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과 용인 사이에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를 가리켜 광교신도시라고 한다. 광교신도시는 그냥 신도시라고 하지 않고 명품 신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입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알려진 명품 신도시 바람이 광교신도시에 불어 닥쳤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명품 광교신도시는 관계자들이 언론 발표를 할 때마다 분양가가 폭등해 처음 원안 발표 때보다 2배 이상 올랐다. 가장 최근에 분양을 한 A6블럭의 대림아파트는 3.3m당 1,380만원으로 상상을 초월했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에 있는 광교신도시 아파트
 
광교신도시 분양가는 정치인들의 단골 거짓말

지난 2004년 계획수립당시 시민들을 위한 좋은 주거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을 당시 나왔던 분양가는 600만원대 였다. 그러나 정확히 6년 만에 분양가는 2배 이상 뛴 셈이다. 여기에 지난 2007년 6월 광교신도시 시행사인 경기도시공사, 김용서 전 수원시장, 서정석 전 용인시장, 그리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수원 ‘나노펩센터’에 모여 분양가를 900만 원대로 하겠다는 발표를 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그저 약속 이었던 분양가는 지금 1380만원 까지 올랐으나 이에 대한 변명은 아무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 과 용인시장은 교체가 됐으며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경기지방공사는 도시공사로 바뀌며 사장도 바뀌었다. 남은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지만 김 지사는 단 한 마다의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광교신도시 조감도

광교신도시 녹지율 43%의 비밀

여기에 도청이전문제와 법조타운 이전 불가, 교육청 이전불가 라는 악재까지 겹쳤지만 광교신도시 관계자들은 여전히 광교신도시가 꿈의 신도시라고 말한다. 그들이 광교신도시를 꿈의 신도시라고 말하는 데는 녹지율이 한목 하고 있다. 다른 어떤 신도시들보다 높은 43%대의 녹지율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들만의 주장이다. 실제 녹지율이 높으면 아파트와 아파트 간의 거리가 멀고 시야가 확보돼야 한다. 그러나 광교신도시의 아파트 단지간 거리는 동탄신도시 보다 좁고 분당 보다는 넓은 정도에 불과하다. 녹지율이 높은데도 이런 이유가 발생한 것은 ‘광교신도시내’에 있는 거대한 2개의 저수지를 녹지로 잡았기 때문에 벌어진 왜곡현상이다.

신도시 내에 있는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 소유의 저수지 이었으나 경기도시공사가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사들였다. 이 두 저수지는 신도시내 수상공원으로 변경될 계획이다. 그런데 이 두저수지의 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합친 면적은 광교신도시 전체 녹지면적의 5분2에 해당한다. 원천저수지는 담수량 152만t에 수면면적 35만9천㎡의 초대형 저수지이며, 신대저수지는 만수면적 34만㎡으로 둘 다 큰 저수지 이다. 이 두저수지를 녹지면적에 잡아 광고를 하다 보니 녹지율은 턱없이 올라갔지만 실제 거주하는 아파트와 아파트간의 밀집도는 최근에 건설된 어느 신도시 보다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경기도시공사의 관계자는 저수지를 녹지로 잡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아파트와 아파트 간 밀집도 문제에 있어서는 굳이 외면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공사의 한 관계자는 “순전히 아파트 사이의 동공간을 비교하면 광교는 신도시치고는 좁은 편이다. 아파트 끼리 너무 붙어 있어 일조권이나 조망권 등이 나쁜 편에 속한다. 저수지를 제외한 순 녹지면적을 보면 광교신도시가 판교나 동탄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다. 광교신도시의 실제 녹지면적은 약 27% 정도로 보고 있다”는 말을 한다.

이 두저수지의 활용 문제와 향후 보존 및 운영 문제도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 두 저수지를 농어촌공사가 경기도시공사에게 매각하면서 내걸은 조건은 아직 목리가 살아 있는 저수지이기 때문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대체시설 건립이 약속되어 있었으며 현재 공사중에 있다. 이 대체시설 건립비는 경기도시공사가 지불 했으며 광교신도시 입주자들이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는 분양가에 포함됐다.

또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 두 저수지에서 수상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도시관리 계획상 수상생태공원으로 운영하기로 되어 있다. 매년 녹조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는 초대형 저수지의 생태보존 비용은 광교입주자가 떠 않아야 할 비용으로 남는다. 참고로 수원 정자동의 일왕저수지는 시민들을 위한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 수원시가 사들여 운영하면서 녹조 문제로 수억원의 예산이 사용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이보다 140배나 더 큰 저수지의 관리에 들어가는 예산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경기도시공사가 2,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무리하게 농어촌공사로부터 저수지를 매입하게 된 배경에는 실용적인 것보다는 정치적인 동기가 컸다는 후문이다. 지자체가 주인인 경기도시공사가 신도시사업을 하게 되면 미분양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매입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호수를 이용한 홍보효과는 덕을 봤다. 최근 수도권 일대 아파트의 미분양과는 다르게 광교신도시 아파트분양은 미분양이 거의 없다. 3차 분양까지 거의 분양이 완료된 시점에서 일부 미분양이 있었다고 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교신도시 국민임대주택 흉내만

광교신도시의 또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면 국민임대주택비율이 다른 신도시보다 매우 적다는 것이다. 광교신도시 관계자는 “임대주택의 배분비율은 개발계획승인권자가 10%내에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범위 내에서 축소 시켰다”고 한다. 광교신도시 전체 75,000세대중 국민임대주택은 LH공사가 A19블럭 2,289 세대, A25블럭 375세대, A30블럭 1,117 세대에 불과하다. 이를 다 합쳐도 3,881세대라는 결과가 나온다. 이는 전체 분양세대의 5% 수준으로 거의 생색만 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이를 두고 일부 서민들은 “거기(광교)들어가서 어떻게 살 수 있나? 지금도 임대아파트 사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기피하는 데 거기 가서 왕따 당하고 살고 싶지 않다. 다른 사람들 등살에 살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빈자를 위한 국민임대아파트 비율을 줄임으로써 공공임대아파트의 비율은 그 만큼 올라가 수익성은 좋아졌지만 사회적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표적 분양형태가 광교신도시라는 지적이다. 인근에 있는 동탄 신도시 경우, 국민 임대아파트가 몰려 있는 일부 단지에 일반 분양아파트가 주변에 있으면 학교배정 문제에서부터 말썽이 일어, 전학은 물론 주민들 간의불화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광교신도시의 국민임대 아파트가 한국판 배버리힐즈에 거주해야 하는 서민들의 대표적 고통을 그대로 대변해 줄 것인지 우려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