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자를 나누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군대와 관계된 것이 있다. 한국에서는 신의 아들인 군 면제자와 서민의 아들인 군 입대자로 분류되기도 한다. 사회 통념 또는 우스갯소리로 하는 이야기 일 터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풍자한 적나라한 비판의식도 숨어 있다.

서류상으로만 본다면 황교안 후보자와 미국명 ‘스티브 유’로 불리는 유승준도 신의 아들에 속한다. 특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는 신의 아들 중에서도 91만분지 1의 기적을 보여준 신의 아들 중에 아들이다. ‘병적기록도 없고, 치료했다는 의사 소견도 없는 상태에서 ’만성담마진(만성 두드러기)‘이라는 휘귀질병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지, 최근에는 만성담마진 치료를 받았는지 궁금해 하고 있지만 모든 것은 비밀이다.

그에 비하면 유승준은 훨씬 나은 편이다. 수많은 고위층 또는 재벌가의 자제들이 외국국적 취득에 의한 병역면제를 받고 있다. 유승준도 그 중에 한 명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 밑에서 일하는 10여명의 고위층 자제도 현재 외국국적 취득에 의한 병역면제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도 94만분의 1정도의 기적은 보여주지 못했다.

신의 아들 중에 아들에 속하는 황 후보가 서민의 자녀들이 세운 국가의 분쟁을 조정하고 대통령 유고시에 나라를 지휘한다는 것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황 후보가 국민을 위한 후보가 아니라는 것은 이번 메르스 사태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메르스와 관련된 정부의 초등 대응 실패가 불러온 인명 손실과 그로 인한 경제 마비 그리고 국격 손실까지 따진다면 정부의 수장인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국회 청문회 당시 매르스 사태 대처에 대해 박 대통령이 잘했다고 발언한 것은 황 후보자가 권력의 시녀 일 수는 있어도 국민의 시녀가 아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나라의 총리직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병역을 회피했다는 이유 하나로 13년간 타국 땅에서 생활하며 최근 참회의 눈물을 보였건만 용서를 못해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의 남자라는 자격에 병역이 필 수 이기 때문이다.

황 총리후보자의 확실한 병역면제 사유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 황 후보자는 대한민국의 남자일 수 없다. 유승준의 경우와 같은 것이다. 60만 대군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으며, 또 이미 군을 제대한 대한민국 남자들은 군 문제와 관련해 깨끗한 한국의 아들이 총리직에 오르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황 후보는 대한민국의 총리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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