사결과,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노동자의 정신건강 수준은 매우 심각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유병율은 52.3%이었고, 50%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고도의 우울증상을 보였다. 이러한 수치는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고 알려진 인명사고를 경험하는 기관사, 50년간 폭격장 주변에 살면서 인적, 물적 피해를 경험한 주민, 해직된 노동자들보다도 7~8배 높은 수치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또한 이 결과는 과거의 조사 결과보다 더욱 나빠져서 시급히 의학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최근 1년간 쌍용차 노동자 자살률은 일반인구의 자살률보다 3.74배 높은 수치였고, 심근경색 사망률은 일반인구의 18.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이런 증언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음에도 아직 정부차원이나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와 현실적인 구제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먹튀자본을 검증하지 않고 회사를 인수하게 한 장본인들과 수요와 예측의 실패로 인해 경영을 어렵게 한 경영진들, 그리고 절규하는 노동자를 외면한 도지사 및 공무원 단체들로 이루어진 가해자들과 죽음으로 항거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이 가해자로 둔갑되는 현실이 2011년 또 다시 반복되고 있다.

전경만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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