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일부 극소수를 제외 하고는 오직 공부밖에 할 것이 없다. 청소년이 돈을 벌어 대학 등록금을 내고, 자동차를 사고 여행을 간다는 것은 극히 힘든 일이다. 시간당 2,250원의 아르바이트 비용으로는 하루 10시간 씩 3년간 꼬박 일해도 천만원에 육박한 대학 등록금을 해결 할 수 없다. 설사 돈을 마련한다 해도 부모가 대준 학비로 죽어라 공부만 한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운동으로 성공 하기는 아르바이트해서 등록금 버는 것만큼 이나 더 어려운 일이다. 경기도만 해도, 전국체전 경기 1위의 숨은 공신은 고등부 덕이다. 고등부에서 얻은 점수가 워낙 압도적이라 일반부에서 까먹은 점수를 상회 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경기도를 1등으로 이끈 학생들 중 대다수는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져 간다. 그들 모두를 수용할 만한 인적, 사회적 구조가 합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기도 체육협회는 알짜베기 경기도 선수를 나두고 이런 저런 이유로 타도에서 선수를 사오기 일수다.
지난해 펜싱 유망주로 수원의 모 학교를 졸업했던 여학생도 경기도 체육회에 입단할 것으로 기대 했으나 오직 전체성적만 따지는 경기도는 체전 점수가 저조한 펜싱대신 수구 팀을 보강 했으며, 그나마 한명 있었던 TO도 타 시군에서 스카웃한 선수에게 빼앗겨 칼을 놓아야만 했다.
여학생의 개인성적만 본다면 타 시군에서 데려온 선수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며, 오히려 아직 어린선수 이기에 가능성이 있었지만, 경기도 체육회는 점수에 급급한 나머지 타광역시의 대학생을 선발했다. 눈앞의 전국체전의 전시성 성적에만 메달려 경기도 선수들이 자신들의 고향으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것이다.
꼴찌를 하더라도 경기인 만으로 구성된 체육단이 경기인의 자긍심을 더욱 높게 할 것이란 생각은 아예 없다.
정치를 하시는 분들의 높디높은 생각은 무조건 1위, 성적이 좋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자라고 학교를 졸업한 정치인이 경기인의 수장이 됐다면 이런 일이 조금 줄어들지 않았을까?
경기도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성인이 된다는 것에는 무수한 지뢰밭들을 건너 뛰어야 함을 의미한다.
학교와 집간의 거리가 서울보다 멀어서 등하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동선이 먼만큼 납치의 위험은 증가한다. 그러나 치안은 서울보다 훨씬 못 한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성적순대로 차별대우를 하겠다는 경기교육청의 교육방침이 서럽고, 공부를 안 하자니 딱히 할 것이 없어 이도저도 아닌 그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평범의 중심이 된 학생들은 너무도 무력하게 청소년기를 보내야만 한다.
경기도 청소년들이 성장을 하는 동안 이들에게 바른 인성과 열정을 심어줄 제도 개혁은 빼앗긴 봄만큼이나 오기 어렵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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