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오산시 공보관실 홍보비 세부 집행내역. ⓒ조백현 기자

오산시가 예산이 없어 긴축재정을 한다면서 언론홍보비는 펑펑 써대는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홍보비 지출의 원칙이 없을 뿐만 아니라 효과도 불분명했다. 심지어 특정언론과의 유착과 특혜 의혹도 일고 있다.

오산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민간단체 보조금을 전년도 205억4천만원에서 올해 78억8천만원으로 61.8%나 삭감했다.

내년에는 지방세 등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얼마 전 시 예산부서는 ‘각 실과 예산을 올 예산 대비 30％ 삭감하라’는 내년도 예산지침까지 각 실과에 내려 보낸 상태다.

그러나, 이렇듯 어려운 시 살림살이에도 곽상욱 집행부 출범 이후 언론홍보비는 크게 증가했다.

곽상욱, 4기 집행부 때보다 지면광고비 2배 이상 늘어

아래의 <표1>을 보면, 2008년~2012년 8월까지 오산시가 집행한 지면광고비는 2008년 9천1백만원, 2009년 1억7천만원에서, 5기 곽상욱 집행부가 들어선 2011년 2억8천만원, 2012년 2억6백만원(2012년은 8월까지의 비용, 연말까지는 약 3억원 예상)으로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에 비해 2011년, 2012년의 지면광고비는 거의 3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이다.

곽상욱 집행부의 지면광고비는 2011년에는 혁신교육, 2012년에는 뷰티도시 홍보에 집중됐다. 2011년에 혁신교육과 관련한 지면광고비로 1억3천여만원을 썼으며, 2012년에는 1~8월까지 뷰티도시 지면광고비로 1억4백여만원을 썼다.(<표2> 참조)

광고 내용을 보면, 오산시는 혁신교육, 뷰티도시, 독산성 문화제 등 각종 정치성 홍보, 전시성 축제 등에 집중적으로 지면광고비를 집행했다.

경기지역 일간지 몇 곳이 광고비 독점

오산시는 또한 서울지역 3곳에 오산을 홍보한다는 미명 하에 효과도 불분명한 억대의 전광판 광고를 하고 있다.

아래의 <표3>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광판 광고의 소유주는 이른바 경기지역 주류 일간지들이다.

이와 관련, 한 시의원은 “경인일보와 경기일보는 언론의 힘을 이용하여 일찌감치 전광판 광고를 가져갔다. 중부일보는 계속 달라고 요구하다가 결국 광고를 따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심지어 한 지역일보는 전광판이 없는데도 전광판 광고비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에게 영향력이 큰 경기지역 일간지들이다보니, 언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정치인들인 곽 시장과 시의회가 전광판 광고비와 관련하여 제대로 예산을 기획, 감시하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전광판 광고를 따내고 있는 경인일보, 경기일보, 중부일보는 지면 광고의 횟수나 액수도 타 지역신문에 비해 너무 많았다.

오산시 공보관실에 등록된 80개 언론사 중, 오산시가 올해 8월까지 3개 언론사에 지불한 지면광고비는 각각 1천2백1십만원, 1천3백2십만원, 1천1백만원이다. 2011년 지난해는 각각 1천7백6십만원, 2천7백5십만원, 1천3백2십만원이었다.

오산시가 경기지역 주류 일간지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3개 언론사에 쏟아붓는 예산이 연간 약 2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전체 광고비 약 6억원 중 30%가 넘는 액수이다.

오산시는 기호일보, 인천일보 등에 대해서도 2011년 각각 1천7백6십만원, 1천6백5십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했다.

이밖에도, 오산시는 경기방송, 경인방송에 각각 1억원씩 무려 2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다.

경기방송과는 1년 단위 광고계약을 맺어 오산 전반을 홍보하거나 그때 그때 축제나 행사 등을 광고한다. 경인방송에는 비슷한 내용과 함께 간간이 곽 시장 인터뷰를 싣는 조건으로 6개월 기준 1억원을 지출한다.

민영 뉴스통신사인 뉴시스와는 뉴스검색서비스 용역비로 올해 2천만원을 지출했다.

