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4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역 사회를 책임질 제대로 된 정치인을 선출해야 한다. ⓒ오산시

선거는 민주주의의 상징적인 제도로 흔히 말하지만 실제는 거짓이 진실을 이기고 악들의 경쟁이 진행되는 위험한 속성도 가지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면 모든 것이 면죄부가 되고 잘못된 정책을 추진할 명분도 얻게 된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지만 현실은 감정적이고 사리분별없고 맹목적인 인간이 상당히 많다. 유권자들은 조그만 이해관계와 정치인의 이미지에 너무도 쉽게 넘어간다.

투표 참여가 민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라는 것은 식상한 말이다. 투표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 투표할 경우 4년 동안 권력을 휘두르면서 군림하고 패악질할 지도자가 탄생한다. 앞에선 양의 탈을 쓰고 뒤에선 늑대의 짓을 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정치인과 주변 사람들, 이들과 유착된 언론, 관 중심의 타락한 지방자치에서 4년에 한번 유권자가 유일하게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는 기회이다.

공익적 관점, 지역 공동체의 올바른 발전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 비합리성, 사리사욕, 연줄로 끼리끼리 다 해 먹는다는 오산의 행정과 정치의 분위기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가 상당히 중요한 선거 국면을 만들었다. 세월호의 아픔과 현재의 정국 흐름에 여야 누구나 안전을 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방선거 투표의 요체는 지역의 참된 일꾼을 뽑는 것이다.

지난 4년 동안 전임 집행부가 제대로 행정을 했는지, 지역민의 삶이 개선되었는지가 투표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혁신교육, 뷰티도시, 가장산업단지 및 전통시장·운암·궐동 등의 지역 경제, 서울대병원 유치 무산과 부지 활용 방안, 남촌동·구궐동 등 구도심 정비 등 지역 현안 문제에 대한 평가와 대안 등이 중요하게 검토됐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6.4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역의 어떠한 정치인도 이와 관련된 제대로 된 목소리나 진지한 접근이 없었다. 시정과 의회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이나 이들에게 대리로 행정을 맡길 지역민이나 서로 문제의식조차 없다.

아쉬운 대목으로, 현재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수준이다.

후보자들이 내건 공약은 이후 지역 사회의 모습을 결정한다.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공약이 현실 타당성이 있는 것인지, 공약이 실현됐을 경우 어떤 결과를 야기할지 고민해야 한다.

차라리 내걸지 말았어야 할 나쁜 공약이 많다. 유권자를 얕잡아보고 나쁜 개발 공약으로 표를 얻고자 함부로 내건 것들이다. 정치인들은 표를 위해선 지역을 망가뜨리는 일들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사람들이다.

쟁점이 형성된 부분에 대한 판단도 필요하다.

대규모 관권 부정선거 의혹, 지역 유통업을 위협할 펜타빌리지와 세마 전통시장에 대한 판단,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독산성과 오산천 환경파괴 우려, 경선에 불복하고 지역 정치의 페어플레이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 등에 대한 유권자의 냉정한 심판이 필요하다.

투표를 잘못하면 4년 동안 지역민들의 삶은 암흑에 빠진다.

시장을 잘못 뽑으면 혈세가 지역민들 삶의 질 개선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만 쓰이게 된다. 나쁜 시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통받는 지역민들의 민원을 해결하는데 혈세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지세력 만드는 곳에 주로 투자한다. 공직사회를 사기업화해서 공무원들이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가신, 몸종 노릇을 하게 만든다.

시의원을 잘못 뽑게 되면 시 예산을 제대로 심의하고 행정을 감시·견제하기 보단 놀고먹으면서 혈세만 축내고 정치싸움만 하게 된다. 시민을 위해서 의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치인의 행동대장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행정과 의회, 특정 정당이 야합하고, 시민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정치활동을 할 가능성도 높다.

도의원, 경기도지사, 교육감 등 선출직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의 이치이다.

지방자치는 시민이 깨어있지 않으면, 선거에서 제대로 평가하고 한표의 무서움을 보여주지 않으면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일반 시민들이 정치인들의 살아온 과정과 철학, 비전과 실력에 대해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데 선거의 맹점이 있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이미지, 보여주기식 활동만 할 뿐이고, 지역민들의 잘못된 욕망에 입각한 공약과 주장으로 유권자들을 유혹한다.

선거가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올바른 지역 발전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역의 경우가 될 수도 있는 이유이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라도 관심을 갖고 지역의 정보를 파악하고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 여론을 들어보길 권한다.

많은 지역민들의 원성을 사온 지역 여당의 10년 독재를 심판할 것인지, 세월호 국면에서 상징적으로 드러난 이명박 박근혜 집권 여당의 부패와 무능을 심판할 것인지 판단하길 바란다.

또한 각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이 건전한지, 살아온 과정을 봤을 때 신뢰할만한 인물인지 심사숙고해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

당신의 한 표가 4년의 지역사회 운명을 결정한다.

조백현 발행인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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