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을 위해 봉사하는 정치가 나의 정치다.

“나의 정치는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수원시 인계동에 있는 많은 건축물중에 몇 개는 나의 정성과 열정이 녹아들어 있다. 이 지역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 몇 번의 전학을 거쳐 수원 인계동에 정착하게 됐다. 그리고 여기서 터전을 잡아 삶을 시작했고 지금은 공교롭게도 이곳 인계동을 중심으로 생활의 정치를 하고 있다. 어쩌다 보니 벌써 3선째 이다. 정당을 떠나 마음의 정치, 생활의 정치를 하다 보니 지역 주민들이 저를 뽑아 주시는 것 같다. 앞으로도 더 큰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역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 정치라는 말도 조금 사치스럽다. 단지 이 지역에서 살고 열정을 받쳐 일한 만큼 이제 제가 수원을 위해 봉사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한다.”

명규환 수원시의회 부의장의 인터뷰 중 나온 말이다. 간략하지만 지역에서 시의원으로 일하는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간단하게 소개한 답변이다. 명 부의장은 한나라당 소속 의원 이지만 굳이 당을 따지기 보다는 지역을 먼저 생각하는 일꾼론을 늘 강조한다. 명 부의장은 “지역발전을 위해 일하다 보면 당보다 우선인 것이 지역 현안이고, 때로 당론과 다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발전을 위해 당론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지역 사랑은 특별하다.

명 부의장을 자연스럽게 만나기 위해 경기리포트는 가까운 삼겹살집을 택했다. 퇴근 시간에 맞춰 들린 삼겹살집은 주말 퇴근 손님들로 분주했다. 넉넉한 주인장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착석, 명 부의장이 주인장과 정답게 이야기를 한다. 지금 만나는 장소도 자신이 설계 시공한 집이라고 설명한다. 집 주인도 이집이 튼튼하고 마음에 든다고 한다. 오래 된 건물 치고는 상당히 세련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3층의 구조였지만 필로티공법을 사용한 흔적이 엿보이는 건물이다.

자리에 앉기도 전에 명 부의장이 손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격의도 없고 그저 동네 이웃들이 만난 것처럼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과의 반가운 만남을 즐기는 듯 했다.

명 부의장은 최근 수원시에서 자연부락이 사라지면서 소규모 주택공사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그는 “재개발로 인해 자연부락이 사라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함께 살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수원의 모습과 인성이 함께 사라지는 것에 아쉬워하며 수원에 남은 자연부락을 잘 보존하고 키워내야 한다.”며 건축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6세에 결혼해 아이 셋을 두고 있다고 하는 명 부의장은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현재 큰 아들은 대학 졸업하고 군대를 갔다 와서 대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둘째 딸은 졸업을 반 학기를 앞두고 시험 준비, 셋째는 아직도 대학생이라고 한다. 아이들 학비에 등골이 휘어갈 정도라고 한다. 명 부의장은 “고향이 충남이다. 부모님이 수원에 이사 하셨다. 8살에 수원에 와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해, 인계초등학교, 세류초등학교를 다녔다. 학교 졸업 후 수원중학교에 입학해 축구부에 들게 됐다. 당시 집안이 어려워 좌절을 한 경험도 있었지만 좋아하는 것을 포기 못하는 성격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 같다”며 유소년 시절의 어려움에 대해 말했다.

명 부의장의 아버님은 비석 공장을 하셨다고 한다. 이때 명 부의장은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를 도와 비문을 쓰는 일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비문을 잘 쓴다며 너털웃음을 보인다. 명 부의장은 “아버님이 운영하시는 공장에는 노동자들이 20여명 있었는데 그 사람들의 밥을 모두 어머님이 하셨다. 형제가 세 명이었는데 여성 이라고는 어머님 한 분 밖에 없었다. 어머님은 공장 식구들과 형제들 밥까지 하시며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셨다. 그런데 제가 군대에 갔다와보니 집안에서 맞선 자리를 준비해 놓았다. 그때 만난 사람이 지금의 안사람이다. 아마도 우리 집의 두 번째 여성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명 부의장의 아내에 대해 “어머님과 함께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다. 지금 업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인생에 있어 부모와 스승을 잘 만나야 한다. 부모는 선택권이 없지만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가 스승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배우자를 잘 만나야 한다. 지금까지 부부싸움은 거의 없었다. 처음 정치한다고 할 때 안사람이 반대가 심해 다툼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해해 주고 있다.”며 부인자랑과 함께 금술을 자랑하기도 했다.

명 부의장은 “정치의 시작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큰 정치는 큰 정치인이 하는 것이고 우리는 주민들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비록 조그마한 일 일수도 있지만 작은 감동을 주면 더 크게 행복한 것이 정치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그의 생활정치와 현실정치 철학을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 교육에 대한 문제가 나오자 명 부의장은 “대한민국에서 자녀 교육은 아직도 학비가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개선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저 또한 아이가 세 명이다 보니 많은 학비가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이고 제 부모님에게 감사한 점은 부모님들이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솔선수범으로 가르쳐 주신 점이다. 젊었을 때 그 부지런함을 바탕으로 일을 했으며 고객들이 제 노력을 믿고 소개를 계속 해주셨다. 덕분에 인계동에서 많은 일을 했고 약간의 자금을 모아 아이들 학비를 대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제가 봉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가 먹고 살게끔 해준 것이 저의 지역구 주민들이다. 이분들에게 제가 시의원으로 할 수 있는 것 다 해드리고 싶다.”며 다시 한번 봉사에 대한 그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도록 했다.

존경하는 정치인에 대해 명 부의장은 두말없이 고)이병희 전 국회의원을 뽑았다. 명 부의장은 “이병희 전 의원은 35년 전에 수원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삼성전자를 유치했고, 경기도청을 수원으로 이끌었으며, 수원 화성 복원을 위해 35억원을 가져 오셨다. 35년전 이므로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천문학적 금액이다. 이 의원이 이런 큰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수원 시민이 그분에게 힘을 실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남경필 의원(한나라당)은 눈에 보이는 업적을 남긴 것은 없지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남 의원처럼 청렴하게 정치를 한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지구당 운영은 물론 지역에서 손 한 번 안 벌리고 4선을 하고 있다. 사실 이것도 기록될 만한 일이다. 부패했던 대한민국 정치사에 기록될 만한 일이다. 올바르고 곧고 투명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본 받을만한 일이다.”고 설명했다.

또 명 부의장은 “지금의 정치 행태는 변화가 필요하다”며 최근 정치에 대해 꼬집었다. 명 부의장은 “지금 국회의원들이 호신정치를 하고 있다. 시·도 의원들이 남의 지역구에 가서 지원 유세를 해야 하는 정치행태는 공천 때문이다. 시장이 중앙당의 공천을 받아야 하고, 시·도 의원들이 중앙당의 공천에 휘둘리는 공천제는 없어져야 한다. 또 지금은 지역에서 뽑힌 시장이 지역의 대통령처럼 하는 것도 옳지 않다. 시장이 바뀌면 다 바뀌는 그런 정치 없어져야 한다.”며 최근 수원시의 슬로건 변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으로 명 부의장은 지역 언론이 좀 더 용감해져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명 부의장은 “지역 언론이 지역현안에 대해 많이 알고, 바로 알기는 하지만 정책적인 대안이 부족하다. 지역 의원들이 중앙정치에 대해 쓴 소리를 해도 이슈화 시켜주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며 “지역 언론도 민주화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전경만, 김정희 기자
사진 박재광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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