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신문
지난달 25일 용인 흥덕고 학부모 이혜수씨는 학교 홈페이지에 질문을 했다.
“우리 아이가 중학교 다닐때 두발 때문에 학교를 안가고 그랬는데. 여기 학교는 두발이 자유로운지 걱정이네요. 아이가 결석좀 안하고 잘 다녔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다음날 이범희 교장은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런 질문 올리는 것 다들 어려워하잖아요. 큰 용기 필요하셨을텐데 거듭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많은 논의를 하였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라고 봅니다. 3월 4일부터 학교에서 새내기 예비학교를 하는데 기간 중에 학생 총회가 있습니다. 두발문제를 포함한 학교생활 전반에 대하여 논의하려고 합니다. 그 때 소신있는 발언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구요. 아이가 자료도 찾고 논리적인 주장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주시면 좋겠네요”라고 답변했다.
흥덕고의 한 학부모가 자신의 궁금증에 대해 교장의 정겨운 답변을 듣고 우리 학교라는 생각과 마음을 먹을 수 있는 학교. 경기도 성남에 남한산초등학교가 있다면, 용인에는 흥덕고등학교가 있다.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참여와 소통으로 희망과 신뢰의 배움공동체’를 지향하는 흥덕고등학교(교장 이범희 : 내부형 공모교장, 교감 박정달,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소재)가 입학식(4일)과 새내기 예비학교(3월 4일 ~ 6일 : 무박)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선교사들은 지난 달 17일 개교 등의 준비를 위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학교를 설레는 맘으로 다같이 둘러보며 의견을 나누고 건물 배치를 구상하기도 해 여느 학교와 달리 벅찬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다.
▣ 색깔과 나눔이 있는 입학식
입학식은 당일 아침 선생님들이 교문에서 학생들에게 목걸이 명찰을 달아주며 학생들을 맞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입학식 본 행사 전에 댄스 및 마술공연을 진행하고, 학교건축시작부터 개교까지의 동영상 상영과 입학식 끝 무렵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장미 한 송이씩을 선물로 주고 격려하는 순서도 가진다.
특히 이범희 교장은 청바지를 입고, 교사들도 간편한 옷차림으로 행사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입학식으로 치른다.
▣ 새내기 예비학교 “날자 흥덕인이여!”
4일 오후부터는 학교비전을 공유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효능감을 증진하기 위한 새내기 예비학교를 진행한다.
청소년 성장 훈련 프로그램을 이틀에 걸쳐 9시간동안 진행하고, 극단 ‘걸판’공연과 온몸으로 느끼는 심성놀이가 진행된다.
특히 5일 저녁 7시에는 학부모 총회가 진행되고, 6시부터 20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동안 학생총회를 개최한다.
‘학생인권과 자치가 존중되는 학교문화 만들기’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학생총회는 모둠별 토론과 전체 학생총회로 나누어서 진행한다.
학생총회에서는 학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두발, 휴대폰사용, 악세서리 착용, 보충 ․ 자율학습 운영 방법 등을 다루며 이후 학생중심의 학생생활권리규정을 만드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생총회를 계기로 학생들은 참여와 소통의 문화를 접하고, 학생스스로 규범과 약속을 만들고 지키는 주인되는 마음을 기르고, 자아 존중감 뿐만 아니라 나눔과 성장의 소중한 경험을 하리라 기대한다.
예비학교 마지막 날인 5일에는 학생과 교사가 서로에게 약속하는 선언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 한다.
흥덕고는 학생, 학부모, 학생이 나눔과 배움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학교를 지향한다. 또 일반계고등학교 혁신학교로서 학교교육공동체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학교의 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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