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있는 따스한 문화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착시고 사기에 가깝다."

IMF경제환란 이후 관의 지원여부에 따라 문화예술의 판도가 바뀌는 것을 볼 때 관의 개입은 문화예술 존립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를 거듭될수록 심화되고 있으며 급기야 문화예술도 경제적 관점으로 보고 이익이 발생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도태시켜야한다는 문화상업론이 힘을 얻고 있다.

올해 경기도는 문화예산 상당부분을 삭감했다. 그리고 전면에 내세운 부분이 ‘경기도 시. 공간 초월 문화 프로젝트’ 다. 이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김문수 도지사의 문화분야 대표공약이다.

살펴보면 ‘찾아가는 문화예술 활동 지원’을 위해 매년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도서벽지, 농어산촌, 시장, 복지시설, 산업현장 등 도민의 생활현장과 장애인, 새터민, 이주민 등 문화 소외계층 대상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동호회, 동아리 등 민간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과 경기도 대표 문화예술 작품 창작 지원을 위해 매년 15억원을 내외의 예산의 편성해 전 국민이 관람할 만한 경기도 대표 문화상품 창작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언 듯 보면 문화예술의 지원이 확대되고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있는 따스한 문화정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착시고 사기에 가깝다. 몇 년 전 전국 지자체에서 실행하는 사랑티켓을 경기도가 외면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

사랑티켓 제도는 문화소외계층에 대해 티켓 값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관객 지원제도이다. 중앙정부에서 예산을 주겠다는 사업도 외면했던 경기도가 선거 때가 되자 표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지금의 프로젝트가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경기도 대표 문화예술 작품 창작 지원 역시 몇 년 전 약15억원을 들여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를 기획 제작한바 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경기도문화예술발전에 무슨 기여를 했는가? 하는 부정적의견이 많고 경기도의회에 특별감사를 받는 등 의혹이 아직까지 해소되고 있지 않고 있다.

경기도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을 텐데 무심경한 것인지 독단인지 모를 일이다. 또한 경기문화의 전당, 경기도문화재단등 도 산하 문화기관의 주요 관계자들이 역대 도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위한 인사들로 채워져 도지사의 임기와 함께 변화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일선의 실무자들도 도민이나 현장중심으로 사고하기보다는 윗사람 눈치를 살피는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화예술정책의 허술함이 곳,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도지정문화재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자인데 이수자가 없어 곧 상당수가 단종 될 위기에 놓여있고 기록보존조차 허술해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후 부랴부랴 조사를 한다, 지원한다 하지만 그동안 누적된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땜질식 대응은 관습이 되어 버리고 문화소외계층을 들먹이며 따듯함을 포장하는 이중적 모습이 이제는 역겨움으로 다가온다.

문화를 죽이고 줄이는 것은 순간에 할 수 있지만 다시 키우고 확산시키는 일은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경기도의 진성이 담긴 문화정책이 어제쯤 나올 수 있을지 답답한 마음뿐이다.

표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