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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리포트 칼럼>
아웃소싱은 허울 좋은 노동착취
언제부터인가 아파트가 되었든, 개인주택이 되었든 간에 제일먼저 물어보는 것이 하나 있다. “여기 도시가스 되나요?”이다. 그만큼 도시가스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어제 어느 도시가스공급회사를 방문했다. 회사 담당자와 면담을 하던 중, 아웃소싱업체 직원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경기남부에 35개 정도 있다고 한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120만 원 선이라고 한다. 최저임금 이하다.
도시가스 말고도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것 중에 하나가 한전이다. 전국 방방곡곡 전기가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참 자랑스러운 한국이다. 그런데 한전의 모든 전기계량기를 점검하는 사람은 아웃소싱업체 직원이며 급여는 가스공급회사와 다를 바 없다.
최저임금 이하로 급여로 주면서 아웃소싱을 즐겨 사용하는 공사 중에는 한전 말고도 수도사업소라는 곳이 있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회사다. 수도 계량기 검침직원들의 대부분이 수도사업소 옷을 입고는 있지만 사실은 수도사업소 직원은 아니다.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가스와 전기, 수도는 모두 사용주와 고용주가 다른 무기파견계약직 직원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다. 이들의 급여는 최저생계비 이하다.
또 한국에서는 일상처럼 되어버린 텔러마케팅 서비스는 대기업일수록 많이 이용하고 있으나 이들의 급여는 최저생계비에 간신히 근접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공무원사회에서도 텔러마케팅 서비스를 공급하느라 난리이다. 경기도청이 그러하고 수원시청이 또 그러하다. 비정규직인 털레마커터들이 사용주와 고용주가 다른 형태의 노동계약에서 꼼짝없이 당하는 설움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시장이나, 민주당 시장이나 똑같이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시에 이제 콜센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서입니다.”라고 말한다. 단 한 번도 그것이 새로운 형태의 노동착취이며, 경제 악순환의 첫 단추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택시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 12시간 운전을 해도 월 130여만 원의 수익밖에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그저 차가 막혀서 일까? 그건 단순히 눈에 보이는 짧은 시간대 상의 문제일 뿐이다. 한 번 물어보자, 월평균 12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는 사람이 당신이라면 버스대신 택시를 이용하겠느냐고 묻고 싶다.
또 그 정도의 급여로 외식을 하고, 아이들 옷을 사고, 학원을 보내고, 대형마트보다 비싼 구멍가게를 이용하겠느냐고 물어보고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이 모자라기 때문에 더 값이 싼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덕분에 수익을 많이 올리는 대형마트는 또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남의나라 이야기 같은 드라마를 보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오늘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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