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년에 출판기념회를 두 번씩이나 개최한 곽상욱 시장. ⓒ오산시

그런데 롯데마트 사거리, 전통시장, 공설 운동장 사거리 등에 내걸렸던 정체불명의 불법 현수막들이 상당수 사라졌다.

시장의 부도덕한 출판기념회와 공무원의 공금횡령 등 오산시의 부끄러운 추문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자취를 감춘 것이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여기에 해당되는 것일까?

곽상욱 시장은 8일 오후 약 2시간 동안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자신의 세 번째 저서 ‘시민이 힘이다’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지난해 5월 1일 ‘학교 밖 학교, 대표 교육도시 오산 이야기’ 출판기념회 이후 몇 달이 안돼 또다시 출판기념회를 연 것이다.

시장 직을 수행하면서 전문 저술가도 쉽지 않은 일 년에 두 권의 책을 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누구나 대필을 의심하지만 곽 시장은 출판기념회에서 자신이 직접 썼다며 자랑했다.

곽 시장의 출판 기념회에는 얼마전 퇴직한 국장 및 현직 간부들과 일반 공무원들로 넘쳐났다. 곽 시장이 임명한 시 산하 사회단체 간부들도 총 출동했다. 현역 시장이면서 재선이 가능한 곽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약 1200여 명의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한 공무원은 “승진에 목매는 공무원들은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나가지 않을 수 없다. 자발적인 참여자도 많겠지만 출판기념회 참석자 중 상당수는 시장에 대한 일종의 눈도장 찍기라고 보면 된다”라고 밝혔다.

책에 나오는 사진이나 내용이 오산시 차원에서 지원한 흔적이 넘쳐나는데, 이런 부도덕한 짓을 해도 되는건지 곽 시장에게 묻고 싶다.

출판기념회는 김현욱 전 KBS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국악 실내악단 비상’과 ‘오산 실버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되는 등 화려했다. 책 발간과 행사 비용에 최소 수천만원대가 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곽 시장은 두 번의 출판기념회에 거의 억대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됨에도 왜 출판기념회를 열었을까?

구태의연한 세 과시나 줄 세우기, 수상한 정치자금 마련의 통로로 변질된 정치인의 출판기념회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곽 시장은 여기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한 시의원은 “한 권의 책값은 2만원에서 수십만원, 수백만원까지 정해진 액수가 없다. 그 이상일 수도 있다. 정확한 전체 책값의 수익은 출판기념회 개최 정치인만 알 수 있다. 돈이 담긴 통은 봉해서 혼자만 보게 된다”면서 “현역 시장의 경우 아마 수억 원의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책을 구입하는 이러한 수상한 출판기념회에 대해 곽 시장이 입에 달고 다녔던 오산시의 주인인 시민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낄 듯하다.

곽 시장이 글 쓰고 책 내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오산 시민들은 이번에 알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 부담 주면서 몇 달만에 두 번이나 출판기념회 여는 부적절한 행동은 자치단체장으로서 자제했어야 마땅했다.

청렴도시 오산을 먹칠하는 자치단체장에 이어 이번엔 공무원이 1억5천만원을 횡령하곤 잠적하는 일이 발생했다.

오산시와 화성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시 차량등록사업소 회계·서무를 담당한 A 씨는 자체 감사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9일 편지를 가족에게 남기고 사라졌다.

선거를 앞두고 전전긍긍하던 오산시는 결국 14일 차량등록사업소 소속 7급 공무원 A 씨(40세)를 공금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 씨는 1년 반동안 지출결의서를 위조해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오산시의 자체 관리, 감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청백-e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자기진단제도, 공직윤리 관리 시스템으로 구성된 ‘오산시 자율적 내부통제 시스템’으로 ‘청렴한 오산시’를 구현했다고 홍보하던 시가 이번 사태에 어떠한 답변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여름, 곽 시장이 3월 29일(금) 연가를 내고 30일(토)까지 1박2일로 오산시 체육회에서 주관한 임원 단합대회(골프모임)에 참석하면서 관용차량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은 ‘공무원 행동 강령 제13조(공용물의 사적 사용․수익의 금지)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힌바 있다.

당시 곽 시장의 부적절한 처신은 공중파 방송과 일간지에 전국적으로 보도되면서 지역민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또다시 오산시가 공직비리 사전 예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비리 공무원 문제가 공중파를 비롯 전국으로 퍼져나가면서 오산은 망신살이 뻗쳤다.

비상시국 골프물의에 이어 잇따른 수상한 출판기념회 개최 등 도덕 불감증에 빠진 자치단체장 밑에서 공무원이 어떻게 청렴할 수 있겠는가. 오산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외부에서 수여하는 청렴도시 ‘상’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 최근의 잇따른 추문에서 확인됐다.

곽상욱 시장과 오산시는 잇따른 비리와 물의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민선 5기 집행부 남은 임기동안 더 이상 시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을 하지 말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