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오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지 못해 지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삶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지역내 현안은 산적한데 총선에 출마한 정치인들이 이에 대한 평가와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해 지역민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 오산에 출마한 각 후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시민들이 투표를 하는 모습. ⓒ오산시선관위

오산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양모(53)씨는 “정치인들이 오산의 발전전략, 비전이 없다. 행정구역 통합문제가 이후 지역민들의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텐데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사람이 없다”며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려면 최소한 1년이상 고민하며 지역의 발전전략, 정책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그런 정치인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나마 진보당 김원근 후보가 서울대병원 문제를 쟁점화 하려고 하는데 그건 오산발전의 지엽적인 문제다. 그런데 다른 후보들은 아예 지역의 현안문제에 대한 견해도, 대안제시도 없다”고 했다.

지역내 현안문제에 대해 쟁점이 형성되지 못하고 후보들이 차별화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다보니 지역민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할 수밖에 없다.

운암에 살고 있는 김모(43세)씨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국회의원 나온 사람들이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누가 당선돼도 다 똑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현재 지역정치인들의 정치행위에 대해 만족하지도 못하고 있다. 오산동에 거주하는 고모(46)씨 역시 나빠진 지역경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에게 불만이다.

그는 “오산에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게 뭐 있냐? 문화의 거리, 궐동, 운암 등 오산 전역에서 상가들의 3분의 1은 모두 문을 닫았다. 서민들 사는 게 힘든데 서울대병원 부지에 차라리 영세노인,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임대주택이나 지어라”고 하면서 “지역정치가 답답하다. 정치가 지역현안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끼리끼리 해먹기만 한다. 정치에 대해 말하기도 싫다”면서 정치에 대한 냉소를 퍼부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지역 국회의원 후보는 모두 5명. 새누리당은 공형식, 박천복, 장복실이 경쟁중이고 민주통합당은 안민석 의원이 단수후보로 확정되었다. 통합진보당은 김원근 후보가 뛰고 있다. 10일 야권연대가 타결됨으로써 안민석 후보와 김원근 후보가 야권후보를 놓고 단일화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역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안도 제시하지 못해

각당 후보들은 이후 4년동안 한국사회와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을 자임한다. 그런데 문제는 각 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자신만이 적임자이고 자신을 뽑아달라고 하면서도 왜 지역민들이 자신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는 점이다.

총선이라는 중요한 정치공간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정치인들이 집권세력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도, 지역여당의 활동에 대한 평가도 없다. 정권심판론이나 지역여당 심판론으로 서로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펼쳐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다 보니 한국사회 전체의 바람직한 발전을 위한 정치적 비전도, 지역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다.

이와 관련하여 한 시민은 “한미 FTA가 현재 전국적으로 쟁점이 되고 있고 오산 지역민들의 삶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텐데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는 후보자들이 한명도 없다”며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은계동의 지모(56)씨는 “오산 총선은 지역 집권세력인 민주당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지역위원회가 제대로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 지역민들이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또한 “지역의 핵심문제는 혁신교육이다. 혁신교육에 지역민들의 세금이 엄청 많이 들어간다”며 “혁신학교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혁신교육 추진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아무도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국회의원은 지역과 국가의 발전과 진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사람이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지역과 국가발전에 대한 그 동안의 자신들의 고민의 결과를 내놓고 지역민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여론은 아직까지 지역의 국회의원 후보들의 활동과 자질에 대해 그리 후한 평가는 아닌 듯 하다.

4.11 총선에서 지역의 쟁점이 될 사안은 많다. 집권세력의 민생파탄, 인권과 민주주의 후퇴, 남북관계 악화와 긴장고조, 국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된 한미FTA 추진 등은 모든 국민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들이다. 또한 지역의 현안 문제로는 지역경제 악화, 혁신교육, 서울대병원 유치, 행정구역 통합 논란 등이 있다.

이번 총선에 나온 지역의 후보들이 심기일전하여 현안문제에 대한 정치적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고 지역사회에 쟁점을 형성해 주기를 지역민들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이유이다.
 

조백현 기자  jbh@o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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