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헌법 제1조에 나오는 문구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뜻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이라고 해서 그런지 국민 모두가 너무나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에 열광하며 살아간다.

지난주 막 끝이 난 지방선거를 보면 우리 정치의 현주소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대표적인 표본이다.

정치가 어디 시장에서 사오는 야채 사오 듯, 주식시장에서 한탕하는 주식이라도 된 듯, 아니면 계절 따라 날아오는 철새인 듯, 직장생활 때려 치고 식당이라도 한다고 하듯, 툭하면 모두가 정치를 만만하게 보고 정치세계로 유턴하는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어찌 표현하면 좋을까?

정치가 모든 우리 일상생활을 지배하고 영향력이 막강한 일인데, 정치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살생부를 쥔 저승사자처럼 무섭고 힘들고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우리 인류에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최상의 자격을 가진 전문적인 직업인데 우리는 어찌 이리도 쉽게 모두가 정치를 한다고 때만 되면 정치판에 나서는지, 또 그런 무면허 후보자들을 너무나 쉽게 투표로 간택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무신경이 신경에 쓰인다.

간단한 질문을 한번 드려 볼까요?

가. 시장에서 생선 장사 하시던 분이 어느날 갑자기 의사를 한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어찌 생각하려는지? 정상인? 불법 의료인? 정신 나간 사람?

나. 전과자가 법관이나 변호사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변호사협회라도 기웃거린다면, 변호사나 법관이 이 전과자를 받아 드릴까요? 구속시킨다? 정신 나갔다고 무시한다?

다. 무면허 운전자가 자동차 경주를 하겠다고 나서면 당신의 감정은 어찌할 것인지? 중지시킨다? 생사에 관계없이 그냥 내버려둔다? 경기장출입을 막는다?

위와 같은 비유에 대한 답변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일반 상식선에서 생각한다면 정답은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전문 분야에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전문가가 되고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과 그들만의 독특한 전문 영역이 있게 마련인데, 왜 우리는 유독 정치에 전문성이 없는 비전문가에게 우리들의 귀중한 생명을 맡기고 두 눈을 크게 뜨고도, 정작 투표소에서 최종 선택 시 눈감고 감에 의지하는 투표를 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마치 최고속으로 달리는 KTX를 운전하는 운전자를 화성에서 모셔와 운전대를 맡기는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정치는 정치라는 학문적으로 고도의 전문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전문적으로 해야만 하는 인류 최고의 기술과 전문성을 전공한 정치적인 전문가가 국민들을 위해 수많은 중대한 일들을 순간순간 선택과 결정을 하게하며, 국민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이 투철한 사람만이 그 자리에 나서야 대한민국의 국민이 행복한 세상을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있습니다. 우리생활에 정치와 관련되지 않는 해당 분야가 없다고 보면 좋을 듯 합니다.

정치는 살아있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가장 전문적이고 필요한 우리에게 밀접한 관계가 있는 학문이요, 사회 전반에 대한 모든 부분을 섭렵해야만 하는 지구상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전문 분야가 바로 정치입니다.

이런 어려운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약간의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정치가로 나서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의 수준 낮은 정치가 지망생들의 수준 만큼이나, 위정자들이 선거철만 되면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그때마다 국민들을 무시하고 조롱하면서 그들 마음대로 국민을 조종하고, 농락당하는 우리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옛말을 거론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 분수를 알고, 부족한 자기 자신을 안다면 이렇게 쉽게 무모한 정치를 하겠다고, 무면허 위정자 정치가들이 정치에 목숨 걸고 길거리로 뛰쳐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방 선거가 막을 내리고 우리는 이제 다시 다음 선거를 해야만 합니다. 그때까지 커다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자신에게 선문답을 이렇게 시간이 있을 때 한번쯤을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이 정치가로서 전문성을 겸비하였는가?
유권자로서 정상적인 한 표를 행사했는가?
최상의 정치는 정치를 하지 않고, 정치도 없는 사회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도 국민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 그런 사회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