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범민주 단일 경기교육감 후보 특별 질의 인터뷰

이미 평준화에 대한 보고서에서도 평준화교육이 학력향상을 저해하지 않고, 교육기회의 균등을 유지함으로써 대다수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었습니다.

작년 10월에 실시한 학업성취도 결과도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교과부 자료 분석결과를 보더라도 경기도 평준화 지역의 평균 학업성취도가 국어, 사회, 과학, 수학, 영어 모든 과목에서 비평준화 지역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보다 높을뿐 아니라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도 평준화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 평균보다 훨씬 낮습니다.

전과목 합계에서도 보통이상 학력 학생 비율은 평준화지역 대 비평준화지역 비가 57.5 Vs 49.4로  8%나 높고,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10.9 Vs 14.0으로 평준화 지역이 오히려 더 낮습니다.

지금까지 평준화교육에서 놓치고 있거나 소홀했던 측면은 평준화 속에서의 다양성 교육으로 보완하면 학력의 질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평준화 지역을 평준화하는 데에는 지역 시민들과의 충분한 토론과 합의 과정이 전제되어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 1] 한국교육개발원의 평준화 연구 자료

2. 교육감이 되시면 도내 31개 시군이 유치하려는 특목고 자사고의 확대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정리가 되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특목고가 있습니다.(과학고: 2, 외고 : 9, 예고 : 4, 체고:1) 그리고 화성 국제고 등 지자체가 정치적 치적 쌓기 식의 특목고 확대 사업으로 사교육비를 부추기고 있고 경기도교육청 또한 한술 더 떠 자율형 사립고를 확대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특목고와 국제고 확대가 중학생들의 사교육비를 폭등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교육청에서 특목고, 국제고에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 붓는 것은 학부모들에게 사교육비 고통을 가중 시키고, 도민의 혈세를 소수학생에게 투자하는 이중, 삼중의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특목고 자사고는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되, 교육과정 운영 등에서 본래 설립 취지에 맞도록 운영하게 도와주어야합니다.

3.정부의 영어몰입 정책 등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영어마을 정책운영 기조에 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 결론 먼저 말씀드리자면 영어마을을 폐지하고 대신 청소년종합교육문화센터로 전환을 해야 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경기도의 청소년문화시설은 200만 명에 이르는 도내 초중고 학생들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각 지자체마다 청소년 문화센터나 청소년 문화의 집 또는 청소년 수련원 등의 형태로 존재하지만 부족한 예산과 인력지원으로 인해 이벤트성의 오락적인 운영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하기 때문에 현재의 경기도 영어마을을 명실상부한 경기도 청소년문화시설의 요람이자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하고 이를 위해서 문화 센터 내에 특화된 영어교육을 비롯해서 청소년들이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기관이나 청소년 종합민원센터 등을 운영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영어마을의 기능도 문화센터내의 전문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대책을 세우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첫째, 현재의 영어마을은 공공성이 실종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영어공교육에 대한 보완학교의 기능이 아닌 학교영어교육을 등한시 한 채 이루어지는 이벤트성 전시행정의 결과이자 민간위탁으로 인한 수업료의 대폭인상으로 인한 조기유학 등 사교육비 절감과 공교육 보완이라는 애초기능이 퇴색한 것입니다.

영어마을을 민간위탁에 의존한다면 민간업자는 공공성이나 교육의 질보다는 수익에만 얽매이게 될 것이며 최소한의 공공성도 상실한 채 지금보다 더 큰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영어마을 운영은 194만 명에 달하는 경기도 학생들의 2.5%에 지나지 않는 소수를 위해 밑빠진 독의 물붓기식의 세금을 쏟아 붓는 것입니다.

또한 영어마을은 <표 1>, <표 2>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막대한 재정적자를 담고 있습니다.

경기영어마을은 2007년 19억 원의 적자. 경기영어마을은 2006년에도 191억 원(파주캠프 158억 원, 안산캠프 33억 원)의 손실을 봤고, 이 돈을 경기도 예산으로 충당해왔습니다.

이에 비해 경영합리화를 구실로 교육비 부담은 가중되고 반대로 수업의 질은 저하되고 있습니다.

2주짜리 파주캠프 방학프로그램 경쟁률은 2.4대 1(1차), 2대 1(2차)로 2006년 여름 방학캠프 13.1대 1(1차), 9.8대 1(2차)보다 크게 떨어짐. 지난해 겨울 방학 캠프 때 경쟁률은 4.2대 1(1차), 1.5대 1(2차) 이었습니다.

