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용지매입비를 경기도가 부담할 이유가 없다?
법령 준수해야 할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10일 도의회에서 “국가가 하는 의무교육에 용지부담의 반을 우리 도가 부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라고 발언했다. 경기도 의회 본회의의 ‘도정 및 교육행정에 관한 질문 답변’ 과정에서 문경희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했다.

김문수 도지사는 “우리(경기도)가 학교 짓는 것에 대해서 무슨 책임이 있습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학교용지부담금을 도에서 부담할 의무가 없고 국가책임이라는 거죠?”라는 의원의 질문에는 “원칙이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기까지 했다.

현행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을 부정하는 발언이다. 그것도 사적인 자리에서 개인의 견해를 밝힌 것이 아니라, 도의회의 본회의 석상에서 도지사의 자격으로 말한 공식적인 발언이다. 법령을 준수해야 할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유감을 표한다. 그동안 1조 2천억원이 넘는 경기도청의 학교용지매입비 미납액에 대한 도지사의 인식을 재차 확인할 수 있기에, 실망스러움을 넘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1996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도청의 학교용지매입비 미납액은 1조 2,810억원에 달한다. 50억원짜리 학교용지를 250개 이상 살 수 있는 상당한 액수다.

택지개발 인허가는 경기도청이 한다. 개발 이후 아파트와 주거 단지가 들어서면, 세금도 징수한다. 하지만 경기도청은 학교용지 매입 비용을 납부하는데 인색했다. 학교신설 수요를 만들고 개발이익도 챙기면서 법적 의무는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청이 14년 동안 매입비 1조 2,810억원을 주지 않은 까닭에, 우리 경기도교육청은 채무와 예산 전용으로 대신 부담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게 된 채무만 1조 61억원이다.

지금은 채무도 상환하고, 학교도 신설하는 등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채무상환액이 막대하다보니, 2012년 개교 예정 59개교 중 47개교는 아직 용지매입도 못하고 있다. 경기도청으로 인해 학교신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청의 성의있는 자세는 아직 요원하다. 도의회에서 도지사가 말한 것처럼, 민선4기의 임기에 해당하는 부담분은 모두 냈다는 등의 주장만 할 뿐이다. 지난 1월 9,901억원을 도청 부담분의 일부로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상환계획은 감감무소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다시 한 번 촉구한다. 경기도청은 현행법을 준수해야 한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4항에 명시된 대로, 학교용지매입비의 절반을 부담하기 바란다. 경기도청이 우리 경기도교육청에 전입하지 않은 1조 2,810억원에 대한 성의있는 조치를 내놓기 바란다.

학교가 세워져야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학교를 필요로 하는 곳에는 학교가 있어야 한다. 우리 자녀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미래의 꿈을 펼치는 학교가 지어져야 한다.

우리 경기도교육청은 이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0년 9월 12일
                                 경기도교육청 대변인 조 병 래

※ 게재된 논평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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