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르무치’를 방문 하다

오산시청관계자들과 기업인들이 자매결연도시인 우루무치에 초청받아 출국하는 날이다. 형식은 우루무치시(市)의 초청에 대한 축하사절단으로서의 방문이었지만 실제로는 오산시와 우루무치시의 상호 경제협력이 주목적이었다.

4시 30분까지 시청에 모여서 5시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한다고 한다. 그러니 일어나는 시간은 적어도 3시 30분 이전이어야 했다. 늦잠꾸러기인 나는 알람소리에도 잘 일어나지 못하는데 그렇게 일찍 일어나야 한다니 밤새 긴장이 되어 비몽사몽을 헤매다 일어나게 되었다.

알고 보니 부인의 생일을 잊어버린 죄로 밤늦게까지 부인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셨다는 말씀이다.

똑똑하고 당당하신 우리 의회사무과장 이수영 과장님, 늘 인자하고 눈웃음이 일품이신 강선규 계장님, 의회회의실에서 답변하실 때 아는 답이나 모르는 답이나 답변을 참 명확하게 잘하신다고 생각하게 되는 배유덕 국장님, 여성으로서 당당히 국장의 자리에서 책임감있게 시정을 살피시고 늘 패셔너블한 서현숙 국장님, 늘 은은한 미소를 띄우시며 큰 형님의 자리를 지키고 계시는 최승혁 국장님, 온화한 웃음과 중후한 멋과 경륜으로 시청을 푸근하게 하시는 부시장님
등 많은 분들이 나와서 조심해 다녀오라고 인사를 하셨다. 잘 다녀오라며 배웅나오신 국장님들, 각 실과의 직원들에게 매우 감사한 마음이다.

우루무치와 오산이 인연을 맺은지도 어언 8년. 그러나 어느 도시나 드렇듯이 시민들은 내가 사는 고장이 어느 도시와 자매결연을 맺었는지도 모르고 관심이 없으니 그 쪽에 갈 일이 있어도 친근한 마음없이 갔다 오게 된다. 그저 자매결연을 맺었으니 형식적으로 왔다갔다 할 뿐인 경우가 많다. 어느 도시나 우리의 자매도시를 잘 홍보하여 경제, 문화 등을 알차게 교류한다면 글로벌 시대에 아주 적합한 일일 터인데 그렇지 못하는게 안타깝다.

나 역시 수원시와 인도네시아 반둥과의 교류는 10여년이 넘게 도와주면서도 정작 내 고향 오산과 우루무치의 관계는 의원이 되기 전까지 몰랐으니 관심과 사랑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렇게 모르고 있다가 시청방문단이 초청을 받아 국외로 나간다고 하면 시민이나 언론은 어려운 때에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을 쉽게 욕할 수 있다.

우루무치를 간다니 자치행정과에 자료 좀 가져오시라 했다. 놀랍게도 양쪽 학생들 홈스테이하며 어학교류 한 것까지 합쳐 19번의 교류가 있었는데 우리가 기록한 자세한 정보는 없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위구르족에 대한 얘기가 간단히 나오고 여행카페 등에서 올린 우루무치 소감 등이 짧게 있을 뿐 내가 원하는 아카데믹한 정보는 없다. 우루무치를 검색창에 치기만 해도 오산시청의 로고가 뜨면서 알찬 정보가 좌악 나온다면 그게 바로 질높은 교육의 도시일텐데 우리는 교육과 문화의 도시를 만드는 과정을 너무 먼 곳에서 찾는다. 진정한 교육은 돈이 들지 않는다.

19번의 교류가 있는 동안 아무도 그간 회의석상에서 오고 간 말들을 자세히 기록하지 않고 자료들을 정리하지 않았으니 내가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우루무치로 가기 하루 전 날 저녁에 시청 사무실에서 나와 이마트에서 넷북을 구매하였다.

"우리는 교육과 문화의 도시를 만드는 과정을 너무 먼 곳에서 찾는다.
진정한 교육은 돈이 들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깔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니 구매에 거의 2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나는 12시가 넘어 짐을 싸게 되었다. 노트북은 너무 무거워 들고 다니기 힘드니 이런 워드 작업을 할 수 있는 간편한 넷북을 활용해 앞으로 출장갈 때마다 기록을 남겨 다음 번에는 좀 더 발전된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일본의 지역전문가들은 그 나라 그 동네의 담배나 치약값까지 기록해 물가변동을 체크할 만큼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는데 우리는 너무나 기록에 약하다. 그러니 나라도 먼저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봉사를 사명으로 하는 시의원의 할 일이며 구태를 벗는 길이다.

북경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비행기에서 쓰기 시작한 이 방문기는 바로 어제 구입한 넷북으로 쓰고 있다.

나는 공항가는 버스에서 여행가이드처럼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아무도 벨트를 매지 않는 분위기다. 진짜 여행 가이드처럼 ‘손님 여러분! 벨트를 매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벨트를 매신다. 이런 것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해야 선진국민이 되는 것이다.

S의원님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 부시장님이 공항에서 항상 느끼신다는 그 느낌이 밀려온다. 곧 출국하게 될 공항에서 느끼는 아련한 기대감과 즐거움 그런 것일 게다. 공항에서 그런 느낌을 가지는 사람은 감성이 있는 사람이다.

