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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리포트 칼럼>
수원 행궁동은 차량들의 개미지옥
외관보다 소프트웨어 개발부터
수원시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자해 수원 행궁동 일원에서 차 없는 거리 실현을 위한 ‘생태교통 수원 2013’벌였다.
이 행사가 시작되기 전 행궁동 주민들은 행사개최 환영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주민갈등이 시작됐다. 그래도 시가 행사를 강행하겠다고 하는데 주민들은 어쩔 수 없는 일, 행사는 강행됐다. 수십만의 외국인이 찾아온다며 도로는 도로대로, 건물은 건물대로 새 단장을 하느라 지난 5월부터 북새통을 이루었었다. 대리석 도로를 까는데 80억, 모든 건물의 외관을 바꾸어 주고 간판을 교체해주는데 별도로 20억이 투자됐다.
행사 중간에 살인사건이 있었지만 하루 2,000여명 정도가 수원 화성 광장을 새로 찾았으며, 주말에는 만여 명 정도의 인파가 붐비기도 했다. 얼핏 추산해 볼 때, 중복 집계되거나 동원된 인파를 제외하면 넉넉잡아도 한 달 동안 20만여 명의 사람들이 수원 행궁동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인구 110만에 불과한 도시에 350억 가까운 예산을 쏟아 부어 한 달간 20만의 인파가 찾았다면 생각에 따라 이득일 수도 있고 손해일 수도 있다. 이득이라는 것은 이 20만의 순 인파가 다시 수원을 찾는다면 이득일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방문이었다면 그 숫자가 100만이라고 해도 손해다.
아직 이해득실을 다 따져볼 만큼의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행사가 끝난 지 한 달 하고도 보름 정도가 지났다. 행사가 끝난 행궁동은 다시 예전의 썰렁함으로 돌아왔다. 주민의 60%가 노년층인 행궁동의 활기는 지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간혹 지나가는 행인 그리고 행인......,
수원화성광장을 찾는 인파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숫자는 조금 증가했다고 보지만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가 열렸을 당시처럼 광장의 인파가 행궁동 마을로 넘어가는 일은 좀처럼 드물다. 행궁동은 다시 차들이 다니기 시작했고, 자동차가 인도를 올라타기 좋은 도로구조는 인도를 주차장화 해버렸다.
덕분에 부실공사로 생각될 만큼 인도의 보도블록은 깨지고 또 부서지고 있다. 과연 여기에다 천문학적인 시비를 사용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일부러 교통의 흐름을 방해해서 차량 통행을 줄여보고자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수원시 고위 관계자의 말을 다시 곱씹어봤다.
행사가 끝난 지금 행궁동의 교통 흐름은 그들의 의도대로 방해를 받아 연일 고성이 오가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정조로에서 진입하는 차량과 나가는 차량이 서로 비키라며 고함이 오가고, 상가의 차량이 반 정도 인도에 올라타고 있으면 지나가는 차량이 인도를 반드시 타고 넘어가야하는 행궁동은 지금 차량들의 개미지옥으로 변했다.
그럼에도 수원시는 이것을 계속 잘했다고, 성공했노라 한다. 아무도 믿지 않는 그들만의 착각이다. 소프트웨어가 부족한 행궁동에 인도와 차도가 턱이 없어 사람을 위협하는 도로를 만들고, 눈에 보이는 외곽 건물들의 간판을 새로 고쳐만 주면 정말 생태교통이 되는 걸까?
차량 한 대가 서로 교차하기도 힘들어 고성이 오가는 동안 지금 행궁동에서 배출되는 차량의 이산화탄소는 기존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음을 수원시 당국자만 아니라고 한다. 다른 시군은 이곳에서 배워야 한다. 차량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기 이전에, 차량의 통행을 줄이려면 그 길보다 빠른 길을 만들라는 것과, 사람을 채우려면 소프트웨어부터 채우라는 것을 말이다.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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