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하이닉스 공장의 '구리'는 안전하고 팔당 유기농가의 '인'은 유해하다?"
민선4기 김문수 도지사는 취임 하자마자 수도권 규제 문제를 들고 나와 전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터진 사건이 이천 하이닉스 공장 증설 문제였다. 정부는 이천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불허 했으나 김문수 도지사는 경기도 관변단체를 동원해 시위는 물론, 가두 서명 운동 까지 벌이며 하이닉스에 대한 규제를 풀라는 일이 있었다.
당시 정부는 상수원보호구역내에서 하이닉스 공장증설을 하면 구리의 배출양이 증가해 상수원을 오염시킨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에 경기도는 하이닉스 공장에서 배출되는 구리의 함량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함량 수준이며 이것이 상수원에 흘러들어갈 경우 전체 함유량 대비 구리의 배출량이 미비하기 때문에 구리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성토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김문수 “도지사는 유기농업은 토양에 가장 적합한 농업이지만 일부 과다하게 ‘인’성분이 배출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며 4대강 사업을 위해 11개 유기농가의 팔당 퇴출을 강행하고 있다.
그동안 김문수 지사가 줄곧 주장한 논리대로 팔당 상수원에서의 유기농가 문제를 풀어 본다면, 먼저 11농가에서 배출할 수 있는 질소비료의 양과 이로 인한 ‘인’의 배출량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규명부터 필요하다.
또한, 배출된 인으로 인해 팔당 상수원을 사용하는 시민들이 암에 걸릴 확률이 이천하이닉스 공장에서 배출될 수 있는 구리의 양과 비교해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를 비교 분석해 결과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김문수 도지사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말이 달라진다는 오해를 불식 시킬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말이 달라지고 해괴한 논리를 같다 붙이는 식의 정치는 도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그러니 최근에 김문수 지사가 추진하고 있는 GTX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들이 살아서 그를 주시하고 있다. 김문수 지사가 GTX 사업을 추진하면서 프랑스의 고속 지하철 ‘아레하’를 인용하며 프랑스 ‘대파리’론을 주장하는 것도 필요에 따라 논리를 가져다 붙인 꼴 이라는 지적이 그래서 제기 된다.
김문수 도지사는 무상급식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폄하를 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학교체계는 김문수 도지사의 시각으로 보면 사회주의 보다 공산주의에 가까운 형편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파리의 도시지하철은 GTX 착공을 위해 논리를 차용 하면서 학교체계는 차용 하지 않는 것은 확실히 국적불문, 체계불문 필요한 논리만 따오겠다는 기회주의적 발상이다.
정치지도자가 잘못된 과거 발언을 진솔하게 사과하지 못하고 상황마다 다른 논리를 펴면서 일관성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그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다. 김문수 지사는 ‘한강 잇기’ 사업의 하나인 4대강 사업을 위해 팔당 유기농 단지가 양보를 해주어야 한다는 솔직함과 정직한 정치인의 처세가 농민들에게 더 어필 되었을 것이다.
대를 위해 농민들이 조금 양보해 주고, 경기도는 양보한 농민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면 김문수의 4대강 사업은 지금보다 훨씬 박차를 가했을 것이다. 애꿎은 유기농산업이 발암물질을 일으킨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해 용역을 주고 또 해괴한 논리를 홍보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기 보다는 솔직함을 보여주는 것이 이중 잣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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