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주 헌
해방 64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는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 한다고 전국이 야단법석이다.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 국회나 자치단체에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 시군은 도시디자인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4대강 정비사업, 행정구역 개편이나 도시 디자인에 여론 수렴 과정은 찾아볼 수 없고, 우리의 옛 지명과 유래, 민속 등의 재발견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눈에 보이는 데로 인근 시·군이 합치고, 녹지 공간 조성, 간판 변경과 조명 설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일제에 의해 붙여진 지명이 거리 곳곳에 존재하고 있어 옛 지명을 복원한다는 이야기, 우리 전통 문화나 역사의 재발견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일제는 행정구역과 지명을 개편하는 일을 1914년 실시하였다. 그 첫 번째 원칙이 전통적인 지역사회의 분열을 위해 자연부락을 나누거나 합쳐 새로운 이름의 행정구역을 만들었다. 원래 이웃마을이었던 지역을 한 행정구역으로 속하게 함으로서 이웃 마을 간의 갈등과 불화를 이끌고자 한 것이 행정구역 개편 첫 번째 원칙이다. 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베 노부유키 일제 마지막 총독의 말을 빌리 면 “우리는 패배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조선인이 제정신을 차려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일본은 조선에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해방된 지 64년 아직 우리의 행정구역과 거리는 해방되지 않았다. 민족을 분열시키고 우리 혼을 말살시키기 위해 시행한 행정구역 개편, 일제에 의해 바뀐 지명과 거리명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 많다.
행정구역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시 디자인이 강풍이 불고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와 행정의 선진화 및 주민복리 향상을 위해 개편작업은 필요하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도시 디자인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행정구역 개편 급물살에 도시 디자인으로 문화나 역사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져 보았으면 한다.
도시 디자인에는 첫째, 우리 자연부락의 고유 이름과 유래에 대한 선행조사가 있었으면. 둘째, 고유지명과 유래, 지명의 변화, 민속 등에 대한 조사가 있었으면. 셋째,
이웃 마을간 소통과 화합의 도시 디자인이 있었으면. 넷째, 찬란한 민족의 영광과 민족의 혼이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도시 디자인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진다.
해방 64주년 행정구역 개편과 도시 디자인의 필요성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 방법에 있어서는 속도를 약간 늦추고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그 가치를 더해 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도시가 변해가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그나마 남아있던 마을, 전통, 유래, 민속들이 강풍에 날아가고, 급물살에 떠내려갈 지경이다. 100년이 지나도 우리의 찬란한 문화유산과 전통은 찾기가 어려울 것 같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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