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표를 뽑는 선거다.
수원 팔달구 선거를 보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수원 팔달의 민주통합당 경선을 보면 같은 학교 선후배 사이에 경선을 치렀다. 경선과정에서도 두 사람은 자주 만나 깨끗한 경선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경선이기에 반드시 한명은 승자 그리고 또 다른 한명은 패자가 된다. 경선이 끝나고 이틀 후 선거에 진 유문종 후보는 승자인 김영진 후보를 찾아와 승리를 축하해 주며 스스로 선대위원장 직을 맡아 후배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보기 드문 아름다운 승복이다.
반면 수원 권선의 경우 유권자의 입장에서 참 보기 민망할 정도의 부끄러운 선거판이 벌어졌다. 경선에 진 자는 이긴 자를 고소하고, 이긴 자는 또 맞고소로 대응하는 등, 총선에 출마할 자질들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 사람에게는 인격, 도덕 같은 것이 있다. 아름다운 패배는 또 다른 승리일 수도 있다. 총선은 4년마다 한 번 열리는 것이다. 이번 한 번에 자신들이 지금까지 추구해온 모든 신념을 걸기에는 아깝지 않을까 싶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7전8기 만에 자신이 평생을 지켜온 신념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실패할 때 마다 일어서기는 했지만, 남을 비방하거나 남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민주당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그를 따라 민주당에 입당한 후인들이 경선에 졌다고 불복하고 자당의 후보를 비방하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며 보는 유권자들도 스트레스만 쌓여갈 뿐이다.
민주통합당에 이어 새누리당도 권선에서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현역인 정미경 의원은 4년전 낙하산으로 이곳에 왔다. 약간의 연고밖에 없었지만 그의 타고난 부지런함은 어느덧 이곳에서 인정을 받아 시민들과 소통이 잘되는 의원으로 인식되어 왔다. 여론조사 지지도에서도 민주통합당 후보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30여 년간 활동해 왔던 배은희 후보를 공천했다. 전형적인 하향식 낙하산 공천이다. 정 의원도 낙하산의 입장 이었기에 배 의원의 절박한 심정은 이해할 터...........
문제는 수원 권선 시민의 자존심이다. 권선구 주민들은 선거 때마다 권선구와 관계없는 사람들을 주민 대표로 뽑아야 하는 가의 문제다. 상향식 공천 이었다면 권선의 지역사정에 밝은이가 공천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려 8년간이나 낙하산 공천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새누리당의 한계는 역시 소통의 부재다. 지역주민 무시, 권선구민을 무시한 낙한산 공천의 후유증은 아마도 나타날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국회의원 선거는 새로운 권력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 주민대표를 뽑는 선거다. 주민 대표 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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