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사용분야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그 뜻을 받아들이는 데는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정치가들은 ‘정계의 구조개편’과 관련지어 디자인이란 용어를 구사하기도 하고, 공학을 목적으로 응용된 디자인은 ‘설계’ 만을 의미하기도 하고, 기업의 경영의 측면에서 ‘디자인’은 ‘경영 합리화를 위한 계획’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도시계획가나 조경 가들은 디자인을 ‘계획’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며, 미술작품 제작을 목적으로 할 때 디자인은 단지 ‘작품의 구상’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디자인의 의미가 오늘날 우리에게 크게 부각되는 것은 디자인이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요소들을 상징하는 패러다임’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디자인의 개념은 ‘문화적 상징의 해석을 밑바탕으로 미래의 가치 창조’라는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 철학에는 인간과 자연의 융합 속에 배려와 우리의 정신인 올곧움 그리고 아름다움이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2. 디자인 철학에는 배려와 올곧음 
     그리고 아름다움이 있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20세기 서구 문화나 정신이 이원론적 사고방식인 양면(흑백) 논리에 치우쳐 있었다고 봅니다. 기술의 발달이나 산업의 발전은 빠르게 가져 왔다고는 할 수 있지만 상생이나 공존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21세기는 모두가 공존하고 상생할 수 있는 비이원론적 합일사상(合一思想)이 디자인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합일사상에는 배려와 올곧음 그리고 아름다움의 요소가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합일사상은 과거 지구 온난화, 환경파괴, 갈등과 혼돈으로 부터 벗어나고 자연과 인간, 정신과 물질이 만나 하나를 형성하고 또 다른 하나와 융합을 만들어 가는 매개체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우리 일상생활에 배어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생각 합니다.

디자인의 접근은 문화, 환경,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전개 방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최근 지자체에서 도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는데

21세기에는 디자인이 기업의 제품, 시각, 포장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도시의 브랜드나 국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도시 기반시설, 가로시설물 등등 공공영역까지 그 개념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특별히 도시 디자인이라는 개념이 없다.

우리는 그동안 압축적 경제 성장 과정을 밟아온 까닭에 도시 환경과 삶의 질에 있어서는 좀 등한시 한 경우가 있다. 지자체에서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어서는 도시 디자인이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 현 도시 환경의 문제점은

공간과 시설 그리고 설비를 선진국 수준으로 양적으로 확대하는 데만 주안점을 두고 무엇인가 ‘가득 채우고 보이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채워갈 수 있는 ‘비워있는 디자인 정책’도 생각 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또 눈에 안보이지만 도시를 대변하는 문화를 공론화 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향후 경기도 도시 디자인 방향은

경기도도 시·군 통합화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인구수나 면적 등 양적 통합 보다는 문화적 통합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본 골격(도시계획)을 제대로 구축한 상태에서 디자인을 통한 도시의 이미지 제고나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역사와 문화 선진시민 의식 없이 도시의 경쟁력이 될 수 없고 도시의 브랜드를 향상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시 디자인 정책은 사회적 통합과 시민의 창조성 그리고 관광자원으로 도시 풍경 전체가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부각될 수 있어야합니다.

○ 경기도 도시디자인의 성공 요소는?

선진국은 도시 인공물에 함축된 가치들을 문화적 측면의 가치로 해석하여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외국 도시의 택시 운전사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 내의 건축과 건축가들의 이름을 읊으며 안내합니다.

심지어는 그것의 평까지 덧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경기도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어설퍼 보일지라도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봅니다.

디자인을 문화적 간접자본으로 인식하여 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이를 통해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내야 합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시만 해도 그 유명한 가우디의 건축들로 먹고 산대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5. 교수님의 디자인 철학은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기본 정신에는 合一思想이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지적인 사고의 결실을 목표로 전개되는 것이며, 환경으로부터 지배를 받게 됩니다. 디자인을 통해 우리사회가 보다 높은 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물질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요소까지 포함하는 합일(合一)를 통하여 인류의 문화를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조형적 측면에서는 바시미기법를 중요시 여기고 있습니다. 한국의 건축 양식을 보면 못을 사용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끼리 서로 공간을 만들어 마주 붙여 바탕과 그 바탕에 얹혀 있는 부분을 분리하지 않는 바시미기법이 있습니다. 디자인의 조형성에도 이러한 바시미기법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6. 지난 10월에 ‘디자인은 선이다’ 주제로한 전시회는?  

21세기 디자인은 비인간화 및 기계화로부터의 해방, 인간과 자연의 조화사상을 지향 해 갈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시회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초월한 공존의 철학을 배경으로 전시회를 개최 하였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배려와 올곧음 그리고 아름다움를 추구하는 “선”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였으며 전시공간을 ‘선행공간’으로 명하고, 사회구성원 공동의 이익과 개인의 가치의 조화를 이루는 공동선의 입장에서 21세기 디자인의 나아갈 방행을 제시하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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