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태양빛은 뜨겁다. 여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유월, 도로위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한쪽을 응시하는 눈들은 많았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들이 또 군부를 이용해 정권을 잡았던 시절의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돌과 쇠파이프는 불공정한 공권력에 대항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어수단이었다. 쇠파이프는 한 동안 오월과 유월에 시민들과 함께 있었다. 쇠파이프를 손에 들고 일어선 시민들은 혁명을 원했다. 그리고 싸웠다. 그러는 사이 많은 생목숨들이 세상을 떠났다. 80년 5월이 그러했고 87년이 또 그러했다. 시민들이 원했던 완전한 혁명은 오지 못했지만 87년 6월 미완의 혁명은 성공했다. 군부독재 정권은 대통령 직선제를 마지못해 인정했다. 87년 미완의 혁명이후 3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느닷없이 여당 대표의 입에서 “쇠파이프를 든 강성노조 때문에 우리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발언이 나왔다. 지금의 여당 대표가 몸담고 있는 새누리당의 전신은 한나라당이고 한나라당의 전신이 민자당이며 민자당은 민정당으로부터 출발한 정당이라는 것을 모르고 한 소리는 아닐진대 말이다. 시민들의 시체를 밟고 만들어진 군부독재정권이 창조한 정당이 바로 민정당이다. 민정당과 민자당은 시민들의 쇠파이프에 부셔진 정당이다. 역사에 만일이 없다고 하지만 민정당이 없었다면 한국은 더욱 발전했을 것이다. 또 굳이 시민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정치를 똑바로 하지 못해 경제가 휘둘리고 불공정은 더욱 커져만 갔다. 여당 대표의 사위라는 신분 때문인지는 몰라도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고도 형량에 못 미치는 양형을 받고 검사는 항소도 하지 않는 불공전의 완성판 시대에 누구에게 핑계를 돌리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쇠파이프 경제론이다. 회사가 어려워질 때마다 임원진의 임금 삭감보다 노동자의 임금삭감이 필요하다며 언제나 자본가 편에 서서 세상을 해석하고 있는 여당 실세들이 다시금 노동자와 서민의 쇠파이프를 맞아봐야 정신을 차릴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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