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북진을 외쳤던 이승만 정부와는 달리 북한은 남침을 위한 착실한 준비를 하고 1950년 6월25일 기습남침을 감행했다. 일요일 아침이었던 남한은 북한의 기습침공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기만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국군이 잘 싸워 북한괴뢰도당을 물리치고 있다”며 대국민 기만을 하고 홀로 남하했다.

북한의 거침없는 진격이 한강을 넘어 오산에 이르렀을 때 북한군은 미군과 처음 조우하게 된다. 북한군이 만난 사람들은 미8군 제24사단 21연대와 제52포병대대를 주축으로 한 ‘찰스 스미스’ 부대원들 이었다.

첫 조우에서 찰스스미스 부대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T-34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에게 미군은 부대원 504명 중 보병 150명과 포병 31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는 피해를 입고 퇴각했다. 6`25전사에 기록된 이 전투의 이름은 ‘죽미령 전투’다. 이후 미군은 본격적으로 남북전쟁에 참가하게 되며 수많은 유엔군들이 죽미령 전투를 계기로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전후 반세기가 지나 죽미령 전투가 있었던 지역에 평화공원을 조성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세계평화를 함께 기원해보자는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의 결의안 통과는 당연한 것이며 누가 보아도 좋은 의도이다. 그러나 좋은 의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직위를 나눠먹기 위해 사용되지 않을까 하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지난 10년간 오산시에서는 좋은 의도로 시작된 시업들이 직위 나눠먹기로 끝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오산시의 직위 나눠먹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지난 6`4지방선거와 관련해 잡음을 일으켰던 한 여성이 오산문화공장의 직원으로 취직됐으며, 모 국장의 아들 또한 문화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우려가 우려로만 끝나지 않은 것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최근까지 오산의 직위 나눠먹기는 오산시에 단 한 명만 있는 국회의원과 관련이 있어 왔다.

덕분에 평화공원을 만들자는 취지가 곡해되고 있는 것이다. 안민석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하지만 이후 만들어질 추진단의 구성과 방향이 지금까지 보여 왔던 안민석 국회의원의 행태와 관련 있다면 또 다른 직위 나눠먹기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세계 여러 나라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름 모를 나라에서 목숨을 잃어갔던 참혹한 전쟁의 첫 전투지에 만들어질 평화공원은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자는 인류의 의지로 만들어지는 희망의 노래이며 염원이다.

우리가 세계인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하는 평화공원은 희망과 용기 그리고 반전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결코 이곳에 직위 나눠먹기의 추악한 그림자와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한 아집과 술수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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