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 ⓒ오산시의회

오산시에는 ‘혁신교육’이라는 타이틀을 달지 않았지만 진즉에 시작된 혁신교육이 있으니 바로 2008년 6월에 김규정 목사가 만든 고등학생 축구동아리 ‘하이리그’이다. 한 사람의 목사가 담배연기 자욱한 PC 방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과 그의 친구들을 위해 만든 ‘하이리그’는 학교에 다니든 안 다니든 오산의 청소년이면 참가할 수 있는 매우 건전한 스포츠 동아리이다. 하이리그의 성공으로 중학생을 위한 미들리그와 대학생들을 위한 유니리그까지 설립되었으니, 한 사람의 강한 의지와 추진력이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하이리그의 멤버들은 축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설립자인 목사님이 주도하는 학교공부와 텃밭농사 등에도 참여하며, 일신상의 상담까지 자유롭게 받는다. 하이리그에 속한 아이들에게 하이리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묻는 설문지를 읽어보면 아이들은 남아도는 에너지를 건전하게 스포츠에 쏟으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며칠전 오산시가 무려 1억이 넘는 국비를 받아 개막한 제도권의 축구경기 ‘아이리그’는 몇 년동안 꾸준히 진행된 ‘하이리그’라는 인프라가 있었기에 국비보조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하이리그는 몇 년간의 고생 끝에 처음으로 경기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운영비와 아이들 물 값 정도를 받게 되었다. 이를 보며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아이리그나 교육청이 주관하는 스포츠클럽 등은 학교에 적을 두지 않은 청소년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일반학생은 물론 학교에 적응 못하는 청소년들도 품어주며 건전한 사회인으로 육성하는 하이리그는 결국 제도권이 하지 못하는 일을 민간이 해내는 의미있는 사업이다. 선진국을 방문할 때마다 제일 부러운 것은 동네마다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스포츠센터요, 청소년 문화센터이다.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PC방 가지 말아라, 비행을 저지르지 말아라 하면서 어떤 대안을 내놓고 있단 말인가? 턱없이 부족한 청소년 시설과 청소년에게 삶의 의욕을 잃게 만드는 입시제도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국가가 해 내지 못하는 일을 민간이 해내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더군다나 이 사회가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진정한 민주국가가 되려면, 돈을 벌기는커녕 자기 주머니를 털어가며 사명감을 가지고 하이리그를 성공시킨 김규정 목사같은 일개인을 알아주고 더욱 큰 일을 할 수 있는 장을 펼쳐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년동안 축구하는 아이들 물 사 줄 돈도 없이 맨 땅에 헤딩하며 지금에 이른 김규정 목사가 겪었을 고초는 상상할 만 하다. 그런 사람이 일 할 수 있는 장이라는 것은 여러 이유를 달지 말고 이러한 사업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민간경상보조금을 꾸준히 주는 일이다.

교육의 대상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 예술제를 한다든지, 청소년 축구대회를 한다면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도 참가할 수 있어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들을 품지 못한 책임을 느껴야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전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 ‘혁신’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는가? 우리시가 ‘교육도시 오산’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면서 혁신교육이란 칭송을 받을 만한 하이리그도 함께 언급하려면 꾸준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시의 지원도 받으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사랑 가득한 하이리그를 기대해 본다.

최인혜  오산시의회 의원/국제관계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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