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문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수상 후 기념 촬영. ⓒ오산시

곽상욱 시장과 오산시가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교육브랜드 대상 수상을 정치에 이용하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경축! 교육브랜드 대상’이라는 정체불명의 불법 현수막 정치가 되살아 났고, 불필요한 홍보에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

오산엔 교육만이 모든 것인 양 체육대회, 문화행사 등 지역의 모든 행사에서 시도 때도 없이 교육브랜드 대상과 교육도시가 강조되면서 시민들의 피로도는 쌓여간다.

교육브랜드 대상 수상에 대한 현재의 과도한 물량 홍보와 지역사회 여론 획일화 시도는 창의성과 다양성,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중시하는 혁신교육지구 철학에도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 수상의 허구와 막대한 혈세 낭비

오산시가 2013 교육도시 부문 대상으로 선정된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동아닷컴, 한경닷컴, iMBC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후원하는 행사이다.

곽 시장과 오산시는 마치 이 상이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상인양 시민들에게 선전한다. 브랜드 대상 수상으로 마치 오산이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도시이자, 교육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인정받았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 상은 교육부 등 대한민국의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여하는 상이 아니다. 닷컴, i 등의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부 상업 인터넷 언론에서 주는 상에 불과하다.

조선비즈 브랜드 대상, 스포츠서울 브랜드 대상, 경향 브랜드 대상, 코리아헤럴드 브랜드 대상 등 수많은 상업 언론들의 브랜드 대상 가운데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상업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브랜드 대상 제정사업을 추진해 왔다.

‘브랜드 대상’ 사업으로 광고 수주, 접수비, 심사비, 홍보비, 행사소요비, 자사 매체 공신력 상승 등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이라고 하니 마치 대단한 권위가 있는 듯 환상을 주지만, 이런 종류의 상은 흔하다.

창조브랜드 대상, 혁신브랜드 대상, 국가브랜드 대상, 올해의 브랜드 대상, 퍼스트브랜드 대상 등 2013년 대한민국에는 이와 비슷한 상이 넘쳐난다.

주최 측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로 선정되면 동아일보·한국경제신문에 연합광고, 서울 시내 주요 중심지인 광화문과 서대문 대형전광판에 수상브랜드 광고, iMBC의 인터넷 동영상 광고의 지원이 진행된다고 밝히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상업언론의 상술에 교육부문 대상을 수상한 오산시는 혈세를 낭비하며 불필요한 광고를 진행하게 된다는 말이다.

실제 오산시는 4월 18일 교육도시 부문 ‘2013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으로 선정된 직후 열린 제1회 추경(4월24일~5월3일)에서 무려 1억5천4백만원의 시정홍보비를 추가로 편성했다.

2013년 시정홍보비는 원래의 본 예산 약 8억6천2백만원에서 약 10억1천6백만원으로 증가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증가한 내역을 살펴보면, 행정홍보사업비(2억2천->2억7천), 방송 스팟홍보(1억->1억2천), 간행물구독(1천8백->2천2백), 주요시책 홍보(6천->7천6백), 뉴미디어 기획홍보(2천->5천5백), 서울도심 전광판 광고(1억5백->1억3천4백) 등이다.

시정홍보비 추가 편성은 교육브랜드 선정과 관련된 광고 비용 증가와 곽 시장 골프물의 언론보도를 막기 위한 언론 관리 비용의 발생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4월에 교육도시 대표브랜드 선정 홍보 현수막 49개를 제작하면서 약 3백6십만원, 5월에 혁신교육 홍보 동영상 제작에 약 5백5십만원을 지출했다.

한 마디로 피해는 시민들이 보게 되고, 잇속은 광고를 따내는 상업 언론과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들이 챙기는 시스템이 브랜드 대상 사업이다.

올해 오산시가 교육도시 부문 대상을 받은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의 경우 기업체 브랜드 38개, 지방자치단체 브랜드 26개, 공공기관 브랜드 2개 등 총 66개나 됐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오산시와 함께 대상을 수여한 자치단체를 살펴보면 ‘기업하기 좋은 도시 충주시’, ‘자연치유도시 제천시’, ‘일자리 창출도시 남양주시’, ‘레저관광도시 해남’, ‘기업애로지원 및 복지지원정책 경기도’ 등이 있다.

과연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받은 이들이 모두 객관적으로 해당부문 대한민국 최고 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동안 각 언론사에서 몇 년에 걸쳐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라고 평가한 제품들은 최소 수백가지 이상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대한민국 최고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오산시는 또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고 주장한다.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선정위원회 주관하에 2월 13일~27일까지 15일간 주최 3사(iMBC, 동아닷컴, 한경닷컴) 인터넷 회원 및 대한민국 16세 이상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터넷 소비자 조사 방식을 통해 결정됐다.

