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꿈두레도서관에 전시된 등공예 작품들. ⓒ이상희 시민기자

공수경 작가가 2월 25일부터 한 달 동안 오산꿈두레도서관 전시홀에서 한지 등공예 전시회를 연다.

‘같이 있으면 행복한 가족, 그대가 빛이다’라는 테마로 첫 전시회를 여는 공 작가는 꿈두레도서관에서 주최한 가족사진 콘테스트에서 뽑힌 사진과 오산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의 작품을 받아 등공예에 가족을 담았다.

공 작가는 “꿈두레도서관은 가족 단위로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들을 보면서 예전에 우리 어머니들이 가족을 위해 불을 밝히고 기도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등불은 어둠을 밝혀주기도 하고 두려움을 없애주기도 한다. 그래서 시민들의 가족 사랑에 등을 밝히고 싶었다.”며 “준비하는 과정은 고됐지만,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과 작업을 함께하며 큰 힘이 돼 준 원동성 작가가 있어 가능했다. 그리고 시인들이 흔쾌히 작품을 줘서 풍성한 전시회를 하게 됐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 등공예 전시회를 연 공수경 작가(화분 바로 왼쪽). ⓒ이상희 시민기자

작품의 주된 소재는 한지와 칡넝쿨이다.
어떻게 칡넝쿨을 활용할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원동성 작가는 “칡은 우리들의 어린 시절 간식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우리 때처럼 칡을 캐러 다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온 산이 칡넝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얼마 전에 독산성에 올랐는데 칡넝쿨에 휘감긴 나무가 고사한 것을 봤다. 그래서 환경을 살리는 차원에서라도 칡넝쿨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칡넝쿨을 많이 소모하게 되면 쓸모없이 자연을 훼손시키는 칡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효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환경을 잘 보존해서 물려줘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 화사한 등공예 작품. ⓒ이상희 시민기자

한지는 오산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한지라 하면 전주나 원주 등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오산(옛 수원)의 한지는 정조가 사랑한 종이었다.
오산의 지곶동이 ‘조이고지, 종이고지, 조꼬지’라고 불렸던 것으로 보아 종이를 만들던 곳이 아닐까 한다.(출처. 오산시사Ⅰ)
정조가 외할아버지 홍봉한에게 보낸 서찰을 보면 “내가 편지를 쓸 때는 폐지(재생종이)를 쓴다. 그래서 도성에 있는 공장에 맡겼더니 마음에 안 들어 수원에 있는 공장(1789년 이전에는 현재의 융/건릉 자리가 수원의 중심지였음)에 맡겼다. 그랬더니 아주 마음에 들어 앞으로는 수원에서 온 폐지로 편지를 쓸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현재 어느 곳이 그때의 공장이 있었던 자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곶동이 종이를 만들던 곳이라면 아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 할 것이다.

천년을 간다는 한지와 자연에서 얻은 칡넝쿨에 가족의 사랑을 담은 등불은 시민들이 행복한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데 촉매제가 될 것 같다.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오산에 한지가 활짝 꽃피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희 시민기자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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