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8월 ㈜SM엔터테인먼트, 경기도는 K-pop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산시

지난 6월 사업 제안자인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사가 오산시에 사업 취하서를 제출하고 7월 2일 시로부터 사업 취하 통보를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검찰의 전두환 씨 비자금 수사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 역시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다.

오산시는 지난 2011년 8월 ㈜SM엔터테인먼트, 경기도와 함께 오산시 양산동 일원 전두환 일가 땅이 포함된 18만5천㎡에 K-pop 스타 양성소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SM 측은 다양한 국가 출신의 예비스타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K-POP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이를 위해 시행사인 양백개발은 양산동과 지곶동 일원 107만4445㎡를 공동주택과 상업지역으로 개발하는 ‘세마지구단위계획서’를 오산시에 제출했다.

만약 계획대로 순로롭게 사업이 진행되었다면 양백개발·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사와 ㈜SM 측은 개발로 인한 부동산 가치의 상승으로 투자한 돈의 수십배 이상의 엄청난 돈을 벌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한 그동안 오산의 정치인들이 서울대병원 유치를 선거에 이용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K 팝 관련 정치인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이 사안을 이용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한류의 전진기지, 문화도시로의 도약이라는 화려한 포장 뒤에는 이러한 경제적, 정치적 이해관계가 숨어 있다.

그러나 K-POP 국제학교 설립 계획은 해당 지역이 독산성과 세마대지 문화재 원형보존구역(500m이내)에 포함돼 문화재청이 문화재 현상변경을 불허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들은 설상가상으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다. 국제학교 설립에 대한 경기도 교육청의 부정적인 입장이 그것이다.

(주)SM 측이 추진했던 국제학교 설립과 관련한 본지 기자의 질문에 경기도 교육청 담당자는 “외국인 청소년들도 입학할 수 있는 대안학교 형태의 국제학교를 SM 측이 문의했었다. 그러나 대안학교의 본래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답변을 해 줬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사는 지난 6월 오산시에 ‘세마지구단위계획사업’ 제안서를 취하하게 된다. 변화된 환경에 맞게 계획을 변경하고 수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화재 원형보존구역으로 인한 개발 면적이 줄어드는데 이어 국제학교마저 어려워지면서 K-POP 사업 추진 주체 측은 개발로 인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K-POP 국제학교의 설립이 난항에 부딪힌 상황에서 K-POP 국제학교 등 사업부지에 ‘전두환 일가 땅’이 일부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K-POP 관련 추진 계획은 또 다시 결정타를 맞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전두환 씨의 비자금을 수사중인 검찰이 세마지구 개발부지 내 차남 재용 씨 소유 양산동 임야 95여만㎡를 압류, 법정 소송이 예상된다고 한다.

도시과 담당 공무원은 “전두환 일가 땅의 일부가 K-POP 개발 관련 부지에 속해 있었으나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사로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흐름으로 볼때 K 팝 국제학교의 성사는 불투명하게 됐고, K 팝 관련 전반적인 사업 역시 당분간은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지역사회는 한류 전진기지, 지역문화 발전으로 화려하게 포장된 K-POP 관련 사업의 허상과 욕망에 대해서 차분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두환 일가 땅 추문과 연관되어 있는 K-POP 국제학교 및 지구단위 개발 추진 시도는 자본의 탐욕,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정치이용 욕구, 지역사회의 개발 욕망 등이 뒤엉켜져 있다.

현재의 K-POP을 둘러싼 경고신호가 의미하는 바에 대한 지역 사회의 성찰이 필요하다.

오산에서의 K-POP 성공가능성은 미지수. 면밀한 검토 필요

오산에서의 K-POP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K-POP이 지속적으로 생명력을 발휘하면서 세계속으로 더욱 확산될 지, 가요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지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 없다.

한류가 더욱 확산된다 하더라도 K-POP의 기세가 꺽이고 영화나 드라마, 음식, 아니면 문학이나 다른 분야로 세계인의 관심이 이동될 수도 있다.

주변에 K-POP과 함께 할 수 있는 연관 대학이 없어 산학협력도 어렵고, 프로덕션이나 무대 등 기본 환경도 없고, 서울이나 여타 대도시의 문화나 방송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오산에서 SM 하나 갖고 K-POP 전진기지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더구나 시는 K-POP 관련 지역 발전이나 K-POP과 연관하여 지역 문화예술을 부흥시키려는 제대로 된 계획도 없는 상태이다.

SM과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사 자본의 개발 계획에 문제의식이나 준비도 없이 따라가기만 하는 현재와 같은 식이라면 K-POP 전진기지나 지역 발전, 문화예술의 부흥은 어림도 없다.

K-POP 개발을 추진하려고 하는 구역은 독산성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사회의 보고이다.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지역의 문화 환경 자산을 K-POP 추진 자본에게 일방적으로 사업계획을 맡겨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되도록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지역사회는 고민해야 한다.

오산의 경우 이미 K-POP 전진기지와 유사한 영어마을이나 서울대병원 추진에서 장밋빛 환상을 쫓다 실패하고 많은 후유증을 겪은 사례가 있다.

K-POP이 성공하여 지역사회 발전과 문화의 부흥을 일으킬지, 실패로 끝나 또 다시 지역사회에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K-POP 전진기지 사업이 성공하면 자본이나 관련 정치인은 엄청난 이익을 챙기겠지만 실패할 경우 그 결과가 지역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상상 이상이 될 것이다.

예컨대 K-POP 사업이 부진하게 되면 해당지역에 조성된 공동주택과 상업지역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고 끊임없이 지역사회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우리는 냉정하게 판단하고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K-POP의 미래가 어떠할 지, 오산의 K-POP 전진기지 구축은 성공할 수 있을지, K-POP 진행을 개발이익에만 관심이 가 있을 자본의 일방적인 계획에만 맡겨두어야 하는 것인지, 문화도시·삶의 질 향상을 위해 K-POP 대중문화의 무분별한 수용을 넘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지역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너무 많다.

무엇보다 고민이나 준비도 없이 K-POP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하려는 정치인을 경계하는 것이 서울대병원, 영어마을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이다.

조백현 발행인  mail@newstow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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