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전 감독회장 김진호 목사 인터뷰
“작은 교회는 미래가 있기 때문에 나는 비전교회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사랑과 나눔 운동에 남은 인생을 바치고 작은 교회를 다시 일으키는 사역을 하겠다며 자원 은퇴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전 감독회장 김진호(70, 도봉교회) 목사의 말이다.
43년간의 목회를 정리하고 이제 새로운 봉사의 사역에 열정을 쏟기로 한 김 목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목회자 비전교회 지원, 유가족 돕기, 소외된 자들 위한 봉사 사역
얼마 전 김 목사는 미자립 교회를 의미하는 비전교회를 위해 퇴직금 5천만원을 선뜻 내놔 화제가 됐었다. 미자립 교회는 “한국교회의 또 다른 문제”라며 “사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그대로 교회에 나타난 결과라 늘 이것을 위해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이런 교회를 큰 교회들이 돌보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건강한 교회로 결코 성장하기 힘들다”고 피력했다.
그는 말로만 그치지 않고 작은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를 해결하고자 적극 나섰다. 이른바 ‘비전교회 함께하기 운동’으로 30여명의 뜻있는 목회자들이 뭉쳐 모임을 결성해 조만간 발족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목회자 유가족 돕는 일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는 교계가 소홀히 한 부분 중 하나라며 “목회자 유가족은 주로 홀로 있는 목회자 사모(홀사모)를 말합니다. 30∼50대에 홀로 된 분들의 생활은 너무 어렵죠. 교회에서는 당장 나가야 하고 자녀들은 키워야 하는데 사모들은 갈 곳도 없고 재혼도 하기 힘들어요.”
‘홀사모’의 딱한 사연을 알게 되면서 이들을 돌보지 못한 데 대해 자책하는 마음으로 돕게 됐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역주민을 돕기 위해 복지관 두 곳을 뒀다. 김 목사는 자신의 목회 철학이 ‘지역의 모든 사람이 필요로 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복지관을 설립했다고 말한다.
“이곳에서는 특수 장애인의 쉼터가 되고 요양원 봉사가 이루어지죠. 독거노인에게 반찬 돕기 뿐 아니라 집안 청소까지 해 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소외된 이들을 위해서 교회 안팎으로 아낌없는 봉사 정신으로 실천을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교회가 120년 역사 속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건 사실이나 양적인 부흥을 해 오는 동안 서민들의 삶을 돌아보지 못해 오늘날 불신감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 받는 것에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외적 성장에 급급해 말고 바른 신앙관을 심어주고, 세상을 향해 섬기는 아름다운 선행으로 빛과 소금역할을 할 수 있게끔 인도하는 길이 한국교회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현재 감독회장 자리다툼으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감리교 문제에 대해서는 “부끄러운 모습 보여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는 사명보다는 명예를 중시해 감독회장을 목표로 삼고 직책에 욕심을 가진 결과”라며 “정말 하나님의 직책이라 생각한다면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한다”고 꼬집어 말했다.
사회에서도 문제로 삼고 있는 목사 세습과 관해서도 그의 아들도 목사였으나 초연함을 잃지 않고 교회를 위해서 아들이 아닌 다른 적격의 목사에게 물려줬다는 것도 타의 본이 될 만하다.
이와 같이 김진호 목사는 여러가지 면에서 본받을만한 목회자의 자화상을 보여줬다. 또한 그의 섬김에 대한 열정이 도움을 기다리고 있는 손길을 향해 따뜻하게 전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김현진 기자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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