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쌍방향 관계’를 잘 형성해야 한다.
   소비재를 파는 기업이나 항공사 호텔 같은
   서비스업체처럼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을 알고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남주헌 박사 (사)  한국디자인정책개발원장

산업 사회에서 경제발전에만 치중하느라 그동안 소홀히 한 시민들의 삶의 질, 행복, 더 나아가 인류와 환경을 생각하는 행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 파고드는 디테일한 행정 서비스에 ‘틀’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까?

그동안 도시개발은 아파트 일변도와 재건축도 고층 아파트 공급 일변도여서 역사의 흔적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주변 경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지우는 ‘지우개’식 개발이 주가 되었다.

단독주택이나 저층연립 밀집지역이 기존의 동네 모습을 유지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일반 주택단지도 아파트 단지처럼 CCTV, 보안등, 경비소 등 보안, 방범시설과 경로당, 관리사무실, 어린이집 등 주민 복지시설과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 공원, 산책로, 쓰레기 처리시설 등의 인프라와 생활 편의시설을 갖추어 가면 되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 사회에서 도시의 경쟁력은 역사와 문화 흔적을 ‘지우개’식 개발이 아닌 그 도시의 자취와 시민의 삶이 함께 녹아있는 도시가 있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민과 함께 ‘도시의 품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행정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정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더불어 인력 양성과 행정 지원 할 필요가 있다.

서비스 산업 사회에서 시민과 함께 ‘도시의 품격’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열린 혁신’과 ‘인간중심주의’ 행정 서비스를 제안 해 본다. 열린 혁신은 정보의 보편화로 똑똑한 시민들이 늘어난다. 시민들은 정책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얻기를 원하고 행정 서비스를 통해 더 높은 가치를 얻고 싶어 한다.

도시의 기획·정책개발에서 도시의 이미지까지 행정에 더 많이 참여하길 원한다. 시민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거래 관계를 넘어 내가 살고 있는 자치단체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한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 같은 곳은 세계 최고의 극비 신기술의 제조창으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정보의 보편화로 원자폭탄 설계도조차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다. ‘닫힌 혁신(closed innovation)은 빛을 잃어가고 있다.

모든 정보를 자치단체에서 혼자 끌어안고 있기보다 열린 혁신(open innovation)에 기대는 것이 훨씬 유리한 시대다. 행정 서비스에 있어서는 다수의 시민들과 ‘쌍방향 관계’를 잘 형성해야 한다. 애플이나 구글이 전 세계 개발자에게 문을 활짝 열어 젖혀 수십만 개의 응용프로그램을 만들게 한 것은 열린 혁신의 힘이라는 것을 한 번 참고 해 볼 필요가 있다.

시민들은 소통을 통해 특별한 가치를 얻고 싶어 하기 때문에 ‘품격 있는 도시’ 에 시민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둘째, 인간 중심주의다. 전 세계 신드롬을 만들어 가는 애플사의 스마트폰이 다른 스마트폰을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감탄할 정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 인간 중심의 감성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이다.

앞으로 품격 있는 도시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얼마나 도시가 ‘인간 중심적’으로 행정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인간중심적이라는 것은 관절이 약한 이들이 넘어질 경우 대비해 팔꿈치와 무릎 부분에 천을 덧대 만든 옷과 같이 시민에 대한 ‘배려’가 녹아 있는 행정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의 예술성이 작품을 만들지만 그것을 즐겨야 할 사람들이 감동하지 않는다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아름다운 공간을 조성하고 도시의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행정 서비스에 전문가나 공무원의 획일화된 생각과 공정관념 속에서 약간의 변화된 모양만을 제공하는 것은 안 된다.

도시의 산물을 이용하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 순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시민이기 때문이다..

고품격 행정 서비스와 품격 있는 도시에는 웹이나 모바일 기기, 트위터, 페이스 북 등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시민과 소통하는 ‘분산 소통’을 하는 관계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시민들과 ‘쌍방향 관계’를 잘 형성해야 한다. 소비재를 파는 기업이나 항공사 호텔 같은 서비스업체처럼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을 알고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책이 수립하고 집행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감동하지 않는다면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순수한 시민들의 참여하고 생각이 포함되는 열린 혁신과 인간중심주의 스마트 행정 서비스로 도시의 품격을 높여 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