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줄 세우기 의도가 없다고는 하지만 학력평가는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를 성적순으로 줄 세웠다. 본의가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은 예측 가능한 결과를 도출했다. 서울의 어느 잘 나가는 학교와 지방의 어떤 학교의 순위가 정해졌다.
경기도에서는 이제 부모의 재산 정도에 따라 급식 줄 세우기가 정해질 모양이다. 경기도의회 한나라당은 차별 없는 무상급식의 도입보다, 부모의 재산 상태를 확인해서 월 200만원 이하의 월 수입자를 가려내 무료급식을 하자고 21일 안건을 통과 시켰다.
졸지에 부모가 한 달에 200만 원 이하를 벌게 되면 아이들의 부모는 저소득층이 되며, 아이는 학교에서 못사는 아이로 찍히게 됐다.
현실에서는 월 소득이 150 만 원 이하라고 해도 학교에 무료급식을 신청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이들의 자존심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는 못해도, 토요일 오후 아이들이 누구 엄마가 쏘는 점식 간식을 들고 오는 실정에 담임에게 무료급식을 신청하기가 참 어렵고, 철없는 아이들이 “엄마는 언제 학교에 와!” 하는 말에는 부모도 상처 받는 다는 현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이 오늘날 경기도의회의 현실이다.
중등으로 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눈치가 있는 담임선생님이 저 소득층 자녀 학생들에게 점심을 무료로 먹으라고 권유를 해도 학생들이 싫다고 한다. 학생들은 가난에 찌든 부모가 학교에 서류를 들고 오는 것이 싫고, 그 이후에 자신이 무료로 급식 받는 것이 공개 될까봐 싫은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한나라당은 우리나라의 1970년대에 기준에 맞추어 교육을 생각한다. 자신들의 과거가 현실이 아님에도 절대빈곤층이 다수라고만 생각한다. 절대 다수가 곤궁에 처해 “너도 굶고 나도 굶으니 열심히 노력해 희망을 갖자는 세대”가 지났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가 자랑하는 통계상 대한민국은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다. 전 국민이 배를 곪는 것이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절대빈곤의 단계를 지나 상대적 빈곤의 문제가 더 중요시 되고 있다는 점을 정치에서 풀어야 하는 시점에 와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무상급식은 차상위 우선 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의 눈에 비친 대한민국은 사회적 아픔은 전혀 없고 그저 배고픈 저 개발 국가의 절대빈곤이 우리와 같다고만 주장한다.
한 번 더 말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시계는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며,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와 함께 다보스 포럼을 움직이는 중요국가에 올라와 있다.
그리고 이미 경상남도, 전라도 그리고 경기도내의 성남과 과천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무상급식을 실천하고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세계 속의 경기도, 동북아 중심도시 경기도만 무상급식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으며, 이를 못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철학 빈곤과 정치력 부재에서 오는 오명이라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 제일의 광역지자체 경기도에서 재산 순위로 학생들을 줄 세웠다는 오명을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기록하지 않아야 한다.
현실 불가능한 차상위 150% 무료급식 보다는 무상교육의 범위 안에서 재산순위에 관계없이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도입해 아이들의 도시락에서 사회적 눈물을 거두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의 철학이리라 믿는다.
경기리포트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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