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의 불공정과 변칙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경선에서 저의 패배를 인정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부터 경기도에서 야권단일화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애초에 저는 후발주자로서 김진표 후보와의 격차를 부정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혁신과 통합위원회가 제시한 ‘국민경선’을 진정으로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경선으로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지지했습니다. 그래서 후발주자라는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공정하고 깨끗한 그러나 역동적 경선을 통해 그 격차를 극복해보고자 했습니다. 상대후보인 김진표 후보와 정정당당하게 겨뤄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정세균 지도부는 저에게 그런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변칙과 불공정은 저를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민주당에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잡고자 기자회견을 네 차례나 했습니다. 경선관리의 공정성과 원칙을 요구하는 공문을 7차례나 보냈습니다. 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국민참여경선답게 TV토론을 요구했습니다. 이를 위해 경선일정의 조정이 필요함을 제안했습니다. 불가하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단 한번의 후보자 합동연설회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선거인 명부의 열람과 배포도 하지 않겠노라고 했습니다. 항의했습니다. 요구했습니다. 어떻게 선거운동을 하냐고 했습니다. 선거시행세칙은 모순투성이라 후보의 정견을 밝히는 선거공보물도 발송할 수 없습니다.
후보는 지도부에 의해 선거운동은 사실상 금지되었고, 선거인단은 후보를 몰라 ‘묻지마 투표’를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아니 대부분의 선거인단은 경선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가 버릴 상황입니다.
저는 공정한 경선의 원칙을 이야기 했는데, 당이 또 다른 변칙을 제안해왔습니다. 깊은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응답자가 기권표를 던졌으나 재차, 삼차, 심지어 사차 질문으로 재투표 강요했습니다.
이는 여론조사 전문가도 지적하는 샘플조작의 전형적 사례입니다. 그러나 이를 무시한 채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전국 경선 파행이 눈앞에 닥치자 재투표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 결과를 확인해보자고 합니다. 차이가 없으면 그냥 가자고 합니다. 결과의 유불리로 저의 진정성에 상처를 주려는 것은 더이상 참을 수 없습니다.
선거운동에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 선거인단 명부도 수많은 당원, 심지어 경기도의 대표적인 국회의원마저 누락된 허점투성이 명부였습니다.
더욱 참담한 것은 공당에서 이미 3월 26일부터 경선이 시작되었는데 3월 29일 의결된 선거시행규칙을 적용해 여론조사경선인단 수를 일방적으로 늘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원경선인단 수는 당헌당규에 정해진 것의 반으로 줄이거나 자격이 없는 기준도 없이 투표권을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어찌해서 경선을 완주했다는 스스로의 당당함과 주변의 인정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민주당의 경선이 초등학교 선거보다 못하다는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에서 침묵으로 편승할 수는 없습니다. 미디어악법 처리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받은 손가락질을 그대로 지금 민주당이 받고 있는 현실에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패배는 인정할 수 있어도 민주당의 민주주의 위기와 불공정은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정세균 대표와 일부 친위세력이 가진 한줌 권력으로 얻어내고자 하는 것이, 저의 패배라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다만, 정세균 대표에게 요구합니다. 그리고 공천심사위원회에 요청합니다.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호소합니다. 저를 지지하거나 가깝다는 이유로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후보들이 공천권 때문에 사실상 지지활동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죄송하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이런 우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그리고 거듭 호소드립니다.
변칙과 불공정으로 상처받는 경선은 경기도가 마지막이 되게 해주십시오. 지금 전국의 경선 후보들이 상대 후보가 아닌 정세균 지도부와 경선을 치르는 파행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벌어지는 경선 파행을 정상화시켜, MB정권을 심판하고 야권단일화를 이루라는 국민의 준엄한 요구를 위해 결단을 해주십시오.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경선을 만들어 주십시오.
더 이상은 안됩니다.
야권단일화라는 엄중한 요구를 정세균 대표와 일부 친위세력의 당권 욕심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경기도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김문수 지사에 맞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정세균 대표가 결단해야 합니다.
저는 비록 패배했지만,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민주당의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것을 두고 보지도 않겠습니다.
저 혼자 힘은 미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큰 방죽도 개미구멍 하나 때문에 생긴 균열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저는 하나지만 경기도의 경선을 주목했던 당원과 국민의 눈을 가볍게 봐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민주당에 가진 우려를 가볍게 봐서도 안됩니다.
민주당 승리를 위한 쇄신에 저는 온 몸을 바치겠습니다.
함께 할 수 있는 많은 분들과 민주당의 승리, 당의 쇄신,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동안 부족한 저에게 헌신적 노력과 지지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 기호2번 이종걸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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