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역석 "지도자는 국민의 의무부터 실천해야"

점심을 먹고 차량으로 이동중에 있는데 옆에 있던 동승자가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청취하다가 ‘세상에!’라고 소리쳤다. 무심결에 옆을 봤는데 화면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전쟁의 한 장면이 보이는 것이다. 그 화면 위에는 익숙한 뉴스체널과 조그맣게 ‘LIVE'라고 적혀서 앵커가 비장한 각오로 뉴스를 중개하고 있었다.

북한이 세계 유래가 없는 3대 세습과 내부 결속 등 내부의 여러 사정을 타파하기 위해 11월 23일 2시 34분부터 약 1시간가량 한국의 영토인 연평도에 122mm방사포로 추정되는 포탄을 약150발 가량 쏘아댔다. 한국군은 곧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했지만 하필 연평도에 있는 K-9자주포 6문중 3문이 고장나는 바람에 3문만 대응사격을 했다. 이 과정에서 해병대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이 2명이 사망했다.

당시 하필 대포병 탐지레이더가 고장나는 바람에 도발 종료후 위성사진을 확인해 보니 포탄의 탄착지점 상당부분이 논밭 등 엄한데 떨어졌다. 포술의 원리상 초탄 발사후 탄착점을 관측자나 관측장비가 목표지점에 떨어지는 것을 관측하고 수정탄을 발사해야 하지만, 탄착점을 알 수 없어 이런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북한군의 도발에 대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세계 유수한 언론사들이 긴급 타전하며 이 사건을 알리고 북한을 맹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군의 문제점들이 서서히 표면상에 나타나고, 또한 스스로 발굴해 결국은 국방부장관이 경질되고 국군의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나 현 정권의 안보대처능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근래의 이런 사태를 보고 한국의 안보에 대해 국민들은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고 생각한다.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부터 국무총리, 국정원장, 여당 대표 등 국가의 주요 안보 책임자들이 군대를 다녀온 경험이 없어 국방과 안보에 대해 현실감이 떨어지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민주주의가 잘 발달한 나라는 'Noblesse oblige' 사상처럼 상류층들은 국가에 봉사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해, 영국의 윌리엄 왕자는 2008년 공군에 입대해 왕실은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그렇지만 한국의 ‘Noblesse Oblige’는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의 지도층들은 이런저런 변명으로 군대를 면제받아 남들이 다 군대갈 때 본인들 할 일 다해서, 남들보다 유리한 고지에서 사회를 출발해 현재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 법을 잘 지키고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쳐 봉사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손해만 본 것이다.

이처럼 지도층이 군대를 미필하다 보니 여당 대표가 연평도에 가서 보온병을 들어 ‘이게 포탄입니다!’ 하는 어처구니 없는 조롱거리를 만들었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여당 대표가 말할 때 옆에 있던 사람은 군에서 별 3개로 예편한 포병출신 의원이지만, 도대체 군대서 포는 쐈 봤는지 여당대표가 보온물병을 들 때 맞장구를 쳐줬다. 여당대표는 군대를 미필해 포탄을 못봐서 그렇다 치더라도, 평생을 군에 몸담아 중장까지 오른 사람이 포탄과 보운물병도 구별 못한다니 더더욱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국방과 안보는 교육처럼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이다. 국군은 철저한 소비집단으로서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질 병사들에게 우선 의식주부터 해결해 주고, 총알 만들고 무기 만드는 데 엄청난 예산이 필요하다. 이처럼 많은 돈을 들여 훈련시키고 정비된 군대는 100년에 한번 써먹기 위해 만드는 것이다. 군대는 국민들의 생명과 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해 강한 존재여야 하지만 우리 국군은 안타까움이 많다. 연평도 사건처럼 우왕좌왕 하는 나약한 모습이니 북한에게 얻어맞고, 주변 강국에 조롱당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을 동원해 훈련한번 뛰어 주고 한미FTA를 통해 미국의 10년, 20년 먹거리를 챙겨갔다. 또한 창피한 모습을 부끄럽지만 국민에게 고하고 용서를 받아야 하지만, 계속 숨기려 드니 국민들은 의구심만 더하고 더더욱 믿질 못하고 있다.

현 정권은 오직 4대강 사업만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앞으로 10년, 20년 먹거리를 창출하지 못해 안타깝다. 4대강 사업이 홍수피해를 막고 좋은 효과도 많지만 왜 현 정권내에 무리하게 완성할려고 하는가? 4대강 사업을 10년, 20년 장기사업으로 추진하면 누구 하나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리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국민들에게 다시 돌아갈 돈들이 특정 건설회사에만 배를 채워주고, 지자체의 많은 사업들이 중단 또는 축소되는게 현실이다. 4대강 사업이 완성됐을 때 국민들로부터 먹거리를 창출한다면 괜찮을 것이다. 그렇지만 투자한 만큼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그져 ‘아름답다!’는 말 한마디 뿐이다.

금강산 관광을 가면 금강산호텔 입구에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산다’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고 한다. 미첼 멀른 미 합참의장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군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다'고 했다. 이처럼 북한을 우리는 '우리의 상식'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장 잘못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상식'으로 북한을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이다. 북한은 '우리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먼저 김정일이 한국의 무엇을 탐내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북한이 이처럼 도발하는 목적은 오직 세습이다. 그들이 이처럼 끊임없이 한국에 도발하는 이유는 남북통일이 아니라 남한에 있는 엄청난 액수의 달러가 탐나기 때문이다. 김정일은 오직 남한에 있는 엄청난 액수의 달러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훔치고 싶고, 훔치면 펑펑 쓰다가 남으면 세습한다는 생각뿐이다. 그것도 북한 인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자신과 자신의 후계자를 위해서다. 그렇지만 남한의 국민들은 그져 같은 동포라는 친근감으로 감싸 주고 싶고, 퍼주고 싶은 오판을 하니 안타깝다.

현 정권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정권을 재창출 하고 싶으면 먼저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 북한군이 다시는 도발 못하도록 철저한 안보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김정일이 호시탐탐 탐내는 한국의 어마어마한 달러를 지켜야 한다. 이 달러들은 국민들이 주말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해외에 상품을 수출하고 벌여온 소중한 돈이다. 또한 그져 ‘보기좋다!’는 감탄사를 받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을 4대강 사업이 아니라, 그 돈들중 일부만 4대강 사업에 쓰고 나머지는 국민을 위해서 앞으로 10년, 20년 먹거리를 창출할 궁리하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의 지도자가 되고 싶으면 먼저 국민의 의무부터 실천해야 한다. 분명 청춘시절에 몇푼 안되는 월급받고 오랜 기간을 군대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를 간다. 국민에서 지도자가 되고 싶으면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봉사한 당연한 요건들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기본 요건들만 잘 갖추고 국민을 지도할 자질이 있다면 분명 국민들은 고개숙여 진심으로 따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