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산성 문화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산시

우리는 올 한해 오산시의 행정을 평가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두 개의 과감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외부 관광객 창출 없이 혈세만 쏟아 붇는 축제를 없애자.

둘째, 광고 시설도 없는 특정 언론에 시 예산 퍼부어주며 권언유착 의혹 낳는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를 없애자.

이 두 가지는 내부 역량과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 집행부와 지역 사회가 결단만 하면 된다.

막대한 혈세 낭비를 없애고 그 예산을 지역사회 발전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 몇 배의 생산적 가치가 창출된다.

그동안 오산시는 뷰티축제에 해마다 약 5억원, 독산성 문화축제에 약 3억원 가량의 예산을 써왔다.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에는 지하철 광고비까지 포함하면 약 2억원 가량의 혈세가 투입됐다.

외부 관광객의 창출도 거의 없는데 문화재단 순수 축제 홍보비만 수천만원, 시 차원의 홍보 예산까지 합하면 축제하면서 거의 홍보비로만 억대의 비용을 지출했다.

그동안 정신 나가도 한참 정신 나간 짓을 해 온 셈이다.

공공기관의 사업, 시민 혈세가 아니라 개인사업, 자신의 돈이라면 이렇게 낭비하진 않을 것이다.

축제와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만 하지 않는다면 해마다 약 5억~8억원 가량의 시 예산이 절약된다.

현재 오산은 문화 과잉 지역이다. 과거 문화 불모지 오명은 사라지고 몇 년 전 문화재단이 만들어 지면서 해마다 약 40억원의 예산을 투여하며 매주 고급 공연과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오산예총에서는 각 부문 예술 단체들이 해마다 종합예술제 행사를 개최한다. 동마다 축제를 열고, 예술 단체와 동호회들이, 또한 오산대 이벤트 학과 학생들이 1년 열두 달 문화 관련 행사를 쏟아낸다.

오산시민의 날과 독산성마라톤 대회, 정월대보름 행사, 마스터즈 수영대회와 각 문화 체육 단체들이 개최하는 행사들로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다.

이제 독산성 문화축제는 공연 위주보다 학술대회와 지역민의 삶과 역사에 대한 자료 발굴, 주민 자발적인 의식 행사, 독산성 복원 등에 대한 지원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

독산성 문화축제를 아예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 정립과 제대로 된 축제를 만들기 위한 조건 형성에 몇 년간 집중하자는 것이다.

향후 향토역사문화축제는 이러한 전제조건과 토대를 만들면서 독산성 복원 시기와 맞물려 재추진 여부를 판단하면 된다.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가 효과도 없고 효과 검증도 안 되는 불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은 오산시민이라면 이젠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그럼에도 해마다 2억원 가까운 돈이 몇 개의 특정 언론사들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 왜 광고시설도 없는 이들이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 수주를 받는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비는 곽 시장 집권 이후 크게 늘어났다. 언론이 요구하는 대로 다 내주었기 때문이다.

언론홍보비는 2011년 5억2천만원이었던 것이 곽 시장 집권 후 2014년 6억4천만원으로 1억원 이상 늘어났다.

한 언론사는 서울지역 광고로만 6천5백만원을 오산시로부터 받아간다. 다른 항목까지 합치면 억대의 언론홍보비를 오산시로부터 챙긴다.

언론에 퍼주는 예산이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권언유착, 여론 왜곡의 자양분 뿌리 역할을 한다.

혈세를 투여하고 지역을 망치는 이러한 역설의 모순을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

더는 시민들은 시 집행부가 말로만 시민을 위한 행정이라고 떠든다고 해서, 또는 행사장마다 찾아다니며 악수하고 사진 찍는다고 해서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축제와 서울지역 전광판 광고의 혈세 낭비 사업을 폐지하는 등의 진정성을 보여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앞에서 검토했듯이 오산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두 개의 사업만 폐지해도 연간 약 5억~8억원의 예산이 확보된다.

우리는 해마다 이 돈으로 지역 개발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청소년 회관을 확보할 수 있고, 지역아동센터 후원과 가난한 이웃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마음껏 ‘끼’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충분한 예산 지원과 문화예술 공연장을 지어 줄 수 있다. 인재를 키우기 위한 내실 있는 교육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곽상욱 시장과 시의회 의원들의 올바른 정신과 결단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이들이 언론 권력의 압박을 이겨낼 용기와 축제와 관련된 기존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물리칠 수 있느냐의 여부이다.

시 집행부가 재정이 어렵다고 시민에게 엄살을 떠는 건 이제 용납이 안 된다.

추운 겨울나기 힘든 어려운 이웃에게 시 예산이 부족하니 양해해 달라거나, 사회적 취약 계층에게 복지혜택을 늘려야 하는데 시 재정이 없으니 시민들이 나눔과 봉사정신을 발휘해 달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

자신들은 무분별한 축제와 특정 언론에 퍼주는 엉뚱한 짓 하면서 혈세를 펑펑 쓰고 시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건 파렴치한 짓이다.

재정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오산시가 불필요한 사업을 하면서 혈세 낭비를 해 온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시 집행부부터 정신 차리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모범을 보이면 시민들은 응원하며 자발적으로 시 행정에 동참할 것이다.

분열된 지역 공동체의 구성원을 하나로 모으는 건 간단하다. 지역의 지도자가 올바른 길을 가고 헌신하면 된다. 시민들이 사리분별을 못 할 바보가 아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또다시 아무런 교훈도 없이 내년에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다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혁신교육도시답게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 행정에서도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조백현 발행인  mail@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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