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 집권 10년 만에 진보는 걸음을 멈췄다. 반면 전체 국회의원 의석수 299석 중에 보수를 표방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은 각각 153석, 18석의 의원을 배출했으며, 친박연대 14명과 보수쪽 성향의 무소속 22명 등, 총 207명의 당선자를 배출함으로써 보수가 시대의 대세임을 증명했다.
진보쪽은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무소속을 다 합쳐도 100석에 못 미치는 불과 92석에 불과하다.
진보정치의 몰락은 참여정부 시절 내내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처럼 처참하게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진보정치의 핵심 이라고 볼 수 있는 김근태, 정동영의 낙선은 여기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으며, 손학규 당대표의 낙선도 한몫 거들고 있는 형국을 바라보고 있다. 이를 바라보고 있는 한때, 386의 핵심이었던 대한민국 40대의 심정은 무겁기만 하다.
일부 중앙언론에서 주장하는 ‘386의 몰락’이라는 과격한 표현은 결국 대한민국의 중추적 기능을 다하고 있는 40대의 몰락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40대가 겪었던 민주화 항쟁과 이념의 질곡 그리고 거침없었던 경제성장은 이제 진보의 몰락과 함께 대한민국의 핵심에서 한발 물러서서 그들보다 먼저 일선에서 일했던 50대에게 공을 넘겼다.
새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50대가 가지고 있는 성장동력은 우리에게 어떤 비변을 제시할지 자못 궁금하다.
과거처럼 개발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대한민국을 움직일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철학을 담아 국민에게 제시할 것인지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
역대 정권의 공을 살펴보면, 김영삼 정부의 통신혁명 기치는 오늘날의 인테넷 대국의 기초가 됐으며, 김대중 정부의 문화산업의 한류의 밑거름이 됐다. 노무현 정부는 권력자의 권위를 평민의 권위와 동등하게 하려한 결과 지금 우리는 거침없는 민주주의의 달콤함을 맛보고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명박 정부는 진보를 몰락시킨 장본인으로써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인지에 관한 해답은 5년이나 10년 후의 일이다.
‘개혁’ 이라는 단어는 어느 정부에서나 즐겨쓰는 용어 이지만 그 의미는 각 정부마다 틀렸다. 참여정부 시절의 개혁은 권위주의의 청산 이었으며, 한국근현대사의 올바른 정립에 있었다지만 실용정부의 개혁은 어떤 그릇에 담을 것인가 아직은 미정이다.
다만, 현재 진보가 몰락했듯이 5년 후에 실용으로 대변되며 의회권력의 삼분의 이를 차지한 보수의 몰락을 가져오는 결과를 도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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