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31개 시`군중에 가장 규모가 큰 수원은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을 필두로 수원문화재단, 화성사업소, 체육회, 장학회, 청소년육성센터 등 생소한 기관의 장까지 모두 시장이 임명하고 있다. 심지어 수원농수산물 유통센터의 운영권자도 시장이 결정한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시장에게 줄을 서려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만 가고 선거철만 되면 승리가 확실한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온갖 백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후원회라는 이름으로 선거비용을 도와주기도 하며,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해주기도 한다. 문제는 선거이후다. 선거 이후 자신이 도와준 사람이 시장이 되었을 때 후원회와 자원봉사는 곧바로 논공행사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 선거 풍경이다.
이런 풍경에 대해 그저 나쁘다고만은 하지 않는다. 단체장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시정방향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시너지 효과가 난다면 나쁠 것이 없는 것이 승자독식이다. 좋은 예가 경기도의 연정이다.
그러나 임명권이 있다고 능력을 배제하거나 직무와 전혀 연관이 없는 이들을 산하단체와 관련이 있는 자리에 임명하는 문제와 다음 선거를 위한 조직구성에만 몰두해 업무상 관계없는 이들을 자리에 배치한다면 시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게 될뿐더러 오히려 망가지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작금의 오산시가 그런 나쁜 경우에 해당된다. 곽상욱 오산시장의 친구를 자리에 배정하기 위해 공채로 들어온 사람을 콕 찍어서 내보내려는 의도가 발각되었으며, 문화원 사업과 관계가 없는 수영연맹회장을 오산문화원장으로 앉히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해 비난을 받았다. 이하 사무국장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난해 곽상욱 시장과 관계있는 사람들이 선거개입을 했다는 혐의로 법원에 의해 모두 실형을 받았으면 자숙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자기사람 심기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근무 시간 중에 상습적으로 도박장을 드나들었다는 이유로 퇴출된 직원이 다시 채용되어 오산시 체육활성화를 위한 총괄 매니저로 복귀하고, 시장과 관련된 선거법 위반 혐의로 80만원 상당의 벌금형을 받은 사람이 오산시장의 정무실장으로 임명되어 생색을 내고 다니는 판국을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방자치의 의미를 퇴보시키는 자기사람 심기가 선거에는 필요할지 몰라도 시의 발전에는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수년간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동안 오산시의 발전은 더디게 진행되어 왔다. 인근 수원시와 화성시 그리고 평택시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는 동안 오산시가 발전하지 못한 것이 자기들만의 자리 나눠먹기에 의한 것인지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할 일이다. 지방자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지 결코 자리 나눠먹기를 통해 그들만의 아성을 견고히 하라는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기 바란다.
전경만 편집국장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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