출국심사대를 통과하여 오랜만에 면세점을 둘러본다. 역시 이번에도 익숙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으니 자치행정과의 고영재 주사님이 아내의 주문서를 들고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화장품을 사고 있다. 201호라니까요? 손님 201호는 없어요. 아니 그게 맞아요…… 그의 아내는 말로만 하면 분명 남편이 오더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할까 봐 립스틱의 정확한 홋수를 종이에 적어 주었을 것이고 남편은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채 비슷한 색깔의 립스틱을 사갔다가는 아내에게 된통 혼날 것이다.

한국 면세점에서 정확한 물품을 구입하지 못한다면 그는 다음 기착지에서 또다른 기회를 노릴 것이다. 잘못 사면 아내에게 혼나니까…… 에라, 이 색깔도 그거같고 그 색깔도 이거 같으니 대충 사자고 하지 않고 그 홋수를 찾아다니는 고영재 주사님이 매우 기특했다. 대저 남자란 그런 시키는 일이라도 잘해주시면 우리 여자들은 자다가도 떡을 주는 것이다.

요리한다고 주방에 들어와 음식하나 만들어 놓고 온갖 접시를 주방에 늘어놓아 우리를 기겁하게 하지 않아도 그냥 시키는 일을 잘 하시면 그게 도와주는 거다. 그래서 영리한 남자들은 이런 기회에 아내의 주문에 충성을 다한다. 고로 그는 영특하다.

비행기를 타니 심비서께서 창가쪽을 양보해주어 시장님과 앉아가게 되었다. 나는 시정에 머리가 꽉 차 너무 여유로움을 가지시지 못할 시장님에게 가벼운 얘기만 하고 싶으나 이상하게 옆에 있게 되면 더욱 골치 아픈 얘기를 하게 된다. 하기야 바쁘신 시장님을 일부러 찾아가기도 힘든데 이런 기회에 진지한 얘기를 나눠야지 어떡하겠는가? 한번은 머리를 식혀드린다고 시장실에 커피와 빵을 사가지고 갔다가 빵맛 다 떨어지게 하고 나와 매우 죄송했었는데 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의 운명인 것이다.

이러저런 이야기를 하니 금방 북경에 도착했다. 북경에서 우루무치까지가 거의 4시간이 걸리는 장거리이니 우루무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까운 중국이라기 보다는 유럽쪽에 붙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중국의 생김새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북경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국내공항으로 이동한 시간은 차로 약 15분. 우리는 우루무치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구름 위를 나는 비행기는 넷북을 사용하는 동안 금방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우루무치의 어원은 몽고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라고 한다. 산양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천산산맥을 보면 말 그대로 아름다운 목장이다. 여기는 2000년전 고대 실크로드 북로의 중심지이고 230년의 역사를 가진 43개의 소수민족으로 이루어져있다.

중국이 처음 이 곳을 지배한 것은 8세기였다. 750년대에 들어 당나라 (618-907)가 이 지역에 오자 우루무치는 위구르족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18세기에 준갈이부
와 청나라가 전쟁상태에 돌입하면서 이곳은 다시 중국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청대 말기에 영국과 러시아가 각기 신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듦에 따라 우루무치의 중요성과 국제적 의미가 높아졌다. 이에 비례해 상업적 중요성도 커졌다 (daum 백과사전). 1949년 이래 우루무치는 신장
의 행정수도이자 문화중심지로 발전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공업지로 발전했다. 1960년 초에 우루무치와 중국 철도망을 연결하는 철도가 완공되었다. 톈산 산맥 기슭을 따라 관개 농토를 넓히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었으며 기계화로 이 지역의 농업생산력도 증가되고 있다.

그러나 우루무치가 새로이 번영을 누리게 된 것은 광산자원 덕분이었다. 1955년 커라마이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어 1958-59년 생산에 들어갔으며 중국의 주요 석유산지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톈산 산맥 기슭을 따라 석탄이 광범위하게 매장되어 있는 것도 발견되었다 (daum 백과사전).

중국은 56개의 종족으로 이루어진 나라인데 90%이상이 한족이다. 한족은 전 인구의 94%를 차지하는데 주로 중국 동부의 1/3에 해당하는 지역에 거주한다. 위구르족, 티베트족 그리고 카자흐족 등 대부분의 소수 민족들은 국경 근처나 서부 지역에 산다. 한족은 한나라로부터 그 이름을 따왔으며 한나라는 기원전 202년부터 220년까지 존속했다. 역사적으로 한족은 100가구 200가구로 이루어진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그들은 때때로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곳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그들에게 독특한 성격을 갖게 했다.

우루무치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수도로서 면적이 12000km2이니 42.76km2라는 우리 오산과 비교를 해보라. 석유, 천연가스 매장량이 약 300억톤으로 중국 전체 매장량의 1/4이고 석탄 매장량은 중국 전체 매장량의 38%로 전국 최고라 한다.

철광 매장량은 7.3억톤으로 중국에서 두 번째이고 베릴륨, 고령토, 사문암, 질석 등은 전국 최고이다. 하악 하악~ 기타 비금속광물로는 옥석, 석면, 보석등이 유명하다. 윽~ 건조한 사막성 기후로 여름은 뜨겁고 겨울에는 매우 춥다. 습도가 거의 없다. 주위가 높은 천산산맥(6천미터)으로 둘러싸여있고 겨울에 얼어붙은 눈이 녹아 일 년 내내 식수로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