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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기관은 조선후기
서원의 잘못을 되풀이 말라
사학은 우리나라 중요교육기관의 하나이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국가가 거의 모든 교육을 지원하는 형태의 자본을 축적하지 못했던 우리나라에서 사학은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했었다.
조금 먼 과거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사학이 중요한 교육기관 이었다. 특히 조선에서는 대부분의 사학에서는 조선정부를 이끌어가는 인재를 육성 배출했었다. 이른바 서원으로 불리는 사학은 향교와 더불어 조선의 중요한 인재 육성 기관 이었다.
그러나 18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서원은 본질인 인재육성보다는 재산의 도피나 축척의 한 수단으로 악명이 높았다. 어떤 서원들은 양민을 노비로 만들기까지 하는 행패를 부려 조선후기로 갈수록 서원철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서원은 교육기관이라고 하면서 조세면제와 더불어 조선정부로부터 토지 등을 제공 받았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과 비슷하다.
21세기 현재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한국의 사학은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부의 자본이 부족해 수요만큼 학교를 세울 수 없었던 시절, 사학은 정부대신 많은 교육을 담당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들의 공이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도 우리나라 대학의 90%는 사학임을 감안 한다면 사학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럼에도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최근 ‘사학기관 운영 지원·지도 조례안’을 만들었다. 이 조례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사학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일 신문에 오르내렸던 교사 채용비리의 주범이 바로 사학이며, 열리지도 않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허위로 이사회를 열었다고 보고한 것이 사학 이었다. 이런 사학기관을 투명하게 하자는 것이 ‘사학기관 운영 지원지도조례안’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조례가 만들어진 배경을 보면, 세금의 사용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사학기관에 근무하는 선생들의 급여와 학생들이 교육을 받으려면 지불해야 하는 등록금을 국가가 제공하는 상태에서, 이 예산의 사용내역을 국가는 정확히 알권리와 의무가 있다. 세금의 무게는 그래서 무거운 것이다.
그것이 현실임에도 사학들은 사외이사 제도를 반대하고, 자신들이 선생들의 급여를 주는 것도 아닌데 선생의 채용을 독단으로 하겠다며 이번 조례안에 대해 조직적인 반대를 하고 있다. 적어도 선생들의 급여를 정부(교육청)에서 지불하는 만큼 교사채용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교육청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옳다.
또한 학교의 발전방향과 승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사회의 개최는 반드시 개방이사가 참여한 자리에서 실시하고 이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나라의 세금을 사용하는 자의 의무라고 보는 것이 보편적인 시선이다.
그러나 사학단체들은 경기도교육청의 제안한 조례안을 사학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국회와 교과부를 상대로 재의를 요구 했으며, 교과부는 이를 받아들여 지난 4일 경기도교육청에 재의요구를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담담히 받아들였지만 사학은 이것을 승리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사학재단 대부분이 법정전입금조차 미납해 교육청이 예산을 들여 대납해주는 상황은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의 호주머니로 들어온 정부 지원금의 사용내역에 대해 일체의 간섭을 배제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임을 생각해주기 바란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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