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리포트 칼럼>

기업의 이익보다 시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권이 없는 현실
기득권 중심 국가개조는 탁상곤론에 불과

석학은 아니지만 한국의 발전이 수년째 제자리걸음만을 하고 있다는 것은 몇 가지 지표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율은 둔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출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율은 믿을 것이 못되는 것이 정부는 단기 비정규직과 아르바이트 그리고 군 입대까지 고용율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에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그럼에도 수출의 증가는 꾸준한 편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지금 우리의 일상이 됐다.

수출의 증가로 인한 세수수입보다 비정규직의 증가로 인한 차상위 계층의 확대는 정부의 재정지출을 크게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정부의 재정지출 악화는 보편적복지국가로 가고자 하는 우리의 발목을 잡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기업과의 관계 때문에 이렇다 할 혁신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기업의 이익보다 시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권이 없는 현실은 계속해서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만들고 정부는 또 기업의 협박 ‘투자 중단, 사업장 폐쇄’와 같은 협박에 못 이겨 악순환의 우를 범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라고 볼 수 없는 여당 2중대의 기득권 안주와 돈으로 권력을 사들인 기업주들이 가지는 기득권 놀음은 끔직하다. 한 때 “통일은 우리의 소원일 수만은 없다. 오로지 통일만이 살길이다.”를 외쳤던 이유는 기득권이 북한을 이용해 정권을 잡으려는 갖은 술수를 펼쳤기 때문이며, 그렇게 정권을 잡았던 세력들이 기업들과 야합을 벌여 그들만의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에 통일이 되면 그런 세력들을 몰아낼 수 있다는 신념과 철학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그러나 북한을 이용한 정권의 바람몰이는 지금까지 이용되는 단골메뉴이고 이제는 거꾸로 그것을 저지하려는 세력에게 ‘종북’이라는 낙인을 찍어 그들 세력의 추종 언론들을 통해 널리 유포해 통일과 민중에 대한 논의조차 조롱받는 세상이 됐다. 통일에 대한 논의는 일부 고위층의 전유물이 되었으며 고위층 이하의 통일 논의는 종북세력의 논의로 몰아붙이는 극악함을 보이고 있다.

세 번째로 한국이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은 원초적 동력의 사라짐이다. 취업의 좁은 문은 출산을 막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취직을 위한 스펙 자체가 어려운데 결혼이나 출산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또 어렵게 취직한 자리를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들은 임신조차 거부하게 된다.

여기에 하루일과가 바삐 돌아가는 경쟁사회에서 임신은 도태라는 인식이 팽배한 현실, 그리고 혼자 먹고 살기에도 빠듯한 비정규직에게 임신은 곧 슬픔과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이 우리사회의 새로운 동력원들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건전한 경쟁 없는 상대평가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 중 일부는 무조건 이기기만을 위한 경쟁에 몰입한다. 이기기만 하면, 성공만 하면, 돈 만 많이 벌면 다 용서가 되는 사회구조가 사회를 썩어 문드러지게 하고 있다.

국민을 속이고 혼자 도망쳤던 이승만,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대고 국민을 학살했던 박정희와 전두환, 노태우를 뻔뻔하게 정치적 문제라는 이유로 올바로 처벌하지 못한 유전자의 확산은 도처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저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지도층이 국민에게 심어준 윤리가 가져다 준 비극은 오늘도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아도 처벌되지 않는 사회현실은 세월호 선장에게 승객을 버리고 도망칠 수 있는 구실을 만들어 준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가 사회모두의 책임이 된 것이다. 일부가 말하는 국가개조로는 이런 문제가 해결 될 수는 없다.

국가를 개조하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에서 말이다. 윤리와 철학이 국어, 영어, 수학보다 중요한 과목이라는 것을 속으로는 인정하면서 현실에서는 여전히 부정하며, 초중고 학생들에게 윤리와 철학이 진학을 위한 점수가 되지 못함을 인정하는 교과부가 군림하는 사회는 발전하기 어렵다.

윤리와 철학이 없는 의사, 변호사, 기업가, 선생들과 같은 직업군이 아무리 많은 돈을 번다하여도 그 돈이 사회전체의 돈이라는 것을 배워보지 못했는데 사회의 발전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국가개조는 교육에서부터 올바른 진실을 가르쳐야 한다. 진실을 보는 눈과 그것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윤리와 철학을 키워내지 못하면 한국의 발전은 앞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