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시국제화센터. ⓒ장명구 기자

오산시국제화센터(구, 오산영어체험마을)가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내년 봄 중앙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한 복합시설로 전환된다.

국제화센터를 추진하면서 이미 수십억원의 혈세가 낭비됐고 복합시설로 전환하면서도 또다시 혈세가 투입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렇듯 막대한 혈세 낭비에도 시가 어떠한 입장 표명이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어 무책임한 행정의 극치라는 지적이다.

국제화센터는 지난 2009년 민선 4기 이기하 집행부 때 중앙동 중앙대로 277 부지에 4층 건물 4천741.3㎡의 규모로 설립되었다.

웅진씽크빅이 5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물을 신축하고 운영하는 조건으로, 당시 오산시는 매년 6년간 웅진씽크빅 측에 건축비 상환비 8억5천만원, 매년 운영비 6억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정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정원 대비 54%밖에 되지 않고, 매년 적자가 발생했다.

오산시가 매년 웅진씽크빅에 수강료 외에 운영비로 6억5천만원을 지급하면서 끊임없이 혈세 낭비 논란을 불러왔다.

매년 엄청난 혈세 낭비가 발생하자, 민선 5기 곽상욱 집행부는 출범 이후 영어마을을 국제화센터로 명칭을 바꾸고 경영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국제화센터는 막대한 시 운영비 지원이 없으면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기가 어려워, 곽상욱 집행부의 이러한 노력 역시 성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오산시는 지난 3월 국제화센터 활용방안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용도 전환을 모색했다. 용역 결과가 나오고, 내부 검토를 거쳐, 시는 최종적으로 중앙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한 복합시설로 전환키로 했다.

회계과 담당 계장에 따르면, 현재의 국제화센터는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봄에 중앙동주민센터(1층, 2층), 혁신교육센터 및 어린이식품안전체험관(3층), 청소년문화의집(4층) 등의 복합시설로 변모된다.

기존 국제화센터를 중앙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한 복합시설로 용도 변경하는데 드는 예산은 리모델링비 10억원과 설계용역비 4천만원이다.

국제화센터는 추진 당시부터 이기하 전 시장이 손익분기점에 대한 고려도 없이 영어마을 열풍을 이용하여 정치적 치적쌓기로 진행하면서 혈세만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팽배했다.

당시의 우려대로, 표만 의식한 한 정치인의 정치성 전시행정과 이에 발맞춘 오산시의 무책임한 행정이 결국 엄청난 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하고, 뒤늦게 국제화센터의 용도변경이 추진되는 셈이다.

국제화센터 관련 혈세 낭비는 영어마을 건축비 51억원, 2009년부터 3년간 웅진씽크빅 측에 매년 6억5천만원씩의 운영비로 지출된 19억5천만원, 이후 리모델링에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 10억원, 설계용역비 4천만원 등 약 80억원이 넘는다.

처음부터 현재의 복합시설로 지었다면, 국제화센터 관련해서 아무리 적게 잡아도 수십억원의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오산동에 사는 임종필(36세) 씨는 “이번에 용도 변경 하는 것까지 포함해서 영어마을 관련 수십억원의 예산이 낭비됐다”라며 “그런데 영어마을 정치놀음 하면서 시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 정치인이나 이에 휘둘린 오산시 공무원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그는 또한 “오산시가 예산이 괜히 없는 게 아니다. 이렇게 전시행정으로 예산 낭비하고, 축제와 행사, 과도한 시 행정 홍보 등 엉뚱한 곳에만 돈을 펑펑 써 대니 예산이 있을 리 있겠느냐”면서 “시는 제대로 예산을 기획하고, 시의회는 예산을 제대로 감시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화센터 추진 및 운영과 관련하여 수십억원의 혈세가 낭비돼도 지역사회에는 원인 규명도, 책임을 지우는 풍토도 없다. 이러한 비극적인 행정이 또다시 재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진보신당 오산지역위원회 이익규(37세) 위원장은 “권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타당성 없는 전시행정을 추진하고, 공무원들이 소신도 없이 여기에 끌려 다닌다면 예산낭비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며 “시민들이 투표를 똑바로 하고, 항상 정치인들과 시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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