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펜타빌리지 조감도. 협약으로 수만명 서민들의 삶이 위기에 처했다. ⓒ오산시

오산의 법이라고 할 수 있는 조례를 무시하고 의회와의 논의 및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맺은 협약은 유효성도, 정당성도 없다.

서울대병원, SM 타운 국제학교에서 상대방의 약속 불이행으로 MOU가 무산됐듯이, MOU는 법적 강제력이 없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을 땐 지켜지지 못할 수도 있다.

박동우, 박신원, 이권재 등 여야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시장 예비후보들은 임기말 곽 시장 측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맺은 졸속 MOU에 대해 백지화할 것과 차기 집행부로 처리를 넘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산은 이미 롯데마트, E마트, 홈플러스 등의 재벌 대형마트와 진로마트, 농민마트 등의 중형마트 외에 수십 개의 마트 등 쇼핑마트 포화상태이다.

큰 규모로 지역개발을 할 경우 부를 창출할 수 있고 지역 경제에 선순환을 주는 제조업, IT(정보기술)·BT(생명공학기술)·CT(문화산업기술)·디자인 등 첨단 산업, 연구소 등을 유치해야지, 지역의 부를 서민에게서 재벌로 이전시키는 소비성 유통업체를 유치하면 안 된다.

이번에 대형마트 몇 개 규모의 펜타빌리지 복합쇼핑몰 추진 협약을 맺은 건 곽 시장 측이 얼마나 경제에 무지하고 골목상권과 서민에 대한 고민이나 배려가 없는지를 잘 보여준다.

부산동 시외곽에 약 4만 평의 부지에 세워질 펜타빌리지 계획은 전통시장뿐만 아니라 운암, 궐동 상가, 골목골목의 상권을 초토화시킬 우려가 높다. 업종도 △쇼핑몰 △아울렛 △시네마 △문화센터 △키즈 테마파크 등 거의 대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전방위적인 지역 경제의 타격이 예상된다.

상인과 가족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건물주들도 상권 몰락으로 인한 임대료 하락, 재산 가치 하락의 손실이 우려된다.

빈 건물이 늘어나 지역의 흉물로 남게 되고, 서민들이 거리로 나앉게 되면 치안 불안, 민심이 흉흉해면서 공동체가 파괴된다. 오산시는 재정 수입 하락, 복지와 도시 관리 비용의 증가로 재정 압박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지역의 부가 재벌로, 중앙으로 유출되면서 지역에 돈이 돌지 않고 지역 경제는 자립 기반, 선순환의 경제시스템이 무너지게 된다.

오산시가 주장하는 약 2천 명의 비정규직 위주의 고용 창출과 취득세 110억원(도세), 재산세 15억원(시세) 등의 세수 창출, 롯데 재벌로 이익이 귀속될 일부 외부 쇼핑 관광 인구의 유입과는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역 상권과 연결돼 있는 최소 수만명의 서민들 생존권이 경각에 달려 있다.

이렇듯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지역 경제의 몰락, 지역 공동체 파괴를 가져올 수 있는 엄청난 일을 롯데와 경기도가 추진한다고 준비도 없이 덜컥 졸속 참여하는 행정이어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곽 시장 측은 사전에 시민의 대표기관이라 할 수 있는 의회와 전혀 협의 및 심의 과정이 없었다.

최웅수 오산시의회 의장은 “사전에 롯데 복합쇼핑몰에 대해 전혀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의회에 보고도 안 했다”면서 “협약식 당일에 부르지도 않았다. 어떻게 소수가 이런 일을 음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느냐”라면서 분개했다.

부시장도 관련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고 뒤늦게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 시장 측은 심지어 자신이 속해있던 민주당 오산시 지역위원회에서의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주요 관계자가 “롯데 협약식 건은 안민석 의원과 민주당 누구와도 상의된 적 없는 곽 시장 측 독자적 판단으로 추진된 것”이라면서 “우리도 지금 너무 당황스럽다. 맨붕상태다”라고 본지에 몇 번이나 강조했을 정도이다.

시 내부 공식 논의도, 의회와의 협의도,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도 논의가 없었으니 당연히 그 흔한 시민공청회 등의 형식적인 의견수렴 절차조차 밟지 않았다. 곽 시장 측의 오만함이 도를 넘었다.

곽 시장, 떳떳하다면 당장 시장직 내려놓고 정치적 심판받길

특히 곽 시장 측근이 “투자협약서를 체결한 뒤, 교통 영향과 지역상권 영향 조사, 지역 중소상인 상생협의회 구성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건 이들이 얼마나 안일하고 졸속으로 행정을 펴는 무책임한 집단인지를 잘 보여준다.

한술 더 떠 지역의 여론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이들은 복합쇼핑몰을 명품아울렛으로 대체하며 거짓말로 시민들을 우롱하고 여론조작 중이다. 복합쇼핑몰로 표현한 경기도의 보도자료와 모든 언론들의 기사까지 오보로 몰아가니 이들에게 양심과 도덕이 있는지조차 의심이다.

얼마전 항의차 시장을 면담하러 간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질문의 요지와 동떨어진 시장의 답변과 자기 머리에 고정시켜 놓은 괘변을 듣고 와선 “이게 독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협약 건은 곽 시장 측이 임기말 자신들의 재선과 자리보전을 위해 수많은 시민들의 삶과 목숨을 인질로 삼았다고 봐야 한다.

입만 열면 그들이 떠들어댄 ‘시민이 주인입니다’, ‘열린행정 투명행정’이란 주장이 단지 시민들을 속이기 위한 정치적 구호였다는 것이 이번 협약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지역 정가는 초라한 집권의 성과로 재선에 빨간 불이 켜진 현실이 곽 시장 측을 조급하게 만들어 이번 펜타빌리지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분석한다.

곽 시장 측은 임기 동안 무엇 하나 제대로 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시민들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엔 너무 무능력하고 흥청망청 축제와 행사만 열었다.

연이은 시장의 수상한 출판기념회와 곽 시장 부하 직원들의 억대 횡령과 근무 시간 경륜 도박, 비상시국 골프물의 보도를 막기 위한 언론에 혈세 퍼주기,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부당 해고하고 그 자리에 친구를 심기위해 수억원의 혈세낭비 등으로 청렴도시는 파탄났다.

공무원 동원하고 수천만 원의 광고로 따낸 교육도시 수상, 성과가 전혀 없이 뷰티축제로 혈세만 낭비한 뷰티도시 슬로건도 공허하다. 가장 산업단지는 텅텅 비어있다.

곽 시장 측이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건 투표에 의해 당선됐다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도 없이 함부로 수만명의 시민들 삶을 파탄 낼 권한까지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위정자가 시민의 삶을 함부로 위협하고 파괴하면 시민은 불복종하고 저항할 권리가 있다.

서구의 사회계약설이나 동양의 민본사상이 그렇고, 현대의 보수적인 법조차 주민소환제로 이를 인정한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표를 얻고자 하더라도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절대 해선 안되는 일이 있다.

대중의 삶을 위협하고 민주주의적 절차를 무시하면 독재자들이 어떠한 비참한 결과를 맞게 되는지 보여주는 국내외 역사적 사례가 많다.

곽 시장은 자신이 한 짓이 떳떳하다면 비겁하게 관 조직과 시장 프리미엄을 이용하여 재벌의 복합쇼핑몰 추진 여론몰이를 하지 말고 당장 시장직을 내려놓고 예비후보자로 정치적 심판을 받길 바란다.

자신의 행위가 내용적, 법적, 절차적으로 타당했는지 권력을 내려놓고 맨몸으로 시민들의 생생한 여론을 들어보라.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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