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은 고려 시대 이후 처음일 것이다. 우리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조선족이라는 중국인들도 있다. ‘조선족’ 엄밀하게 따지면 재중교포다. 재일교포 또는 재미교포와 같은 국적은 달라도 한국말을 사용하고 우리의 문화습관 일부가 남아있는 한국계 혈통의 사람들이 조선족이다.
조선족은 중국의 동북 삼성을 중심으로 소수민족을 형성해 살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 정착하게 된 과정은 다양하지만 대체로 과거 일본의 수탈과 만행을 피하기 위해 만주로 이전했다는 학설이 대세다. 조선족 1세대는 만주에서 새로운 경제자립을 위해 희생했다. 그중의 일부는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도 있다.
조선족이 조선의 독립이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배경에는 우리의 분단 상황과 이미 만주에 정착했기 때문에 또 다른 이주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조선족이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한 것은 한국의 경제수준이 중국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었다.
노태우 정부 시절, 재외 동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김대중 정부가 재외동포에 대한 문호를 활짝 개방하명서 그들은 경제 자립을 위해 한국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선족이 한국에 정착하기는 쉽지가 않았다. 지금도 어렵지만 과거에는 더욱 어려웠다.
조선족이 살아온 환경은 첨단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의 환경과는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1945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자본주의 신봉국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공동분배라는 개념조차 사라진 한국에서 공산주의 국가 체제가 몸에 벤 사람들이 살아남기란 어려운 일이다.
조선족이 한국에 들어와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막노동이다. 막노동 현장에 가서도 조선족은 찬밥 신세다. 어느 인력 사무소 소장의 말에 의하면 조선족보다 필리핀 사람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조선족 사람들은 일을 빨리하거나 서두르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그들이 자라온 환경, 공산주의 체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던 덜 하던 임금이 같다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우리와는 너무 다르다는 말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조선족이 한국에 들어온 지 20년이 되어 갔다. 지금 한국인이 바라보는 조선족은 여전히 느리고 게으르다는 인식과 함께 불친절 하고 안하무인 이라는 것이다. 마치 만만디를 외치는 또 다른 중국인처럼 보이기만 할 뿐이다.
조선족은 원래 한국 사람이었다. 일본인들 때문에 중국으로 밀려나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잘해주어야 한다는 인식은 사라지고 또 다른 중국인일 뿐이라는 인식이 팽배되어 있는 가운데 수원에서 조선족에 의한 처참한 살인 사건이 터졌다. 이쯤이면 조선족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하지만 조선족 스스로도 인식의 개선을 휘한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그들도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남한은 섬나라이다. 대륙과의 연결이 끊어진 섬나라 남한이 통일이 되어서 대륙과 연결되어지고 북한 사람들과 하나가 되려면 지금부터 조선족을 예비 북한인이라고 보고 바꾸는 예행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수원 처자의 처참한 죽음 뒤에 조선족과 남한 사람들과의 갈등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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