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학교용지분담금 미납 변명은
행정의 연속성을 부인하는 근시안적 발언
김문수 경기지사가 다시 한 번 “경기도 학교용지 분담금에 대한 책임이 없으며 분담금 미납의 책임이 전임지사에게 있다”는 발언을 했다. 학교용지분담금 미납액은 2010년 현재 1조2천억원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해 교육행정의 파행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새로 신설해야 하는 학교는 늘어나고 있으나 예산이 감당되지 못해 신설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수년간 계속해서 법적 분담금을 경기도청이 조속히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김문수 경기지사는 자신의 재임시절 내야할 돈은 다 냈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며 책임의 소재를 전임 도지사에게 돌렸다. 이는 도 행정의 연속성을 부정하는 발언이며 많은 문제의 소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발언이다.
김문수 지사의 논리대로라면 현 교육감 이전에 교육행정은 현 교육감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니다. 김진춘 전 교육감이 잘했건 잘못했건 후임자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 행정의 연속성 위에 새로운 행정을 이어 간다. 이는 김문수 경기지사가 수장으로 있는 도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도청 공무원은 앵무새처럼 도지사의 논리를 따라 반복해 말한다. “민선4기에서 지불해야 할 학교용지분담금은 다 지불했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조금 과장해서 해석해 보면 일본의 우익이 “지난 시절 대한제국 강제병합과 식민지배는 당시 세대의 잘못이다. 현재의 우리가 대한민국에 사과할 것은 없다”라는 말과 같은 논리이다. 그러나 일본은 사과하고, 독일도 사과 한다. 이는 이들 국가가 행정의 연속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남침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낸 국군들은 수없이 많다. 이들이 전쟁터에서 흘린 피의 댓가는 오늘날 대한민국 발전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있다. 그러나 김문수 지사의 논리처럼 실종 국군이나 전사자들에 대한 책임은 전임 이승만 정권에게 있고 현 정부는 책임이 없다고만 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
대한민국 제일의 성장동력 경기도 그리고 경기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경기도의 수장이 행정의 연속성을 부인하고 “난 잘못 없다”만 외친다면, 특히 정치 지도자들이 이런 논리를 내세워 면피를 하려고 한다면 사회적 문제는 커지기 마련이다.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책임 이라며 넘어갈 일이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이하 각 부의 장관들은 물론 나라의 고위 공무원들이 전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죄가 없다고만 한다면 과거로부터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전임자에게 물려받은 것은 도 행정의 수반 이라는 직위와 함께 전임자가 유치한 외투기업, 경기도의 전투적인 기업 마인드, 경기도에 심어 놓은 민주적 절차 등 많다. 특히 외자 유치가 부진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전임자 덕분에 늘어난 외투기업이 부담한 세금은 어쩔 것인가, 행정의 연속성은 후임자가 지고가야 할 의무이자 권리다. 권리만 챙기고 의무는 단절하겠다는 얄팍한 변명은 결코 좋은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 것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타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원시미디어센터, 특별프로그램 ‘수미C 성덕일지’ 개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