4주짜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안산캠프의 2007년 방학캠프 경쟁률은 3.5대 1. 이는 2006년 겨울 방학캠프 6.3대 1의 절반 수준이고, 2006년 여름방학 캠프의 16.1대 1의 5분의 1 수준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는 2,000원인 입장료를 6,000원으로 인상했고, 5박6일 정규프로그램을 4박5일로 축소하면서도 비용은 8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린 데에 비해 내ㆍ외국인 교사도 219명(원어민 138명)에서 180명(원어민 116명)으로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따라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인원 감축으로 지난해 말 4.5대 1에서 5대 1로 증가한 교사 대 학생 비율이 더욱 높아져 교육의 질 하락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4. 국가성장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커져, 최근 저소득 자녀들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교육은 누구나 평등하게 기회를 제공받아야 하며, 기본적으로 사람이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는 준비과정입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사람이 사회를 유지, 발전하기 위한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교육의 역할입니다.

세계적인 경제 어려움에 최근 저소득층 자녀의 수는 급속하게 늘었고, 이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단기적으로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급식비와 수업료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합니다.

그것은 영어몰입교육과 일제고사 등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함으로써 충분히 가능합니다. 일부의 성과를 위한 예산보다 다수의 학생들이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예산을 책정해야 합니다.

현장학습비, 학습준비물비, 특기적성활동비, 수련활동비, 수준별 학습비 등과 같은 수익자 부담 경비에 대한 지원폭을 넓히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고교 무상교육으로 이어져야할 것입니다.

또한, 대학생들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담, 방과후 활동, 학습멘토 등에 전문적인 인력을 투자하는데 교육청과 지자체의 재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5.현행 중고등학교의 교과 중 선택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면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고픈 과목은 무엇입니까?


 철학 : 중고등학교는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그에 맞는 준비과정을 익히는 단계입니다. 현재의 상황에 구속되어 대학입시에 주로 한정된 현행 중고등학교의 교과의 근본은 삶에 대한 질문과 답입니다.

인문학의 위기, 자연과학의 위기는 바로 삶의 철학이 없이 입시와 취업만이 우선시되는 사회 경향에 따라 생기는 현상입니다. 철학자들의 이름과 사상을 외우는 고전 철학에 더해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하고, 자신의 미래를 가꾸는 철학을 배워가는 것이 중고등학교에서 필요합니다.

화법 : 언어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입니다. 언어를 문법적 요소로 분석하거나 문학적 감수성을 키우려는 노력은 현행 교과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실제 언어생활에서 주되게 사용하는 화법을 제대로 가르치는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화법’ 과목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6.도내 모든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엘리트 체육 육성에 관한 견해를 밝혀 주십시오.

200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엘리트스포츠 정책의 친인권적 전환과 학생선수의 인권 보장을 위한 정책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관계기관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생선수 인권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동안 학교에서 사회에서 엘리트 체육을 육성하면서 많은 학생선수들이 학습권과 신체의 자유 등에 대한 광범위한 침해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왔습니다.

이 토론회에서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하여 실시한 “학생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선수들도 상당수가 신체적, 언어적, 성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수업결손 등에 따른 학습권 침해를 겪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처럼 학생선수들이 경험하는 인권 침해는 올해 W은행 프로농구팀 감독의 선수 성추행 사건과 K대 아이스하키팀 감독의 선수 집단 학대 사건에서 보듯이, 대학 진학과 실업 및 프로팀 진출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지속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끊이지 않고 학생선수의 인권 침해 사례들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면서 교육당국과 체육단체들은 ‘학생선수보호위원회’와 ‘선수고충처리센터’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등 여러 대책들을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 대책은 대체로 형식적, 임시적, 미온적 수준에 머물러 있어 학생선수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학생선수의 학습권 침해와 폭력 문제는 실상 동전의 양면과 같은 현상으로, 학원스포츠의 구성 주체들을 성적 지상주의와 과잉 경쟁의 구조에서 나오는 국가의 엘리트 스포츠 정책의 부정적 효과와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체육 정책 패러다임을 인권 친화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부와 교육기관, 체육단체들의 명확한 인식과 정치적 의지가 필요합니다.

