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시작된 평준화교육의 후퇴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체를 뒤흔든 대 사건 이었다. 34년간이나 우리나라 교육철학을 지탱하던 평준화 교육은 대통령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한 순 간에 몰락하는 듯 했다.
서울에서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되며 평준화교육의 후퇴는 더욱 뚜렷해 졌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대학 서열화에 따른 학원 줄 세우기가 학교로 전염되고, 좋은 학교의 기준이 단지 진학률에 좌지우지 되는 줄 세우기 교육으로 시작된 서열화가 초등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기도에 이변이 일어났다. ‘반 MB 교육, 줄 세우기 교육반대, 평준화교육 확대’를 내세운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지난 4월8일 교육감 선거에서 당당하게 이겨 당선됐다. 경기도 전체가 경악할 만한 일이었다.
먼저 영어몰입을 강조하던 경기도청 마저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당선에 충격을 받은 듯 경기도지사는 같은 학교 선배이자 동아리 선배였던 김상곤 경기교육감의 취임식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08년 유정현 한나라당 국회의원 출판기념식에 경기도 소방헬기를 이용해 참석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10분 거리도 되지 않은 교육청에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불리던 수도권에서 진보교육감의 당선은 이처럼 처음 시작부터 냉대였다. 중앙언론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의 투표율은 모르쇠 이었지만 김상곤 교육감에게는 저조한 투표율을 문제 삼아 대표성이 없다고 폄하했으며, 다수의 진실은 묻혀있다고 주장했다.
취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임시회에서 김 교육감은 다시 한 번 모욕을 당한다. 일부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은 “김 교육감의 무상급식, 반 MB 교육이 현실 여건에 맞지 않으며, 이를 알고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김 교육감은 잘못을 인정하라”며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펼쳤으며, 차마 입에 올리기 험한 말을 쏟아 내기도 했다.
다음에 이어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질의도 이와 비슷했다.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귀환을 준비하는 평준화 교육은 영재교육의 신봉자들에게 만신창이가 될 지경으로 물어 뜯겼다.
그리고 6월, 경기도교육청소속 교육위원회에서 도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됐다. “무상급식의 예산은 어떻게 가져올 것이냐?, 혁신학교는 가능한 공약이냐?, 반 MB 교육 정책 이라는 것이 타당하냐?” 등의 질문공세는 이렇게 들렸을 뿐이다.
"좋은 학교의 기준은 대학 진학율에 있는데 당신이 뭔데 대학 진학률 보다 철학을 강조하는가?, 돈 있는 사람들이 자기돈 내고 좋은 학교 가겠다는데 왜 막아?, 급식비 낼 돈도 없는 사람들이 학교는 뭐 하러 보내, 우리 애들은 저런 찌지리 들하고는 틀려!”
김상곤 경기 교육감이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은 이것 말고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미 교육감이 충분히 감내하고 감지할 각오가 되어 있겠지만 한마디 거들어 주고 싶다.
“시련이 크면 성공도 높다”고 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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