단기간에 걸친 인터넷 소비자 조사를 통한 브랜드 대상 결정 방식은 수상자 선정의 허술함을 보여준다. 집단적인 개입으로 수상자 선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수상자 선정의 맹점을 간파했는지 오산시는 네차례에 걸쳐 시 공무원 전원에게 ‘201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선정 소비자 참여를 독려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메일은 교육관련 부서 담당자에 의해 2월 14일, 18일, 20일, 25일 네차례에 걸쳐 보내졌다.

가족과 지인, 관련 단체에까지 인터넷 소비자 조사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는 글과 함께 해당사이트에 들어가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도시’란에 오산시를 클릭하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소개했다.

가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브랜드 상이라는 주최 측과 오산시 주장의 허구는 이렇게 일부 드러났다.

오산 혁신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

2011년 2월 경기도교육청이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한 이후 오산시는 해마다 엄청난 예산을 혁신교육을 위해 투자해 왔다.

작년 약 13억8천만원의 교육청 예산과 약 33억5천만원의 시 예산, 올해 약 13억6천만원의 교육청 예산과 약 30억8천만원의 시 예산이 투입됐다. 그러나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오산 혁신교육의 성과는 빈약하다.

좁은 지역적 특징을 이용하여 만들어 낸 ‘시민참여학교’와 일부 학부모들만 혜택받는 ‘학부모스터디’만이 그나마 눈에 보이는 성과이다.

막대한 예산 투여에도 내놓을 만한 성과가 부족하다 보니 혁신교육과 일부 연관성이 있든, 무관하게 진행된 사업이든 오산에서는 모두 혁신교육의 성과로 포장된다.

런앤런, 전국 최초 초등 3학년 무료 수영 강습, 오페라 공연팀, 하이리그, 미군 영어교육, 오산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문화 사업, 도서관 건립, 보육지원 등이 모두 혁신교육으로 둔갑한다.

이러한 얄팍한 접근은 오히려 공교육, 학교현장, 수업시간 등 본질적인 부문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추진해야 하는 혁신교육의 문제의식을 약화시킨다.

이와 관련 김석권 전교조 오산화성지회 지회장은 얼마전 “혁신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장의 혁신 리더십과 준비된 교사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오산의 정치인들은 이러한 여건을 갖추는데 관심이 없고, 4년 안에 성과를 내기 위해서 많은 예산을 투여하면서 위에서 내려꽂기 식으로만 사업을 진행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김 지회장은 “오산 혁신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일정에 교육을 꿰맞춘다는 것”이라고 핵심을 말했다.

오산 혁신교육은 그동안 혁신교육센터 설립 및 인선, 혁신학교 선정 및 예산 분배, 보여주기식 사업 등 대부분에서 정치적 논란을 낳았다.

혁신교육의 전도사로 자임하는 곽 시장은 더이상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면서 오산 혁신교육을 위기로 몰아넣어선 안 된다.

선정 과정에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마케팅 차원의 상술로 일부 언론들이 수여하는 교육브랜드 대상 수상에 대해 전국에 오산을 대한민국 대표 교육도시로 홍보하는 건 낯뜨거운 일이다.

곽 시장 집권 3년 동안 공교육, 학교 현장이 별반 달라진 것도 없는데 교육불모지 오산이 갑자기 대한민국 대표 교육도시로 둔갑하는건 너무 심한 과장이다.

곽 시장과 오산시가 진정으로 오산 혁신교육을 생각한다면 지역 실정도 제대로 모르는 일부 상업언론이 수여한 교육브랜드 대상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지금 곽 시장이 해야 할 일은 오산 혁신교육에 대한 과장과 불필요한 과잉 홍보가 아니라 혁신교육지구가 해제되고 정권이 바뀌어도 혁신교육이 연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토대를 튼튼히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곽 시장은 좀더 개방적이고 진지하게 각계각층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오산 혁신교육의 현황과 문제점, 해결방법,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대화하면서 해법을 찾고 실천해야 한다.

보도자료 뿌리고 막대한 혈세 낭비하며 광고 안 해도 곽 시장이 공교육 정상화와 학교 현장 개혁에서 성과를 내면 오산 혁신교육은 저절로 전국에 홍보되고 곽 시장은 정치적인 업적을 인정받는다.

곽 시장은 혁신교육 관련 성과를 자화자찬 하기 전에 먼저 귀를 열고 오산 혁신교육에 대한 지역민들의 여론과 쓴소리부터 제대로 듣기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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