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내려가 축사를 하거나 행사를 진행하는 일이 잦아진 요즘이다. 다음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일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모습은 정당한 현역의원의 권리이다. 현역의원들의 권리는 당연히 정치신인보다는 많다. 행사에 초대받아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권리에서부터 의정보고서를 통해 자기자랑을 공개적으로 할 수도 있다. 모두 법에 위반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권리로도 부족했는지 행사장 한편에 부스나 데스크를 마련해 놓고 자신의 의정보고서나 명함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특히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대신해 명함과 의정보고서를 돌렸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비일비재 하다. 최근 수원에서 교육감 선거제도의 개편에 대한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에서 모 국회의원의 명함이 무더기로 뿌려졌다. 명함의 주인은 세미나에 참석했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명함이 행사장 입구에서 커피와 함께 뿌려지고 있는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할 일이다. 또 오산에서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소통과 공감을 위한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에서 교육청이 만든 자료집에 특정 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가 삽지되어 출입자들에게 나뉘어졌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 관권선거 또는 사전선거법 위반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교육청 출입기자들이 사전선거법 위반 같다는 지적을 하자 부랴부랴 자료집에서 의정보고서를 분리하는 등 작은 소동이 있었다. 교육청 자료에 어떻게 의정보고서가 삽지 되었는지 경위를 파악 중에 있다고 하지만 그 이전에 이런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의 도덕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정치신인들에게 선거는 기울어진 판위에서 싸우는 것처럼 불리함이 많다. 그런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사람들이 앞서가면서 반칙을 일삼고 있다면 결코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없다. 앞서가는 자 일수록 공정한 게임을 생각해야 한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불공정 게임에 앞장선 사람이 정작 국회의원이 되면 얼마나 많은 불공정한 법률이 제정될 것인지는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이미 불공정사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한국의 사회구조에 불공정을 추가할 용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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