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단체가 서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지원금 신청하면 경기문화재단에 신청하라고 권유한다.
 그런데 거꾸로 서울 단체들은 경기문화재단에 신청하면 지원이 된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한 동안 피해 의식에 시달렸다. 경기도에서 몇 십년 문화예술 활동을 해 봤자, 알아줄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이다. 유명인이 될 수도 없고, 성공도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서울로 하루 빨리 올라가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젊은이들은 서울로 다 떠나고 지역유지, 양반, 어르신만 남았다.

 관련 대학이 많이 있어도 잠시 머물렀다 또 떠난다, 경기도 문화예술의 정체성을 찾자며 한동안 떠들썩했다. 세미나도 열고 포럼도 개최하고 경기도만의 축제도 새롭게 탄생된 것이 많아졌다.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서울에서 온 용병들이다. 그 지역 인프라는 없다, 예술 감독을 서울 유명인으로 선임하면 당연히 지역 사람들은 어떠한 분야에도 참여 할 수 없다. 또 행사가 끝나면 훌쩍 떠나버린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지역문화예술 인프라는 정체되어 있고 고정되어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키워내야만 한다.
조금 부족해도 지역정서를 담아낸 막사발이면 어떠하겠는가? 시스템의 문제도 만만치 안다.
경기도 단체가 서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지원금 신청하면 경기문화재단에 신청하라고 권유한다. 그런데 거꾸로 서울 단체들은 경기문화재단에 신청하면 지원이 된다, 참 이상한 노릇이다. 또한 수없이 좋은 제도가 생겨난다.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 가운데 문화관련 지출이 3%를 넣는 경우 접대비 한도액의 10%까지 추가로 손비를 인정해 주는 제도다.

 기업 입장에서는 문화후원을 늘이면서 동시에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제도가 아무리 좋으면 뭐하랴? 어떤 기업이 지역 문화단체에 후원을 하겠는가? 수억씩 들여서 제작한 퀄리티도 있고, 홍보도 공중파를 타는데다 후원을 하지, 지역 단체에 할 리가 있겠는가? 지역에서 끝임 없이 열심히 하는 단체들에게 냉소적인 이유는 뭘까? 이미 문화예술계도 빈익빈 부익부가 만연되어 구멍가게 식 단체는 쓰나미 현상으로 다 쓸러 가벼렸다. 작은 땀 방물이 흘러내리는 소담한 무대와 작품은 왜 이다지도 소외 될까? 다 같이 생각해 볼 때이다.

논설위원 김성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