이미 국회에서는 2007년에 △학생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학생체육대회의 평일 개최를 금지하고 최저 학력제를 도입할 것, △학교의 합숙소를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 △전국소년체전을 교육적 목적에 충실한 청소년 축제로 전환할 것,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학교에서도 이와 같은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인식 전환을 위한 다양한 토론회, 교육이 뒷받침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사회체육과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학교 체육의 방향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7.수월성 교육의 폐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고교 평준화 제도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재능 있는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의 수월성 교육은 우수학생을 가르칠 영재교육 전문 교사 확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지만,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는 결국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교육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재교육 역시 지적(智的), 정의적(情意的) 영역 등 다양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데 입시제도라는 틀 속에서 얽매인 지식위주의 교육으로 이루어지기 쉽고, 특목고 교육, 우열반, 일류대학 진학중심 교육 등으로 나타날 것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8.경기교육청에 근무하는 일반 행정직 공무원의 교육장 진출 가능성에 관하여 말하여 주십시오.

학교교육은 교육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행정전문가의 역할을 넘어서는 경험과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학교장이나 교육장은 기본적으로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교육적 경험이 전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교육행정에 대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차원에서의 전문적 행정력은 보다 적극적 활용방안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참고] 한국교육개발원의 평준화 연구 자료
제목 : 평준화 비평준화 지역간 학력 성취도 비교분석 결과

- 언어·수리·외국어 성취도 평준화高 학생이 더 높고,
- 고교 3년간 학력 향상도에서는 두 지역간 차이 없어

□ 평준화 정책이 과연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평준화 시켰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평준화 지역과 비평준화 지역의 학력차이와 학력 향상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 평준화 지역의 학생들이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 모두에서 더 나은 성취도를 보였으며, 고교 3년 간의 학력 향상도에서도 두 지역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평준화 지역이 약간 높지만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은 아님)

- 이와 같은 사실은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의 협조를 얻어 ‘04년 9월부터 ’05년 6월까지 전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평가 자료를 횡단적, 종단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 그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적 소양에 대한 국제적 비교평가(PISA 2000, 2003)에서 세계 수준의 성취를 보여 주었고, 우리 교육은 ‘수월성과 형평성을 함께 이룬 나라’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 OECD 관계자는 우리나라 교육의 성공요인 중 하나를 다양한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평준화 제도로 보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평준화 정책이 학생들의 학력을 하향평준화하여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 사실 PISA연구에서 가장 성공적인 나라로 확인된 핀란드는 물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많은 선진국에서도 중등학교 교육은 학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 다만 초등학교를 마치면서 인문계와 실업계 등으로 진로가 결정되는 독일은 국제학력비교연구에서 연이어 중하위권을 면치 못해 자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 독일(PISA 2003) : 읽기 21위, 수학 19위, 과학 18위, 문제해결력 16위

□ 이번 연구는 ‘평준화 30년’의 시행 결과가 과연 학력의 하향화를 가져왔는지 검증하기 위해
- 학교효과를 분석하는데 가장 적합한 다층모형(Multilevel Model)*을 적용하여 종합적이고도 객관적인 분석 평가를 시도한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 다층모형 : 분석 자료가 개인이 집단에 속하는 것처럼 위계적 구조를 갖는 자료의 분석에 적절한 통계모형. 학교효과, 기관평가, 조직문화, 개인의 성장곡선 등에 많이 활용되는 고급 통계모형(별첨1)

- 횡단적 연구(연세대 강상진 교수)에서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수행한 ‘학교교육 수준 및 실태분석연구(김양분 외, 2003)에서 표집된 학생들의 설문자료와 학력자료를 분석하였다.

- 이 자료는 일반계 고등학교 1,254개교 중 모집단의 약 10%인 126개교, 학생 8,588명을 전국적으로 무선 표집 한 것이며, 이 중 평준화 지역의 학교 및 학생수 비율은 각각 55.4%와 57.8%이다.

- 종단적 분석(서울대 김기석 교수)에서는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시계열로 수집된 학업성취 점수를 비교 검토하였는데,
- 1학년 점수는 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01년 시행한 국가교육성취도 검사 점수이며,

- 2학년, 3학년 점수는 이 검사에 참여한 동일 학생들의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추적하여 수집·분석한 것이다. (대상 학생은 언어영역, 수리영역, 외국어 영역별 3,500~4,500명 정도)

정리 경기리포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