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한국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비록 타의적이기는 했지만 근대화가 시작되었으며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의 야욕에 맞서 총과 칼을 든 사람들도 속출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가 길어질수록 일본에 맞서 싸우기보다 일본의 편에 서서 한국을 식민지화하는데 앞장선 이들도 많다. 그중에는 우리가 지금 부르는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라는 인물도 있다. 일찍 서양음악에 심취한 그는 일본 유학을 거쳐 유럽에서 작곡생활을 하면서 친일의 한 길을 걸어갔다. 일본 천황 앞에서 첼로연주를 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던 안익태의 친일은 일본이 만주를 침략해 괴뢰국을 세우는 과정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애국가의 작사가는 미상이라고 하지만 윤치호라는 설이 높다. 아직 명확하게 윤치호 작사라는 것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적국의 편에 서서 동족을 폄하하고 압살하려했던 친일의 대명사 윤치호와 관계된 것 자체가 불쾌하고 불행한 일이다. 나라의 국호조차 대국의 명을 받아 만들었을 정도로 자주성이 떨어졌던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어 나라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고취시키려했던 구한말의 역사는 자주성의 상실과 민족혼의 말살이라는 일본의 정책에 의해 철저하게 부서지고 망가졌었다. 또한 친일강점이 길어지면서 친일파들이 득세해 해방 후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여전히 친일파는 이 땅의 기득권으로 남아 있다는 오명은 이제 씻을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그럼에도 민족자존의 염원은 끊임없이 이어져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민족의 자존과 자주성 확립을 위한 시도는 해방 후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좌절의 고비를 마셨다. 반민족행위자 특별처벌법조차 무력화 되었으며,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친일인명사전이 만들어졌지만 불투명한 과거 속에 숨어든 친일의 잔당들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을 쥐고 친일청산을 명백하게 거부해 왔다. 해방 70년이 된 한국에서는 친일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일파들의 동상이 우상처럼 만들어져 한국 땅에서 존재하고, 그들의 아호를 딴 행사들이 곳곳에서 굿판을 벌이고 있다. 굿판을 벌이는 자들의 변명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북한의 침략을 막았다. 우리고장의 근대화를 위해 노력했다. 친일과 문학 또는 음악은 따로 분류해서 생각해야 한다. 공과 과는 구별하자”는 등 온갖 해괴한 논리를 내세워 친일의 역사를 지우고자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업적도 민족말살을 통한 국가소멸에 동참했다는 죄를 벗어날 수는 없다.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드골은 “이념은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의 다름이지만 친독은 민족에 대한 배반이자 국가소멸에 동조한 것이기에 죄가 무겁다”며 민족반역자에 대한 처벌을 엄하게 해 오늘날의 프랑스를 있게 했다. 현실을 인정해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지난날의 과오를 다 청산하기 힘들다고 한다면 그중에 할 수 있는 것은 해볼 용기와 시도가 필요하다. 애국가가 친일과 관계된 것이라면 과감하게 국가의 교체를 검토해 볼만 한 일이다. 애국가의 교체를 통해 친일파에게는 자중하라는 엄중한 경고를 보내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애국가를 통해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임을 각인시키고 한국인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널릴 알릴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친일청산을 위한 마지막 국가적 작업의 완성을 위해 애국가 교체 시도해볼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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