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아이를 둔 이은경(41, 궐동) 씨는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학교에서 진행된 입시설명회에서 아이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현재 오산에 있는 중3 학생들은 오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 못 간다. 고등학교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보다 중3 학생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중3인데 혹시나 자기 아이가 통학이 편한 오산의 고등학교를 놔두고 타 시·군에 있는 고등학교로 밀려나지나 않을까 염려가 됐다. 주변의 다른 엄마들도 오산의 중3 학생들이 타 시·군으로 갈 수도 있고, 타 시·군 학생들이 오산으로 올 수도 있지만, 오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 못 가는 상황인 줄은 몰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오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 ⓒ오산시

오산에 있는 중3 학생수는 모두 2,557명인데 반해, 고1 학생수는 2,460명에 머물렀다. 단순 비교해도 최소한 97명의 중3 학생들이, 오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타 시·군 고등학교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12년 유·초·중등 교육통계조사(기준일자: 2012. 4. 1)를 보면, 오산에 있는 중학교는 모두 9개교, 중3 학생수는 대호중(280명), 성호중(345명), 오산원일중(390명), 매홀중(133명), 운암중(260명), 운천중(441명), 오산중(386명), 문시중(180명), 세마중(141명) 등 모두 2,557명이다.

이에 반해, 오산에 있는 고등학교는 모두 6개교, 고1 학생수는 세교고(388명), 성호고(393명), 운암고(314명), 운천고(397명), 오산고(390명), 세마고(305명), 오산정보고(273명) 등 모두 2,460명이다. 이 중 세마고는 자율고이고, 오산정보고는 특성화고이다. 세교고의 경우 올해 설립돼 1학년밖에 없다.

참고로, 오산에 있는 전체 중학생수는 7,707명, 전체 고등학생수는 6,562명(세교고 2, 3학년 없음)이다.

이렇듯 오산에 있는 중학생수와 고등학생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이유는 우선,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중학교까지만 의무교육제도이고 고등학교는 아직 의무교육제도가 실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오산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은 졸업하면 모두 오산에 있는 중학교로 입학할 수가 있다. 말그대로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모든 학생들이 중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그 학생수만큼 중학교를 설립해 놓은 것이다. 반면, 고등학교의 경우 의무교육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중학생수만큼 고등학교를 설립해 놓을 의무가 없다.

오산뿐만 아니라 타 시·군에서도 중학생수와 고등학생수 간 불균형을 보이는 이유다.

다만, 경기도 같은 광역시·도 차원에서는 중학생수와 고등학생수를 맞추어 중학교를 졸업하고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은 졸업하면 같은 지역의 중학교에 입학하지만, 중학교 학생들이 졸업하면 타 시·군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경우는 이래서 생기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초·중학교는 의무교육이라 같은 학군에 배정되는데 고등학교의 경우는 광역시·도 권역으로 해서 진학을 한다”라며 “지역마다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의 경우 특성화고, 자율고, 특수목적고 등 특화된 학교도 있는데, 이런 학교들이 각 시·군마다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원할 경우 타 시·군에 있는 특화된 학교에 진학할 수도 있다.

오산이 비평준화 지역이라는 점도 오산에 있는 중학생수와 고등학생수가 불균형을 이루는 이유 중 하나다. 비평준화 지역은 학교장 전형이라서, 경기도의 모든 중학생들이 졸업하면 오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타 시·군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오산의 유일한 자율고인 세마고에 입학하게 되는만큼 오산의 중학생들은 타 시·군 고등학교로 밀려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오산 중학생수와 고등학생수 간의 불균형은 오는 2014년부터나 해소될 전망이다.

오산시청 교육협력과 관계자는 “오산 고등학교의 경우 아직 자급자족이 안된다”라면서도 “오는 2014년 세교지구에 세교3고가 설립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장명구 기자  jmg@mh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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