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7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청이 입법 예고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를 통과시켰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전국 최초로 도입되어 학교 현장에 인권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열어가게 되었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과 교육시민사회단체의 오랜 숙원이었다.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의회 조례 제정에 대한 노력은 경기도민을 넘어 국민들로부터 환영 받을 일이다.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이 있듯이 학교는 인권의 사각지대였다. 물론 교육주체들의 노력이 있었으나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학교 풍토는 인권을 이야기하기에는 그 벽이 너무도 두터웠다. 학생들은 미성숙한 존재로 인식하되 하나의 인격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지도의 대상으로만 존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주의 가치는 발을 딛을 틈이 없었다. 인권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신체의 자유도 보장되지 않아 두발 단속이라는 독재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을 정도였다.

학교는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기관으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학교는 민주주의 가치를 배우고 익혀 민주시민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도록 하는 책무가 있다. 민주주의 가치의 핵심은 인권에 대한 존중이며 인권에 대한 보호 없이 민주주의를 논할 수 없다.

학교에서의 인권은 학생들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교사들의 위치 또한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제왕적인 교장의 존재는 학교에서 대화와 타협 등 소통의 문화를 가로 막고 있으며 각종 비리와 인권 침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의 처지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학부모, 교사, 직원 등 모든 구성원들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학생인권조례제정으로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후속 대책이 절실하다.

조례 제정이라는 법률적 조치만으로 당장 학교에서 인권이 전면적으로 보장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취지에 맞게 교육당국과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의 대화와 타협 등 조례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한 전향적인 자세와 노력이 요구된다. 법률적 지위에 따른 학생 인권이 학교에서 거부할 수 없는 문화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모든 개인과 단체들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국 최초로 제정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이제 경기도를 넘어 전국 모든 학교의 학생들의 인권이 보호되도록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제정 되어야한다. 인권조례 제정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작은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조례 제정을 미룬다면 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고 인권 보호 의지가 있다면 모든 시도교육청과 시도의회는 조속히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도조합 경기지부는 이번 경기도의회의 경기도학생인권조례 통과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인권이 학교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10년 9월 1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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