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교육목표는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한 사람을 육성하는 데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남들보다 뛰어난 인재육성에 있다. 오죽하면 경기도 교육청의 수장이었던 한 교육감은 “한명의 인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글로벌 인재육성’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세웠을까 한다.
남들보다 무엇이던 잘해야 한다는 무한 경쟁의 세계, 공부 못하면 죄인이 되는 세상, 학교 평균을 밑돌아 선생님에게 구박받다 지쳐서 학교를 떠나가는 아이들이 지천에 널려 있고, 이 학교 저 학교 기웃 거리다 결국 거리에 내몰려 술, 담배, 왜곡된 성문화에 질식된 아이들이 매일 매일 눈에 보이는 전쟁터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을 벌기 어려워 휴학과 자퇴사이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어렵게 졸업한다고 한들 정규직 일자리는 부자가 천국에 가기 어려울 만큼 힘들다. 같은 직장에 다니고 사용주는 같지만 고용주가 틀린 비정규직(무기파견 계약직)이 대한민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최저 임금에 허덕이는 전쟁터
아이들 등록금, 생활비 대려면 아직은 직장에 붙어 있어야 하지만 명퇴 하라는 압력은 높아지고, 당신 때문에 우리의 승진이 늦어진다는 후배들의 눈초리가 무섭고, 담배라도 한 대 피우려면 또 갈구어대는 금연의 문구들이 총알처럼 쏟아지는 전쟁터
임신, 입덧에 시달리고 아이를 위해 병원에 다녀와 직장에 출근하면, 등 뒤로 보이는 싸늘한 눈초리 “너 때문에 내가 일했어, 꼭 바쁠 때 병원 가야해!, 공무원이나 정규직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출산휴가는 엄두조차 못내는 전쟁터
직장을 그만두고 어렵게 아이를 낳았으나 모자라는 생활비, 교육비를 위해 다시 직장을 찾고자 하나 끊어진 경력을 누가 인정해주며, 그나마 새로운 일자리는 젊고 머리 좋은 신세대들의 차지, “공공근로는 일하기 싫어 꾀부리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 공공근로”라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한심한 말을 뒤로하고 공공근로라도 뒤져봐야 하는 전쟁터
신문, 방송, 잡지 모든 미디어들이 뒤처지면 죽는다며 ‘무한속도’의 경쟁을 벌이는 전쟁터에서 아이와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면 차라리 아이를 포기하고 애초부터 갖지 않는 것이 정상인 전쟁터에서 딱 한마디 한다. “나도 군인이었을 때는 정규직이었어!”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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