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출산율이 세계 최하위로 떨어졌다. 세계평균 출산율인 2.54명의 반에도 못 미치는 1.22명 이다. 한국의 출산율 저하 문제가 어제 오늘의 화두는 아니지만 이쯤이면 진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
국가의 인구수가 떨어지는 문제는 크게는 국가경쟁력 뿐만 아니라 국방의 문제와 내수시장의 침체, 노동인구의 경제고통지수 증가 등 많은 사회적 문제점을 유발시키게 된다.
우리나라의 인구수 감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0년대 들어서 무엇이 우리사회를 아이 안 낳는 사회로 바꾸었는지 진지하게 검토한 논의가 있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간혹 발표되는 유명하거나 저명하다는 연구단체나 기관에서는 인구 저하 문제를 여성의 삶의 무게와 역할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지만 사실을 똑바로 말하기는 두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무한경쟁의 경제논리가 강조되며, 조금 이라도 잘못하면 사회적 도태가 그려지는 사회구조 속에서 아이 갖기를 원하는 사람은 드물다. 자본의 폭력이 사회적 약자를 무차별하게 상처를 주는 시대, 홀로 살아남기도 벅찬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아 육아를 해라”고 하는 것은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에서 군인에게 부상병 하나를 더 데리고 살아남아야 한다는 명제와 같다.
혼자서도 살기 힘든 전쟁터가 평화로운 삶의 현장으로 바뀌기 전에는 결코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본은 결코 약자를 그냥두지 않는다. 능력저하는 도태라는 공식이 사회적 진실이며 현실인 시대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기업주는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늘리려 혈안이 되어 있으며 정치는 이를 용인하고 있다. 용역직은 늘어만 가고 그나마도 일자리를 찾기 힘들어 방황하는 젊은이가 늘어만 가는데 아이를 낳으라 하는 것은 가진 자의 오만이다.
무상교육은 있으나 무상급식은 없고, 무료급식은 있으나 우리가족이 얼마나 가난 한지를 증명해야 급식을 먹을 수 있는 세상, 탁아소는 있으나 지불능력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만 낳으라. 강조할 수 있는가?
정부에게 묻고 싶다. 아이를 낳으면 국가에서 어디까지 육아를 책임져 줄 것인지 말이다. 사회가 안정되고 약자를 배려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소득격차가 줄어, 사회적 불안이 줄어들면 출산율은 강조하지 않아도 증가한다.
무한경쟁, 영어몰입, 적자생존을 강조하기 이전에 국가와 기업은 국민복지부터 챙겨야만 대한민국의 출산율 그래프는 위로 향할 것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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