오산소식지, OSTV 등에도 상당한 비용 지출

오산시는 시의 활동내용을 알리고 시민과 소통한다는 명목으로 다양한 매체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면서 예산을 쓴다.

우선, 오산시는 시의 활동을 홍보하기 위해 오산소식지를 매달 5만부 발행하면서 연간 2억원 이상을 쓴다.

오산소식지의 제작에 약 1억5천만원, 배포에 약 3천3백만원, 그 외에 다수의 시민기자를 활용하면서 지급하는 비용 등을 합치면 오산소식지 관련 비용은 연간 2억원이 훌쩍 넘는다.

오산시는 또한 OSTV 방송과 블로그, SNS 등을 운영하는데도 적지않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오산시의회 역시 오산소식지와는 별도로 의회 활동을 알리기 위한 자체 소식지를 연 4회(올해 하반기부터는 연 2회로 바뀜) 매번 2,000부를 발행하고 있다. 1년 예산으로 2천4백만원을 쓰고 있다.

재정규모 약 3천4백억원 규모의 작은 도시에서, 더구나 세수는 줄고 보육, 교육, 사회복지 등 써야 할 복지비용은 나날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오산시가 언론홍보비를 이렇게 많이 써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오산참여연대 김철홍(43세) 운영위원은 “오산시가 행정을 내실있게 하고 시민에 대한 서비스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돈을 써서 홍보에만 열중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시가 잘하면 언론에 좋은 기사 나가서 저절로 전국에 오산이 홍보된다. 쓸데없는 홍보에 돈을 낭비하지 말고, 행정 잘 하고, 어려운 시민들 지원하는데나 예산을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고비 집행 원칙 없고, 특정 지역신문과 유착, 특혜 의혹도

오산소식지 배포용역을 오산시민신문에 맡기면서 특정언론과의 유착,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수의계약 자료에 의하면, 오산시는 오산시민신문에 2011년 5월 반기 계약으로 2천2백만원, 2012년 1월 1년 계약으로 3천3백만원의 오산소식지 배포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오산소식지 배포용역 계약 체결을 맺고 있는 오산시민신문은 곽 시장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언론사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당연히 계약의 정당성 및 액수의 타당성 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광고비 집행이 광고 효과와는 무관하게 경기지역 주류 일간지에만 집중되고, 특정언론에는 특혜 의혹이 일면서, 광고비 집행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시의원들조차 오산시 언론홍보비 문제점 질타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시의원들조차 2012년 6월에 진행된 공보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오산시 언론홍보의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질타를 쏟아냈다.

우선, 김미정 의원은 오산시의 광고비 집행의 무원칙성을 지적했다.

당시 공보관이 행정광고비 지급 기준을 마련 중인 것을 추진실적이라고 적힌 자료를 제출하자, 김 의원은 검토 중인 것을 추진실적이라고 보고한 것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광고비 지급기준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오산시의 무책임한 광고비 집행과 특정신문에 대한 특혜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손정환 의원은 “오산시가 시 홍보를 위해 상당한 예산을 집행하면서 투자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전혀 검증도 하지 않는다”고 시 집행부의 엉성한 행정홍보비 집행 실태를 비판했다.

또한 최인혜 의원은 오산시가 특정 신문에 오산소식지 배포를 맡긴 것과 관련하여 “오산소식지의 배포를 지역신문사에게 맡기는 것은 잘못이며 특혜이다”라고 특정언론과의 유착과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오산시, 올바른 언론관과 언론홍보비 집행 원칙 세워야

오산시 언론홍보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한 시의원은 “최근에 언론사가 많이 늘어났다.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생존을 위해 광고비를 요구하며 장난을 치는 일부 언론에 문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올바른 원칙도 없이 언론을 돈으로만, 술 접대로만 관리하려고 하는 오산시의 언론관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행정기관인 시가 여론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할 수 있지만, 시가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필요 이상의 예산으로 언론을 관리할 필요까진 없다는 설명이다. 시가 올바른 행정을 펼치면 언론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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