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망한 조선의 역사에서 꼭 배워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사색당파로 인해 국력이 기울었으며, 사색당파로 인해 피폐해진 백성들이 조선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정치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투쟁을 할 수는 있지만 그 투쟁의 이유가 국민을 위한 투쟁이 아니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라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조선의 열네 번째 왕이었던 선조는 왜군의 동향을 수상히 여겨 사람을 보내 염탐을 했다. 그러나 붕당정치에 빠진 신하들은 왜의 침략이 분명함에도 당리당략을 앞세워 왜의 침탈준비를 거짓으로 고했다. 그 결과 전쟁준비를 하지 못했던 조선은 7년에 걸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게 된다.

당시 일본군에 입었던 피해는 조선후기까지 이어져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복구하는 과정에서 가진 것이 없었던 평민들의 피해는 금방 복구될 수 있었지만 가진 것이 많았던 양반들은 잃은 만큼 다시 채우려는 욕심에 평민들에 대한 착취를 일삼았다. 이런 관행이 조선후기에 들에 극에 달하자 많은 평민들이 조선 국적을 버리고 도적이 되거나 노비가 되었다. 평민이 줄어들 만큼 조선의 재정상황은 열악해져 또 다시 일본에게 완벽하게 먹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그 상황까지 사색당파에 의한 계파정치는 멈추지 않았다. 조선의 왕들 또한 무능의 극을 달렸다. 계파정치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을 왕으로 옹립한 이들을 두둔하기 위한 정책을 펴기도 했으며, 계파정치의 수장들이 벌이고 있는 부패의 막장을 끊어내지 못하고 끝에는 일본국의 신하가 됐다. 한 나라가 어떻게 하면 보다 잘 망하는지 정확히 보여준 것이 사색당파다.

조선뿐이 아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도왔던 명나라는 후기에 들어서면서 붕당을 등에 업은 탐관오리와 환관정치가 은본위 화폐제도를 붕괴시켰다. 이 여파로 군대를 해산시켰다. 군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준 붕당의 피해는 곧바로 반역으로 이어졌다. 해산된 군대가 수도를 점령하고 다시 청나라의 군대가 북경을 넘어오면서 명나라를 굴복시켜나갔다. 이 과정에서 명나라 전복을 전격적으로 도와준 것은 명나라 백성이었던‘한족(漢族)’이었다. 굶주린 백성들이 명나라 정부를 뒤집어 업은 것이다. 많은 명나라 백성들이 청을 도운 것에는 이유가 있다. 정부가 백성을 보호하지 못하고 오히려 지배자집단들의 수탈을 방관하거나 대변해 주었기 때문에 명나라 백성들은 반정부를 선택했다.

지금 한국에서 정부가 국민들이 정부에 반기를 들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모양이지만 그것은 오판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고 있는 절대군주적 대통령과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서만 날뛰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향한 국민들의 돌팔매질은 결국 망국으로 가는 길인 것이다. 정부가 정작 힘들어 할 때 국민들이 대통령처럼‘아몰라’하는 판국이 언제 올지 모르는 비상시국이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뉴스타워  mail@newstower.co.kr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